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떨려서 진료 못하겠다"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교수 7명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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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수수색 1개월 만에 벌어진 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교수 7명이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영아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진료가 이뤄지던 센터를 압수수색한 지 한 달 만이다.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 아주대병원 홈페이지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 아주대병원 홈페이지

뉴스1이 2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장과 소통했다"며 "오늘 국감을 보고 7명의 소아응급센터 교수가 사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그만두지 말아 달라고 했으나 손이 떨려서 그 경찰청 관할 아래에서는 진료를 못 하겠다고 했다"며 의료진 입장을 전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센터 측은 압수수색 당시 경찰이 의료진에게 비키라고 하는 등 진료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병원 법무팀도 동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의 설명과는 다른 내용이다. 의료진은 환아가 숨진 날 근무한 의료진 명단을 내라는 연락을 받은 것도 진료를 이어가기 어려운 이유로 들었다고 한 의원은 전했다.

한 의원은 교수들의 사직 결정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대안을 물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찰청과 더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한 의원은 함 단장에게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이 필수의료 현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사과할 뜻이 있는지 거듭 물었다. 함 단장은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고 환자 안전과 진료의 연속성이 침해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답했다. 압수수색 전에 의료인에게 자문을 구했느냐는 질문에는 "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보건복지위원장 자격으로 함 단장에게 아주대병원 응급실 관계자들을 향해 당시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했다. 함 단장은 "의료기관의 특수성까지 고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유감 표명 요구가 나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료 중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는지 등 사실관계는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경찰이 의료진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함 단장은 이 의원의 취지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고칠 부분이 없었느냐고 묻자 함 단장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함 단장은 경찰청이 마련하고 있는 가이드라인도 지키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7일 국정감사에서 경찰청과 실무회의를 열고 의료계 입장을 반영한 수사·압수수색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압수수색은 생후 4개월 영아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 영아는 7월 15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청색증으로 치료를 받다 심정지가 왔다. 의료진이 1시간 넘게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숨졌다. 보호자는 영아가 숨진 뒤 112에 의료진을 신고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진료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과 의료계는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와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했다. 진료실이 비어 있을 때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필요한 최소한도로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강제수사가 필요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의료계는 다른 중증 환아를 진료하는 중에 영장이 집행돼 처방과 진료 흐름에 영향을 줬다고 반발했다.

의료계 단체들도 잇따라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 1일 성명을 냈다. 사망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응급진료에 영향을 주는 강제수사는 다른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학회는 중증 환자의 사망이 곧 의료과실은 아니라며 경찰의 공식 사과와 집행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전자의무기록에는 수정 이력이 남는 만큼 통상적인 자료 제출 절차를 먼저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