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입소문 난 '빵버스', 타는 게 이득일까…대전 유명 빵집 7곳 직접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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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5000원에 유명 빵집 7곳 탐방…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이색 빵 여행

※ 아무런 대가없이 작성된 기사임을 밝힙니다.

대전역에서 빵을 찾아 떠나는 버스가 출발한다. 목적지는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가 아닌 빵집이다. 대전 곳곳의 제과점을 돌아보는 '빵티칸순례', 이른바 '빵버스'다.

대전 하면 성심당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대전 곳곳에는 저마다 특색 있는 메뉴를 내세운 빵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여러 가게를 한 번에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매장마다 위치가 다르고 인기 있는 빵을 구매하려면 대기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빵버스는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여러 빵집을 하나의 관광 코스로 연결한 프로그램이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버스로 이동하며 대전의 다양한 빵집을 쉽게 경험해 볼 수 있다.

빵버스를 운영하는 '빵아저씨' 안성우 씨. / 위키트리
빵버스를 운영하는 '빵아저씨' 안성우 씨. / 위키트리

지난 10일 빵터칸순례 2호차에 직접 탑승했다. 오전 9시 대전역에서 출발해 낮 12시 20분까지 약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되는 일정이었다. 파티세리 소신과 세모과자점, 미미제과점, 플래닛 에그타르트, 몽심, 파이가든, 성심당 케익부띠끄 등 대전의 빵집 7곳을 방문했다.

이날 빵버스 이용 요금은 4만 5000원이었다. 실제 이용해 보니 여러 가게를 짧은 시간에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특히 이동뿐 아니라 매장에서 빵을 구매하는 방식에도 일반적인 방문과 차이가 있었다.

빵 인형으로 꾸민 버스… 빵아저씨 가족이 직접 안내

빵버스 여행은 출발 전날부터 시작됐다.

예약을 마치면 참가자들이 모이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이 개설된다. 이곳에서 다음 날 방문할 빵집과 이동 코스, 집결 장소 등을 안내받는다. 매장별 대표 메뉴가 담긴 빵 안내서도 전달돼 구매할 제품을 미리 살펴볼 수 있었다.

빵버스 내부. / 위키트리
빵버스 내부. / 위키트리
빵버스 내부. / 위키트리
빵버스 내부. / 위키트리

당일 대전역에서 버스에 올라타자 내부부터 눈길을 끌었다. 버스 곳곳에는 빵 모양 인형과 빵 가랜드가 장식돼 있었다. 빵버스에 탑승했던 연예인들의 사진도 붙어 있었다. 일반적인 관광버스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가이드는 '빵아저씨'로 불리는 안성우 씨와 그의 아내인 '빵사모', 베이커리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빵딸'이 함께 맡았다. 세 사람은 이동하는 동안 참가자들을 안내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버스 안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됐다. 안 씨가 직접 빵과 관련된 상장을 수여하고 빵모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모자에는 직접 사인까지 해줬다. 선물을 받은 참가자들도 즐거워했다.

가이드의 유쾌한 진행과 이벤트 덕분에 이동하는 시간에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빵집에 도착하기 전부터 여행 분위기가 이어졌다.

기본으로 제공된 보냉백과 보냉백 내용물. / 위키트리
기본으로 제공된 보냉백과 보냉백 내용물. / 위키트리

탑승할 때 제공된 물품도 독특했다. 참가자에게는 일반 가방과 보냉백이 각각 하나씩 지급됐다. 보냉백 안에는 포크와 미니 물티슈, 잼, 생수, 소화제 등이 들어 있었다.

여러 빵집을 방문하면 구매한 제품을 계속 들고 다녀야 한다. 특히 크림이나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는 보관 온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일반 가방과 보냉백을 따로 제공한 것은 이런 부분을 고려한 준비였다.

빵버스는 단순히 정해진 장소로 이동하는 교통수단과는 달랐다. 빵을 구매하기 전부터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버스 안에 다양한 요소를 마련해 놓았다.

꿈돌이로 케이크를?… 첫 방문지부터 달랐다

첫 번째 목적지는 파티세리 소신이었다.

'파티세리 소신' 매장 앞. / 위키트리
'파티세리 소신' 매장 앞. / 위키트리

이곳은 대전의 캐릭터인 꿈돌이를 활용한 케이크를 비롯해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는 가게다. '너를 생각하는 꿈돌이', '구운 피스타치오', '초코 바게트' 등이 대표 메뉴다.

매장에 도착하자 빵버스 참가자들은 대기 없이 매장에 들어가 빵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인기 있는 빵집을 방문할 때는 문을 열기도 전에 대기 줄에 서야 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 빵집을 짧은 시간에 방문하는 일정에서 이러한 방식은 큰 장점이었다.

'파티세리 소신' 매장 내부. / 위키트리
'파티세리 소신' 매장 내부. / 위키트리

파티세리 소신에서는 초코 바게트가 특히 눈에 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실제로 먹어보면 속에 초콜릿이 가득 들어 있다. 진한 초콜릿 맛과 바삭한 바게트 식감이 잘 어우러진다.

대전의 캐릭터를 활용한 디저트도 이곳의 특징이다. '너를 생각하는 꿈돌이'는 꿈돌이의 모습을 작은 케이크로 표현한 제품이다. 지역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디저트에도 사용되고 있었다.

매장에서 빵을 고르고 구매하는 과정을 마친 뒤 다시 버스에 올랐다. 첫 번째 가게부터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는 데 부담이 적었다.

식빵인 줄 알았는데… 세모과자점의 색다른 디저트

'세모과자점' 매장 앞. / 위키트리
'세모과자점' 매장 앞. / 위키트리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세모과자점이다.

이곳에서 눈길을 끈 메뉴는 '비스퀴 산도'다. 블루베리요거트치케와 벌꿀자몽요거트 등 과일과 크림을 활용한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처음 보면 일반적인 과일 샌드위치나 생크림빵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직접 먹어보니 식감에서 차이가 났다.

'세모과자점'에서 판매하는 산도. / 위키트리
'세모과자점'에서 판매하는 산도. / 위키트리

비스퀴 산도는 식빵 대신 달걀 거품을 이용해 만든 비스퀴 시트를 사용한다. 실제로 먹어본 시트는 일반 식빵보다 훨씬 폭신했다.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바삭한 느낌도 있었다.

겉모습은 샌드위치를 닮았지만 시트의 식감은 케이크에 가까웠다. 크림과 과일을 감싼 부분이 일반 식빵과는 확연히 달랐다.

'미미제과점' 매장 앞. / 위키트리
'미미제과점' 매장 앞. / 위키트리

다음 방문지인 미미제과점에서는 소금빵을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미미제과점은 왕뿌소금빵과 명란프레첼소금빵 등 기본적인 소금빵에 다양한 재료와 식감을 더한 제품으로 알려진 가게다.

소금빵은 버터를 넣은 반죽을 구워 만든 빵으로 고소한 풍미가 특징이다. 미미제과점에서는 여기에 명란과 프레첼 등의 요소를 더한 메뉴도 판매하고 있었다.

안 씨는 이곳이 두바이 초콜릿 관련 디저트가 가장 맛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소금빵이 대표 메뉴인 가게에서 초콜릿 디저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에그타르트부터 마들렌까지… 가게마다 다른 대표 메뉴

빵투어는 플래닛 에그타르트로 이어졌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에그타르트를 전문으로 하는 매장이다. 홍콩식과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를 비롯해 바닐라와 시나몬,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을 활용한 제품을 판매한다.

앞서 방문한 가게들과 달리 에그타르트 한 가지 품목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한 곳이었다.

'몽심' 매장 앞. / 위키트리
'몽심' 매장 앞. / 위키트리
'몽심'에서 파는 디저트들. / 위키트리
'몽심'에서 파는 디저트들. / 위키트리

이후 방문한 몽심에서는 마들렌과 케이크를 만날 수 있었다.

몽심은 레몬 마들렌과 밀키 마들렌 등을 대표 메뉴로 내세우는 매장이다. 레몬 글레이즈를 입힌 마들렌과 바닐라 풍미를 강조한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마들렌 외에도 여러 종류의 케이크를 취급한다.

이렇게 빵집들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서로 다른 종류의 빵을 접할 수 있었다. 같은 디저트라도 가게마다 주력으로 내세우는 제품이 달랐다.

크루아상에 크렘브륄레를 더한 맛… 파이가든의 '크렘소쿠니'

이날 방문한 빵집 가운데 파이가든도 기억에 남았다.

파이가든은 크루아상과 파이류를 중심으로 하는 매장이다. 대표 메뉴로는 크렘소쿠니와 먹물말차, 크루아상, 에그파이 등이 있다.

특히 크렘소쿠니는 이곳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직접 맛본 크렘소쿠니는 단맛이 강한 디저트였다. 결이 살아 있는 페이스트리에 달콤한 크림을 곁들인 맛으로 크루아상과 크렘브륄레를 함께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부드러운 크림이 어우러졌고 일반적인 크루아상보다 달콤한 디저트에 가까웠다. 이날 맛본 빵 가운데서도 인상적인 제품이었다.

파이가든에서는 제주산 말차를 활용한 먹물말차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각 빵집을 따로 방문했다면 이동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빵버스에서는 정해진 코스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여러 매장의 대표 메뉴를 연이어 접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성심당… 케익부띠끄는 뭐가 다른가?

'성심당 케익부띠끄' 매장 앞. / 위키트리
'성심당 케익부띠끄' 매장 앞. / 위키트리

여러 빵집을 돌아본 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성심당 케익부띠끄였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시작된 제과점으로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으로 알려져 있다.

성심당 본점과 케익부띠끄는 같은 브랜드지만 주력 상품이 다르다. 본점에서는 튀김소보로와 판타롱부추빵, 명란바게트 등 다양한 종류의 빵을 판매한다. 반면 케익부띠끄는 케이크와 롤케이크, 타르트 등 디저트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매장이다.

두 매장은 대전 중구 은행동 일대에 가까이 자리하고 있지만 각각 별도로 운영된다. 일반적인 빵을 구매하려면 본점을 케이크와 디저트를 구매하려면 케익부띠끄를 방문하면 된다.

이번 빵투어에서 방문한 케익부띠끄에서는 무화과시루와 알밤시루, 요거피치롤, 알밤롤 등 다양한 디저트를 만날 수 있었다.

4만 5000원의 빵투어… 편리하지만 빠듯한 일정

4만 5000원. 교통편만을 생각하면 저렴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하지만 실제 이용해 보니 단순히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 이상의 요소가 있었다.

가장 큰 장점은 짧은 시간 안에 대전의 유명 빵집 여러 곳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개별적으로 빵집을 찾아가려면 가게 위치를 확인하고 이동 경로를 짜야 한다. 대중교통이나 택시 등을 이용할 경우 이동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대기 시간까지 더해지면 하루에 여러 가게를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빵버스는 이런 과정을 하나의 코스로 묶었다. 참가자는 정해진 시간에 버스에 탑승한 뒤 안내에 따라 여러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

버스 안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도 일반적인 교통편과는 다른 부분이었다. 빵아저씨 가족이 직접 가이드를 맡아 분위기를 이끌면서 이동 시간에도 즐길 거리가 있었다.

관광객들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빵아저씨' 안성우 씨. / 위키트리
관광객들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빵아저씨' 안성우 씨. / 위키트리
관광객들에게 나눠준 빵 모자에 사인을 하는 '빵아저씨' 안성우 씨. / 위키트리
관광객들에게 나눠준 빵 모자에 사인을 하는 '빵아저씨' 안성우 씨. / 위키트리

빵버스에 탑승한 20대 이 모 씨도 투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줄을 서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가이드분들도 재미있고 유쾌한 데다 귀여운 매력까지 있어서 이동하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며 "수많은 빵집 가운데 엄선된 곳들로 코스가 구성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만 짧은 시간에 여러 빵집을 방문해야 하는 만큼 일정이 다소 촘촘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 20분까지 약 3시간 20분 동안 여러 제과점을 방문해야 했다. 매장에서 오랫동안 빵을 고르거나 여유롭게 머물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빵집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보다는 짧은 시간에 여러 매장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더 적합한 방식이었다.

4만 5000원을 지불하고 빵버스를 이용할 만한지는 여행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날은 이동 경로를 직접 짜지 않아도 됐고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편리했다.

빵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이 아니라 버스 안에서 나눠준 빵모자와 가이드의 유쾌한 진행이었다. 빵을 사러 떠난 여행이었지만 이동하는 시간까지 기억에 남는 일정이었다.

대전광역시. / 구글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