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원 진료비 오른다"…내년부터 65세 이상은 더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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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의원 초진료 680원 인상, 고령층은 더 큰 부담
필수의료 강화 vs 검사료 인하, 의료 수가 대대적 개편

내년부터 동네 의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을 때 내는 진료비가 오른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초진 진찰료가 1만8840원에서 2만1210원으로 인상되면서 일반 성인 환자의 본인부담금도 5650원에서 6330원으로 680원 늘어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진료비 구간에 따라 본인부담률이 달라지는 만큼 실제 부담이 더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열린 2026년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이행방안'과 '환산지수-상대가치 연계 수가 조정안' 등을 의결했다. 이번 개편은 오랫동안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던 진찰과 입원, 중증 수술 등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를 올리는 대신 수익성이 높았던 일부 검사 수가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연간 3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조7000억원 규모의 시행 시기가 확정됐으며, 나머지 9000억원은 연내 추가 논의한다. 이번에 확정된 내용은 11월 고시 개정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동네병원 진료비가 인상된다. / 뉴스1
동네병원 진료비가 인상된다. / 뉴스1

동네 의원 초진 진찰료 2만1210원…환자 부담은 얼마나 늘까

내년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는 초진 6%, 재진 4% 인상된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는 초진과 재진 모두 2% 오른다. 상대가치점수는 의료행위에 필요한 업무량과 자원, 위험도 등을 반영해 건강보험 수가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의원 초진 진찰료는 올해 1만8840원에서 상대가치점수 조정으로 1만9980원이 된다. 여기에 내년도 환산지수 인상분 일부를 초진 진찰료에 추가로 반영하면 최종 2만1210원으로 오른다. 올해보다 2370원, 약 12.6% 인상되는 것이다.

환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진찰료 전체가 아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의원 외래진료에서 65세 미만 성인의 본인부담률은 30%다. 이에 따라 초진 진찰료만을 기준으로 계산한 본인부담금은 기존 5650원에서 6330원으로 680원 늘어난다.

다만 실제 병원에서 내는 금액은 진찰료 외에 검사나 처치, 약제 등이 추가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에 제시된 680원은 의원 초진 진찰료 인상에 따른 본인부담금 변화다.

치과의원 초진 진찰료도 1만6840원에서 1만7590원으로 오른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일반 식대는 5150원에서 5480원으로 인상된다. 진찰료와 입원료처럼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던 기본진료 보상을 강화하는 조치다.

환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진찰료 전체가 아니다. / 뉴스1
환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진찰료 전체가 아니다. / 뉴스1

65세 이상은 본인부담률 10%에서 20%로 바뀔 수도

이번 개편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자의 외래진료비다. 65세 이상은 동네 의원에서 진료받을 때 총진료비 구간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달라지는 정액·정률 혼합 제도가 적용된다. 따라서 진찰료가 인상되면 일부 환자는 단순히 인상액의 일정 비율만 추가로 내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본인부담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기준으로 총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라면 환자는 1500원을 부담한다. 1만5000원을 초과하고 2만원 이하라면 총진료비의 10%, 2만원 초과~2만5000원 이하라면 20%, 2만5000원을 초과하면 30%를 부담한다.

예를 들어 올해 총진료비가 1만8840원인 65세 이상 환자는 10% 구간에 해당해 약 1880원을 부담한다. 내년에 같은 조건에서 초진 진찰료가 2만1210원으로 오르면 20% 구간에 들어가 약 4240원을 부담하게 된다. 진찰료 인상 자체보다 본인부담률 구간이 달라지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 경우 본인부담금은 약 2360원 증가한다. 다만 실제 부담액은 환자가 받은 진료 내용과 총진료비, 적용되는 본인부담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65세 이상 환자의 진료비가 같은 금액만큼 오르는 것은 아니다.

환자 본인부담률도 올라갈 수 있다. / 뉴스1
환자 본인부담률도 올라갈 수 있다. / 뉴스1

입원료·중증 수술 수가 인상…검사 수가는 최대 28% 인하

정부는 진찰료뿐 아니라 입원료와 중증 수술에 대한 보상도 확대한다. 일반병실 입원료 기본수가는 7%, 중환자실은 10% 인상된다. 간호인력을 많이 배치하는 의료기관에 더 높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간호차등제 가산율도 조정한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의 간호등급 S 기준 입원료는 66만8000원에서 79만8000원으로 오른다. 종합병원 4인실의 간호등급 A 기준 입원료도 12만7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인상된다.

중증 수술과 시술에 대한 보상도 강화된다. 종합병원 이상에서 시행하는 중증 수술·시술 1670개의 수가가 20% 오른다. 야간과 휴일에 시행하는 응급 중증수술의 가산율은 최대 350%에서 450%로 높아지며, 지역 우대 대상에서는 최대 470%까지 적용된다.

전신마취 수가는 10~50% 인상된다. 중증 수술에 동반되는 마취의 야간·공휴일 가산율도 기존 100%에서 150%로 확대된다. 응급 상황에서 고난도 수술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의 보상을 늘리는 것이다.

반면 일부 검사 수가는 낮아진다. 정부는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넘는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와 CT·MRI 검사 수가를 25~28% 인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검체검사에서 연간 1조7000억원, CT·MRI에서 700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의 재원을 절감한다.

검사를 다른 기관에 맡길 때 지급하던 위탁관리료도 폐지한다. 기존에는 검사료의 10%를 위탁관리료로 지급했지만, 이를 없애 연간 2000억원을 줄인다. 다만 전문의의 검증과 판독이 필요한 검사, 조혈모세포와 장기이식 관련 검사 등 중증·응급 진료에 필수적인 항목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증·응급 진료에 필수적인 항목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 / 뉴스1
중증·응급 진료에 필수적인 항목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 / 뉴스1

지방 의료기관에 추가 보상…분만·소아 진료 지원 확대

검사 수가 조정으로 확보한 재원은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활용된다. 정부는 비수도권과 수도권 일부 의료취약지에 '지역 우대수가'를 처음 도입한다. 수도권 대상 지역은 경기 의정부권·남양주권·이천권·포천권과 인천 서북권·중부권 등 6곳이다.

내년 1월부터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 입원 치료에 지역 우대수가가 우선 적용된다. 3월부터는 해당 지역 종합병원 이상에서 시행하는 수술과 처치 2740개의 수가에 10%를 추가로 지급한다. 인구감소지역 86개 시군구 의료기관에는 진찰료와 입원료를 5% 가산한다.

정부는 지역 우대수가로 늘어나는 금액이 환자의 추가 본인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의료기관이 지역에서 필수진료를 유지하도록 보상을 늘리면서 환자의 비용 부담은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 치료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비수도권 중증모자센터가 임신 24주 미만 신생아의 분만과 28일간 치료를 담당하면 관련 보상은 3100만원에서 6201만원으로 늘어난다. 임신·분만 관련 수술과 시술 210개의 수가도 20% 인상된다.

소아 진료 보상도 강화된다. 소아 진찰료 가산 대상 연령은 기존 6세 미만에서 8세 미만으로 확대되며, 입원 가산율은 10%포인트 오른다. 6세 미만 소아의 중증 수술에는 50%를 추가 가산하고, 달빛어린이병원에는 야간전문관리료를 신설한다.

상급종합병원의 심층진찰과 아동 일차의료 심층상담은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 전환된다.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은 환자당 연간 4회에서 6회로 확대하고, 8세 미만 아동은 최대 8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만성질환관리료 대상 질환에는 류마티스와 만성호흡기질환이 추가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수가 개편이 시행된 이후 분기별로 의료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건정심에서는 내년 1월부터 권역 치료보호기관 11곳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마약류 중독환자 치료지원 시범사업과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의 2027~2029년 연장도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