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SBS 드라마 중 세 번째… 요즘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1위’ 작품

작성일

드라마 '닥터X', 한국갤럽 10월 조사서 선호도 9.8%로 1위
6회 시청률 19.5%로 자체 최고 경신까지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가 한국인이 요즘 가장 즐겨보는 방송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닥터X' 김지원 스틸컷. / SBS 제공
'닥터X' 김지원 스틸컷. / SBS 제공

닥터X, 갤럽 조사서 2위와 두 배 넘는 차이로 1위

지난 27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요즘 가장 즐겨보는 방송영상프로그램을 물은 결과 '닥터X'가 선호도 9.8%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TV뿐 아니라 온라인영상서비스(OTT)로 보는 프로그램까지 포함해 진행됐다. 응답자는 최대 2개까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답할 수 있었다.

한국갤럽 월별 선호 프로그램 조사에서 SBS 드라마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선호도 수치만 놓고 보면 올해 7월 18.9%를 기록한 '김부장', 2014년 2월 11.5%를 기록한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역대 SBS 드라마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시청률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6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9.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수도권 시청률은 19.2%였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21.3%까지 올라갔다.

'닥터X'는 의사용역소개소를 통해 병원에 파견된 천재 외과의사 계수정이 수술 실력 하나로 의료계의 관행과 부조리에 맞서는 메디컬 느와르다. 배우 김지원이 계수정 역을 맡았고 배우 이정은, 손현주, 김우석, 이진희, 허준석 등이 함께 출연한다. '닥터X' 원작은 일본에서 2012~2021년 시즌7까지 방송된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다.

'닥터X' 김지원 스틸컷. / SBS 제공
'닥터X' 김지원 스틸컷. / SBS 제공

2위는 선호도 4.0%를 얻은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다. 배우 김유정과 박진영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소매치기 이가경이 독립운동 임무를 받고, 조선총독부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어 KBS2 주말극 '사랑이 온다'가 3.8%로 3위, KBS1 일일극 '엄마가 미쳤어요'가 3.1%로 4위에 올랐다.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 중에서는 KBS2 ‘1박 2일 시즌4’(2.1%), MBC '나 혼자 산다'(2.0%), MBN '나는 자연인이다'(1.9%), ENA·SBS Plus '나는 SOLO'(1.7%)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MBC '놀면 뭐하니?'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나란히 1.5%를 얻어 공동 9위에 자리했다.

20위권에는 새 시즌을 앞둔 프로그램들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올겨울 방송을 앞둔 TV조선 '미스터트롯3'는 1.4%로 11위에 올랐고, MBN '무명전설'은 1.0%로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MBC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2'도 1.0%로 공동 14위에 들어왔고,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 시즌2'는 0.9%로 공동 19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5·18 다룬 '닥터X' 6회 두고 청원·민원·정치권 비판 잇따라

'닥터X'는 조사 결과와 시청률 모두에서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향한 반응이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방송된 한 회차를 두고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과 정치권의 비판, 촬영 장소를 둘러싼 민원까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6회에서 시작됐다. 이날 방송은 1980년 광주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오상범(배우 하성광)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오상범은 어린 시절 형을 잃었다는 죄책감과 함께 환청, 환상, 극심한 두통을 안고 46년을 살아온 인물로 그려졌다.

'닥터X' 6회 방송 캡처. / 유튜브 'SBS'
'닥터X' 6회 방송 캡처. / 유튜브 'SBS'

방송에는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회상 장면과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과 총탄이 발사되는 장면이 담겼다. 또한 계수정 등 의료진이 518번 버스를 타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장면도 나왔다. 여기에 가상의 전직 대통령 '지두석'이 의식불명 상태로 헬기에 실려 병원에 이송되고, 오상범과 같은 공간에서 마주하는 장면까지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지두석의 외형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름 역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이후 국회전자청원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4일 ‘SBS 닥터X 드라마 방영 중단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공개 전 요건인 100명 이상의 찬성을 채워 현재 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청원인은 6회에 극 중 내용과 관계없는 5·18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작인 일본 드라마는 의사의 개인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며 한국판에 이 소재가 들어간 것은 특정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 위한 끼워 맞추기로 보인다고 했다. 청원인은 제작진을 국회 증인으로 불러 제작 과정을 검증하고, 방송 심의 기관의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닥터X' 오상범이 옥상에 올라선 장면. / 유튜브 'SBS'
'닥터X' 오상범이 옥상에 올라선 장면. / 유튜브 'SBS'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SNS에 글을 올려 "의학 드라마를 표방해 놓고 정치적 메시지를 앞세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5·18 피해자의 고통을 다루는 것 자체는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5·18이 특정 진영이나 지역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또한 지두석이라는 이름을 두고는 시차가 수십 년 나는 두 인물을 한 캐릭터에 뒤섞어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이미지를 덧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촬영 장소를 두고는 행정 민원까지 접수됐다. 27일 국민신문고에 따르면, 한 민원인은 제작진이 국립5·18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문 앞에 촬영용 버스정류장 표지를 세운 것과 관련해 도로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 실제 정류장은 민주의문에서 약 350m 떨어져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민주의문 앞 공터에 사각 파이프 받침대가 달린 이동식 정류장 표지를 세워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인은 전날 북구청 건설과에 문의한 결과, 해당 장소가 도로에 해당하고 촬영 관련 허가 신청이나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도로법 제61조는 도로를 점용하려면, 도로관리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다. 같은 법 제117조는 허가 없이 도로에 물건을 일시적으로 쌓아 둔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촬영 장소가 도로법상 도로인지, 설치된 시설물이 허가 대상인지는 관할 기관이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다.

주연 배우 개인 SNS로 번진 비난

논란의 불똥은 주연 배우에게도 튀었다. 6회 방송 이후 배우 김지원의 개인 SNS에는 악성 댓글이 몰려들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좌파 드라마에 출연했다"거나 "출연작과 광고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한 "유해진 나락 가는 거 안 보신 거예요?"라는 댓글까지 달렸다. SNS에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배우 규탄 이미지도 등장했다. 반대로 작품 속 설정을 이유로 배우 개인을 공격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는 반론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이들은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자", "배우는 배우일 뿐인데 선은 넘지 말자", "이런 거 보면 연예인도 못 할 일이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배우 유해진도 지난달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당시 일부 단체와 누리꾼들은 유해진의 자택 인근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광고주에게도 압박을 가했다. 결국 유해진은 신변 위협을 느껴 경찰에 스마트워치 지급 등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닥터X' 김지원 스틸컷. / SBS 제공
'닥터X' 김지원 스틸컷. / SBS 제공

평론가들은 배우 개인을 향한 공격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출연을 빌미로 배우에게 사상 검증식 공격을 하는 것은 메카시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작품의 서사나 완성도를 비판하는 것은 시청자의 권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국회 검증 요구나 방영 중단 같은 방식은 창작 환경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도 "창작자의 자기검열을 부르는 집단행동이 이어지면 K-콘텐츠의 서사적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BS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제작을 총괄한 이옥규 스튜디오S 책임프로듀서(CP)는 6회가 방송된 지난 24일 개인 SNS에 드라마 포스터와 함께 “no fear(두려움 없다)”라는 문구를 올렸다. 이를 두고 논란을 의식한 글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 CP는 문구의 뜻을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오상범과 지두석을 둘러싼 에피소드는 오는 30일 방송되는 7회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