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일본 여행 '즉시 면세' 폐지…세금 돌려받는 법은?

작성일

일본 면세 제도 대전환, 이제 공항에서 세금 돌려받는다

다음 달부터 일본 여행 중 면세 쇼핑을 하더라도 매장에서 소비세를 먼저 내야 한다. 출국할 때 공항 세관에서 구매 물품을 확인받아야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면세품이 든 캐리어를 먼저 부치거나 일본에서 구매한 과자를 먹었다가는 환급이 거절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지난 28일 일본 관광청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비세 면세 제도를 사후 환급 방식으로 전환한다.

지금까지는 면세점에서 여권을 제시하면 소비세가 제외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현지 소비자와 똑같이 세금이 포함된 금액을 결제해야 한다. 이후 일본을 떠날 때 세관에서 구매 물품의 국외 반출을 확인 받으면 소비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받는다.

새 제도는 구매일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10월 31일까지 구매한 상품은 11월에 출국하더라도 기존 면세 규정을 따른다.

일본의 일반 소비세율은 10%다. 식료품 등 일부 품목에는 8%의 경감세율이 적용된다. 만약 세전 가격이 10만엔인 의류를 구매했다면 기존에는 면세 절차를 거쳐 10만엔만 결제하면 됐지만, 11월부터는 소비세 1만엔을 포함한 11만엔을 먼저 내야 한다. 이후 출국할 때 세관 확인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1만엔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환급금은 일본 세관이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닌 상품을 판매한 면세점이나 매장이 지정한 환급업체가 돌려주는 방식이다. 환급 수단은 신용카드와 은행 계좌, 전자결제 서비스, 공항 현금 수령 등으로 매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매장 안내에 따라 환급받을 카드나 계좌 등을 등록해야 한다. 별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곳도 있어 실제 수령액을 확인해야 한다. 등록 기한과 지급 시점 역시 매장별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다카시마야와 미쓰코시, 이세탄 등 주요 백화점은 구매 당일 건물 내 면세 카운터에서 수속을 마쳐야 하는 경우가 있다. 개별 매장에서 결제한 뒤 별도 카운터를 방문하는 기존 방식과 새 사후 환급 절차를 구분해야 한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들 / 연합뉴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들 / 연합뉴스

면세 대상이 되는 최소 구매 금액은 변경되지 않는다. 같은 사람이 하루 동안 동일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의 세전 합계액이 5000엔 이상이면 면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구매 횟수가 여러 차례여도 같은 매장의 하루 구매액을 합산할 수 있다.

일부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는 공동 면세 카운터를 통해 여러 입점 매장의 구매액을 합산하는 방식도 운영한다.

면세 구매 시에는 원칙적으로 여권 원본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매장에서는 비짓재팬웹(Visit Japan Web)의 면세 구매용 QR코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매장에서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여권 사진이나 사본은 인정되지 않으며, 비짓재팬웹 QR코드도 캡처 화면으로 대신할 수 없다.

11월부터는 일반물품과 소모품의 구분도 없어진다. 식품과 음료, 의약품, 화장품 등에 적용되던 50만엔 구매 상한과 별도의 밀봉 포장 의무가 폐지된다.

다만 포장을 뜯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일본 안에서 소비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면세 혜택을 받으려는 상품은 출국할 때 반드시 일본 밖으로 가져가야 한다. 금괴와 백금괴, 소비세 비과세 상품 등은 면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변경되는 제도에서 특히 주의할 부분은 소모품의 사용 여부다. 여행 중 과자를 먹어버리면 남은 화장품과 의약품을 출국할 때 가지고 있더라도 해당 구매 기록 전체에 대한 면세 확인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일본 국세청은 동일 구매 기록에 포함된 면세품 가운데 하나라도 출국 시 소지하지 않았다면 그 기록에 속한 모든 상품의 세관 확인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화장품이나 음료를 일부 사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반면 같은 매장에서 구매했더라도 면세 구매 기록이 별도로 작성됐다면 다른 구매 건의 환급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일본에서 먹거나 사용할 상품은 면세 구매 대상에서 제외하고, 한국으로 가져갈 물품만 따로 결제하는 편이 안전하다.

옷이나 신발은 여행 중 입거나 신었더라도 출국할 때 실물을 가지고 나가면 면세 확인을 받을 수 있다.

일본행 스케줄표 / 연합뉴스
일본행 스케줄표 / 연합뉴스

출국할 때는 공항이나 항만의 면세 확인 단말기를 이용해야 한다. 국제선 출발 로비 등에 설치된 단말기에 여권을 인식시키면 녹색 또는 빨간색 판정이 나타난다. 녹색은 별도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 경우 세관 확인 절차가 종료된다.

빨간색이 나오면 지정된 세관 검사 장소로 이동해 구매 물품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 상품의 종류와 수량, 실제 반출 여부 등을 확인받는 절차다.

위탁수하물에 면세품을 넣는 여행객은 항공사에 캐리어를 맡기기 전에 세관 확인을 마쳐야 한다. 짐을 먼저 부친 뒤 실물 검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물품을 제시하지 못해 환급받지 못할 수 있다. 일본 관광청은 이미 맡긴 위탁수하물을 면세 확인 목적으로 다시 찾아올 수 없다고 안내한다.

면세품을 일부 소비했다면 단말기에서 정상적으로 확인 절차를 진행하지 말고 세관 직원에게 해당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영수증은 원칙적으로 세관 확인의 필수 서류는 아니다. 구매 기록이 전산으로 관리되기 때문이다. 다만 세관에서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환급업체가 영수증의 QR코드 또는 확인번호를 사용할 수 있어 환급이 끝날 때까지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리타·하네다·간사이·주부·신치토세·후쿠오카·나하 등 7개 공항에서는 비짓재팬웹을 활용한 온라인 확인도 지원한다.

국제선 출발 로비의 지정 구역에서 전용 와이파이에 접속해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온라인으로 확인하더라도 세관이 실물 검사를 요구하면 반드시 응해야 한다.

일본 여행 가려는 국내 관광객들 / 연합뉴스
일본 여행 가려는 국내 관광객들 / 연합뉴스

일본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갈아타는 경우에는 일본을 최종적으로 떠나는 공항에서 확인을 받는다. 오사카에서 쇼핑한 뒤 도쿄 하네다공항을 거쳐 한국으로 귀국한다면 하네다공항에서 면세 확인 절차를 진행하는 식이다. 위탁수하물이 최종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연결된다면 물품 검사에 응할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환급을 받으려면 구매일부터 90일 이내에 일본을 떠나면서 세관 확인을 마쳐야 한다. 이 절차를 빠뜨리면 귀국 후 영수증이나 사진을 제출하더라도 환급받을 수 없다. 세관 확인을 마쳤는데 환급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구매 매장이나 환급업체에 문의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제도를 개편한 배경에는 면세품의 불법 재판매 문제가 있다. 일본 내에서 되팔거나 소비할 상품을 면세로 구매하는 행위를 막고, 실제 국외로 반출되는 물품에만 면세 혜택을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출국 공항에서 검사 대상자로 선정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한국 외교부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공항에 도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관 확인이 지연돼 비행기를 놓치더라도 항공사나 세관에서 별도로 보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