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완성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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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 수요 폭발, 삼성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의 비결은?
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수요 급증, AI 칩 진화가 부품 시장을 흔드는 이유
삼성전기가 인공지능 서버와 전장용 고부가 부품 수요 폭발에 힘입어 올해 3분기 3조 7000억 원대 매출과 69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기 주가는 단숨에 7% 이상 급등하며 랠리에 올라탔다.

삼성전기는 2026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 7633억 원, 영업이익 6910억 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0% 늘었고 영업이익은 165% 폭증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 실적과 견줘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7% 증가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60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4687억 원을 거두며 113%의 성장세를 보였다.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이뤄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적 신기록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단연 인공지능용 고성능 부품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컴포넌트 사업부의 3분기 매출은 1조 8830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 3분기보다 36% 뛰었다. 서버와 네트워크, 파워 등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분야를 중심으로 응용처 전반에서 주문량이 쏟아졌다. 인공지능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의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내부의 불안정한 전류를 잡아주는 적층 세라믹 캐패시터의 고용량화와 초소형화 요구는 필연적으로 늘어난다. 최근 정보기술 업계 내부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 하나당 필요한 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정전용량이 매년 두 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인공지능 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법칙이 통용될 정도다. 인공지능 반도체의 발전 자체가 부품 수요를 빨아들이는 구조적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작년 동기 대비 58% 급증한 9390억 원의 분기 매출을 올렸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22% 늘어난 성적표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와 인공지능 가속기 등에 탑재되는 고부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공급 확대가 주효했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른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용 고성능 기판의 납품 물량 증가도 외형 확장에 힘을 보탰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경우 올해 2분기보다는 매출이 9% 줄었지만 작년 동기 대비로는 3% 늘어난 9413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폼팩터 변화에 발맞춘 폴더블폰용 모듈 공급과 2억 화소 폴디드줌 신규 양산이 실적 하방을 지지했다. 글로벌 전기차 거래선 차기 플랫폼용 전장 카메라 모듈 납품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호실적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28일 오후 1시 50분 기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만 1000원(7.58%) 뛰어오른 129만 20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였다. 52주 최고가인 241만 7000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당일 고가 133만 8000원까지 치솟으며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시가총액은 96조 5043억 원 규모로 불어났고 외국인 소진율은 36.45% 수준을 맴돌았다. 동일업종 등락률이 6.09%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기의 상승폭이 이를 상회하며 업종 내 두드러진 흐름을 나타냈다. 기술주 전반에 부는 훈풍과 맞물려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는 양상이다.

4분기 전망도 밝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고사양 제품의 수요 강세는 연말까지 꺾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장기공급계약 물량에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최선단 제품을 조기 개발해 시장 주도권을 쥔다는 방침을 세웠다. 패키지 기판 역시 주요 고객사의 공급 확대 요구에 맞춰 생산능력 증설을 서두르고 전장용 부품과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고화질 슬림 카메라 모듈 양산을 본격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이라는 시대적 메가트렌드 위에서 부품 공급망의 핵심 축을 담당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주변 반도체 생태계의 움직임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소식과 함께 10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전격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인한 자신감이 대규모 자본 환원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날인 10월 29일 오전 10시에는 삼성전자의 2026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 예정되어 있다.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SK하이닉스가 먼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증명한 상황에서 세트와 반도체를 아우르는 종합 전자기업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생태계 내에서 어떤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할지 전 세계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