기업가치 1조 달러 앤트로픽, IPO 서류에 약점 고백…성장률 145%에서 45%로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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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매출 사실상 전부가 AI 도구…성장률 2분기 145%→3분기 45%
9월까지 매출 약 25%는 고객 5곳 몫, 광고·클라우드 없어 IPO 앞두고 경고

서버 랙과 동전 더미 앞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정장 차림 남성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서버 랙과 동전 더미 앞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정장 차림 남성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낸 투자설명서에서 자사 매출 구조의 약점을 스스로 털어놨다. 회사는 “매출의 사실상 전부”가 자사 AI 도구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구글·메타의 광고 사업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처럼 기댈 다른 사업이 없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적었다.

수치도 눈에 띈다. AFP에 따르면 분기 대비 성장률은 2분기 145%에서 3분기 45%로 둔화됐다. 테크브루(Tech Brew)는 올해 9월까지 매출의 약 25%가 고객 5곳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매출 사실상 전부가 AI 도구…성장률은 145%에서 45%로

AFP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5년 만에 기업가치 1조 달러의 AI 기업으로 올라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월 27일(현지시각) 이 회사의 S-1 증권신고서를 공개했다. 상장 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문서다.

신고서의 위험 요인 항목에서 회사는 “매출의 사실상 전부”가 AI 도구에서 나온다고 적었다. AFP는 구글이나 메타와 달리 사업이 타격을 입어도 기댈 광고 제국이 없고, 마이크로소프트나 스페이스X 같은 클라우드 사업도 없다고 짚었다. 매출원을 다변화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이미 불안해하고 있다. AFP에 따르면 8월 중순 주주들 사이에서는 2조 달러의 기업가치가 거론됐다. 하지만 성장률이 2분기 145%에서 3분기 45%로 꺾이면서 기대치는 1조 5,000억 달러 안팎으로 식었다.

회사는 새 모델이 매출을 끌어올려 왔다고 설명한다. 지난 분기 매출의 80% 이상이 출시 6개월이 안 된 모델에서 나왔다. 뒤집어 보면 신제품 주기를 놓치는 순간 매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막대그래프와 원형그래프가 담긴 서류 위로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막대그래프와 원형그래프가 담긴 서류 위로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고객 5곳이 매출 25%…약관 위반 고객도 5~7%

테크브루는 신고서에서 의외의 대목을 몇 가지 추렸다. 올해 9월까지 매출의 약 25%가 고객 5곳에서 나왔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언제든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매체는 신고서가 ‘매출(revenue)’을 약 460번 언급하는 반면 ‘이익(profit)’은 3번만 언급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기간 매출의 추정 5~7%는 약관을 위반한 고객에게서 나왔다. 위반 유형에는 증류가 포함된다. 다른 회사 모델이 내놓은 결과물로 새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앤트로픽은 이런 고객을 차단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성장세가 더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경쟁사 목록에는 오픈AI와 구글 두 곳만 올랐다. 테크브루는 메타·스페이스X·마이크로소프트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앤트로픽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요인도 인정했다. 안전 조치가 “비슷한 제약을 두지 않는 경쟁사에 비해 역량 향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첨단 AI 모델 사이의 차별성이 좁아질 수 있다”며 상품화 가능성을 첫 번째 위협으로 꼽았다.

오픈 모델은 약 4개월 차로 추격…가격은 97% 하락

누구나 내려받아 고칠 수 있는 오픈 모델은 클로드나 챗GPT 같은 폐쇄형 모델을 바짝 뒤쫓고 있다. AFP가 인용한 연구기관 에포크 AI에 따르면 오픈 모델의 성능은 평균 약 4개월 차로 따라온다. 중국 문샷의 키미 K3.1 프로는 앤트로픽의 현행 주력 모델인 클로드 오푸스 5.5의 절반 가격이다.

유료 모델끼리의 경쟁도 치열하다. AFP는 앤트로픽·오픈AI·구글의 유료 모델 가운데 오랫동안 정상을 지킨 모델이 없었다고 전했다.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같은 성능으로 같은 분량의 텍스트를 AI에 처리시키는 비용은 2024년 말 17달러에서 현재 50센트로 97% 떨어졌다. 앤트로픽도 9월 클로드 오푸스 가격을 20% 인하했고, 오픈AI는 7월 주력 모델 하나의 가격을 5분의 1로 낮췄다.

개발자 플랫폼 버셀의 수치는 변화를 보여 준다. 8월 이 플랫폼이 처리한 텍스트의 절반 넘게를 오픈 모델이 맡았다. 4월에는 13%였다. 그래도 앤트로픽은 플랫폼 지출의 3분의 2 가까이를 차지했다.

모닝스타의 말릭 아메드 칸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는 사용량이 지금 속도로 늘어나는 한 가격이 90% 내려도 AI 총지출은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 자체보다 그 하락을 사용량 증가가 메우느냐가 변수라는 취지다.

4,170억 달러 약정과 투자자 발언권의 한계

비용은 반대로 고정돼 있다. 앤트로픽은 2025년 말 이후 칩과 서버를 빌리는 데 최소 4,170억 달러(약 553조 원, 1달러 1,327원 기준)를 내기로 약정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속도로 따지면 13년 가까운 매출에 해당한다. 해지 가능하거나 계획 단계인 계약까지 합치면 총액은 거의 두 배로 불어날 수 있다. 회사는 사업이 어떻게 되든 이 약정을 이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AFP는 업계 전체가 얽힌 내기라고 짚었다. 구글과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주주이자 공급사이고 재판매사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은 AI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면 주가 하락, 상환이 어려워진 부채, 실현되지 않는 약속된 매출이 겹치는 ‘삼중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립 리서치 업체 뉴 컨스트럭츠는 이번 상장을 “투자자의 순진함을 시험하는 전례 없는 시험대”라고 불렀다.

자금을 댈 주식시장의 여력도 무한하지 않다. 스페이스X는 6월 사상 최대 규모 자금을 조달했고, 데이터센터에 큰돈을 쏟는 구글과 메타도 새 자본을 찾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올해 상장을 “현명하지 않다”고 했다. 오픈AI는 2027년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주식을 사는 투자자의 발언권은 제한적이다. 테크브루에 따르면 창업자 7명이 지배하는 ‘앤트로픽 파운더 LLC’가 특별주식 1주로 의결권의 50.1%를 갖는다. 창업자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각자 비공개로 작성한 후계자 명단(최대 10명)에 따라 권한이 넘어간다. 이사회는 재고를 요청할 수 있지만 거부권은 없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이사 7명 가운데 과반은 장기이익신탁이 선임·해임한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신고서의 위험 요인 항목이 93쪽, 7만 단어를 넘는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가까운 미래 모델이 AI 연구개발을 상당 부분 자동화할 경우 인류에 파국적·실존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현재 앤트로픽 모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