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화재 얼마나 크면... '강남 절반'이 연기로 뒤덮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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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하늘 뒤덮은 검은 연기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27일 난 큰불로 강남 일대 하늘이 짙은 연기로 뒤덮였다. 판자촌에서 치솟은 연기는 강남 하늘을 가로질러 한강 건너편에서도 뚜렷하게 보일 만큼 넓게 퍼졌다.

뉴스1 등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구룡마을 화재로 발생한 연기로 인해 한강 너머에서 강남 쪽을 바라본 모습은 거대한 먹구름이 내려앉은 듯했다. 고층 아파트 단지와 재건축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늘어선 스카이라인 뒤편 산자락에서 잿빛 연기가 쉴 새 없이 피어올랐다. 연기 기둥은 하늘로 높이 치솟은 뒤 옆으로 넓게 번졌다. 강남 하늘은 절반 넘게 연기에 덮였다. 오후 햇살이 비치던 하늘이 연기에 가려 해 질 녘처럼 어둑해졌다. 연기 기둥 사이로는 붉은 헬기 한 대가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연기는 한남대교에서도 확인됐다. 한 매체는 한남대교에서 바라본 구룡마을 화재 연기 사진을 보도하며 강남 지역에 검은 연기가 가득하다고 전했다. 구룡마을에서 한남대교까지는 직선거리로도 상당히 떨어져 있다.
연기가 워낙 많이 나다 보니 행정기관의 안내 문자도 잇따랐다. 강남구청은 오후 4시 11분쯤 안전안내문자를 보냈다. 구청은 "구룡마을 화재로 연기가 다량 발생했다"며 인근 주민에게 창문을 닫고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변을 지나는 차량에는 우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도 안전안내문자를 보내 교통 혼잡에 대비해 우회해 달라고 안내했다.

온라인에서도 연기를 봤다는 글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하늘이 연기로 뒤덮였다", "창문 열고 나왔는데 심각하다", "올해 불이 더 큰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불이 났다는 신고는 27일 오후 3시 49분쯤 접수됐다. 소방은 오후 3시 59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불길이 잡히지 않자 소방은 30분 만인 오후 4시 29분쯤 대응 2단계로 단계를 올렸다. 소방청은 "화재 취약 지역인 데다 주변 판자촌으로 불길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 대응 단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소방은 인력 200명가량과 장비 50여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중앙119구조본부의 무인파괴방수차 등 특수장비도 동원됐다. 불길이 마을 뒤편 산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헬기도 띄웠다. 소방청은 상황대책반을 가동하고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했다. 경찰은 양재대로 대모지하차도 옆 구룡마을 진입로를 전면 통제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대피 인원과 재산 피해 규모,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소방은 불을 끈 뒤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부와 서울시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주민 인명 구조와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의 안전도 철저히 챙기라고 당부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관계기관에 주민 대피와 구호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청과 경찰청, 서울시, 강남구 등 관계기관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가건물이 밀집해 불이 빠르게 번질 수 있는 지역인 만큼 소방력을 집결시켜 불길 확산을 막으라고 주문했다.
구룡마을은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무허가 주거지다. 비닐과 합판, 보온재 같은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빈집도 많아 한번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번지기 쉽다.
구룡마을에서 큰불이 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1월 16일 오전 5시쯤 구룡마을 4지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인접한 6지구로 번졌다. 불은 오후 1시 28분쯤에야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4·6지구가 모두 탔다. 이재민은 129가구 181명에 달했다. 진화 과정에서 165가구 258명이 대피했다. 당시에도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재민들은 구룡중학교 강당에 임시로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