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합격' 수준... 7급 공무원 경쟁률, 인천이 사실상 미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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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4.5대1... 대구 129대 1인데 인천은 사실상 미달 수준
올해 전국 7급 지방공무원 시험 경쟁률 표에서 유독 눈에 띄는 숫자가 있다. 인천은 9명을 뽑는데 10명이 원서를 냈다. 경쟁률이 고작 1.1대 1인 셈. 숫자만 보면 지원자 대부분이 합격권에 드는 셈이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행정안전부는 31일 필기시험을 치르는 ‘2026년도 지방공무원 7급 공개·경력경쟁임용시험'에 1만9673명이 지원해 3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7급 지방공무원 경쟁률은 2022년 64.3대 1에서 2023년 72.2대 1로 올랐다. 2024년 70.9대 1, 2025년 71.5대 1로 3년 연속 70대 1을 넘었다. 올해는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선발 예정 인원은 570명으로 지난해 267명의 두 배를 넘었다. 반면 지원자는 지난해 1만9091명에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행안부는 선발 인원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지원자 증가 폭이 작아 경쟁률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자 가운데 여성은 54.5%인 1만724명, 남성은 45.5%인 8949명이다. 연령별로는 30~39세가 42.6%인 8383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9세는 41%인 8071명, 40~49세는 14%인 2757명이었다.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내려갔지만 대부분 시도는 여전히 수십 대 1을 넘는다. 대구가 129대 1로 가장 높았다. 인천은 가장 낮았다. 두 지역의 차이는 100배가 넘는다. 강원과 제주는 이번 시험에서 7급을 아예 선발하지 않는다.
인천의 숫자는 더 이상하다. 인천시는 올해 7~9급 공무원 1575명을 새로 뽑는다. 지난해보다 880명, 127% 늘어난 역대급 규모다. 7월 2군 9구 체제로 행정체제를 개편하면서 인력 수요가 커졌다. 신기한 건 채용 문은 이렇게 넓어졌는데 7급 지원자는 10명뿐이란 점이다.
인천 7급이 원래 인기가 없던 것도 아니다. 인천 일반행정 7급 공채는 2023년 5명 모집에 695명이 지원해 139대 1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2명을 뽑는데 428명이 몰려 214대 1이었다. 2025년에도 2명 모집에 420명이 지원해 210대 1이었다. 선발 인원이 한두 명에 불과한데도 해마다 수백 명이 원서를 냈다. 200대 1을 넘던 시험이 1년 만에 1대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유는 선발 직렬에 있다. 인천시는 올해 일반행정 등 7급 공채를 뽑지 않았다. 이번 시험에서 인천이 선발하는 7급 9명은 모두 수의직이다. 수의직은 수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만 응시할 수 있다. 수백 명씩 몰리던 일반행정 수험생에게는 처음부터 지원 자격이 없는 시험이었다. 인천시의 올해 7급 선발 인원도 11명에 불과하다. 1575명 가운데 9급이 1436명이다. 8급은 110명, 연구사·지도사는 18명이다.
수의직 9명이라는 숫자에도 사연이 있다. 인천시는 7월 3일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시행계획 변경 공고를 냈다. 하반기 시험의 수의7급 선발 인원을 3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상반기 시험에서 수의직 8명을 뽑으려 했지만 응시 인원이 모자랐다. 채우지 못한 자리를 하반기로 넘기면서 선발 규모가 세 배가 됐다. 그렇게 늘린 9자리에 지원자는 10명이었다. 필기시험 결시자가 나오면 이번에도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수의직은 지자체마다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직렬로 꼽힌다. 수의직 공무원은 동물·축산물 위생 관리와 가축전염병 방역을 맡는다. 가을부터 이듬해 초까지는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럼피스킨병 등 방역 업무가 몰린다. 가축전염병이 터지면 밤낮없이 현장에 투입된다. 동물 보호와 복지 관련 민원도 늘었다. 업무 부담은 큰데 처우는 민간 동물병원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인천에서도 수의직 공무원이 사직하고 동물병원으로 옮기는 일이 이어졌다. 결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도 반복됐다.
전국 다른 시험의 경쟁률도 7급 공채보다 크게 낮았다. 함께 뽑는 연구·지도직은 343명 선발에 4567명이 지원해 13.3대 1이었다. 기술계고 졸업(예정)자 대상 9급 경력경쟁임용시험은 382명 선발에 707명이 접수해 1.9대 1이었다. 공업·운전 등 일부 직렬의 8·9급 경력경쟁임용시험에는 598명 선발에 2288명이 접수해 3.8대 1을 기록했다. 7급 공개·경력 등을 모두 합친 전체 경쟁률은 14.4대 1이다.
7급 시험은 내년부터 달라진다. 7급 공개경쟁임용시험의 국어 과목이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바뀐다. 현행 과목 체계로 치르는 7급 공채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필기시험 응시자는 응시 지역 시도 누리집의 시험장소 공고에서 시험장과 입실 시간, 준비물, 응시자 준수사항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필기시험 결과는 11월 중 시도별 누리집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