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김포 애기봉점에서 ‘북한 자주포’가 보인다?…SNS 뒤집은 논란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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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합성 의혹, 1.5km 거리에서 자주포가 코앞에 보일 수 있을까?

북한과 불과 약 1.5㎞ 떨어진 경기 김포시 애기봉 스타벅스 매장 앞에 북한군 자주포가 배치된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매장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차이가 커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하거나 합성한 이미지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글로벌 커피 브랜드 매장과 남북 분단의 현실이 한 화면에 겹치는 이색적인 장면이지만, 확산된 이미지에는 과장과 가공 요소가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진 이미지. 이는 합성 사진으로 추정된다.
최근 여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진 이미지. 이는 합성 사진으로 추정된다.

SNS, 커뮤니티 뒤덮은 '김포 스타벅스 북한 자주포' 사진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김포 애기봉 스타벅스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북한이 122㎜ 자주포를 전진 배치하면서 북한 자주포 뷰가 되어버렸다"며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점에서 촬영했다고 주장하는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 속 장면은 자극적이다. 스타벅스 매장 창밖으로 거대한 북한군 자주포가 보이고, 빨간 깃발을 든 북한군 병사 여러 명이 선명하게 서 있다. 창가에 앉은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하고 있다. 자주포의 포신이 매장을 향한 듯한 구도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촬영된 사진인지를 두고 관심이 쏠렸다. 김포 스타벅스 북한 자주포 사진은 이 한 장면만으로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북한 황해도 개풍군과 1.5㎞…김포 스타벅스 애기봉 입지

해당 매장은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전망대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북한 황해도 개풍군과 불과 1.4~1.5㎞ 떨어진 최접경 지역이다. 한강 너머 북한의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의 거리는 약 1.5㎞다.

2024년 11월 문을 연 이후 이 매장은 '세계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로 불리며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창밖으로 북한 마을과 산자락을 조망할 수 있어 김포 스타벅스 뷰 좋은 곳으로 꼽힌다. 평소에는 북한 지역의 들판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는 공간이지만, 최근 북한군의 군사적 움직임이 겹치면서 안보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로도 부각됐다. 애기봉은 안보와 관광이 공존하는 곳이어서 방문객이 망원경으로 북한 지역을 살필 수 있다.

네이버 지도에 실제로 등록된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매장 내부 사진들.
네이버 지도에 실제로 등록된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매장 내부 사진들.

자주포가 실제로 포착된 것은 사실…다만 장소는 전망대

논란의 배경에는 실제 군사 상황이 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 화력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서부전선에서 북한군 자주포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포착 장소는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다.

실제로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서 122㎜ 자주포로 추정되는 자주포가 확인됐다. 병사 10여 명이 자주포 주변에 몰려 훈련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포신을 앞뒤로 움직이기도 했고, 망원경으로 남쪽을 관찰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카메라에 잡혔다.

애기봉 전망대는 북한 땅과 1.5㎞ 떨어져 있다. 그동안 전술도로나 철책 건설 작업은 보였지만, 자주포가 가까이에서 식별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전해졌다. 총을 든 군인들의 이동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커뮤니티에서 확산한 극단적인 사진은 불안감을 키우려고 가공한 측면이 강하다.

122㎜ 자주포는 북한이 전방에 대량 배치한 주요 포병 전력이다. 사거리는 15~24㎞ 수준이다. 최근 북한이 강조하는 '섞어쏘기 전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북한은 서부전선에 해당 자주포를 대량 배치하고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선언했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사진 한 장이 주는 파급력이 커진 이유다.

사진 속 풍경이 실제와 다른 이유

사진의 실체를 두고는 의문이 제기됐다. 우선 실내에 부착된 브랜드 로고 간판의 위치나 창밖과의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감이 실제 육안으로 보는 풍경과 차이가 크다. 사진 일부가 AI 기술로 생성됐거나 시각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조작된 이미지일 가능성이 제기되괴 있다.

실제 애기봉 전망대 2층 매장에서 북한 지역을 바라볼 때는 망원 카메라나 고성능 망원경을 써야 겨우 확인할 수 있다. 포신과 군인이 창가 코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장면은 구현되기 어렵다. 김포 애기봉 스타벅스에서 한강 너머 북한 최근접 지점까지가 1.4~5㎞ 정도인데, 사진처럼 가깝게 보이는 것은 조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다수의 분석이다.

광학 계산으로도 확인된다. 1.4㎞(1,400m) 밖에서 높이 약 3m의 자주포나 전차를 볼 때 시야각은 약 0.12도(7.4분)에 불과하다. 밤하늘 보름달 시야각(약 0.5도)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크기다. 맨눈으로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작은 점으로 보이며, 사진 오른쪽 인물이 든 것처럼 고배율 망원경이나 망원렌즈를 통해서만 식별할 수 있다.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27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서 북한군이 자주포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27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서 북한군이 자주포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카메라 렌즈의 한계도 있다. 1.4㎞ 밖의 자주포를 창문 프레임에 큼직하게 담으려면 최소 800~1200㎜ 이상의 초망원 렌즈가 필요하다. 이런 렌즈는 화각이 매우 좁아 실내 창틀, 스타벅스 로고, 좌우 손님들의 전경을 한 프레임에 함께 담을 수 없다. 초점 문제도 있다. 초망원 렌즈로 1.4㎞ 밖 배경에 초점을 맞추면 1~2m 앞의 손님과 커피잔, 창틀은 심하게 흐려져야 한다. 그러나 사진에서는 실내와 자주포가 모두 또렷하다.

분석 결과 해당 사진은 '세계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로 알려진 김포 애기봉생태공원점의 실내 사진 배경에, 20~30m 바로 앞 개울 건너편에 자주포가 있는 것처럼 연출·합성한 인터넷 패러디로 판단된다. 육안이나 일반적인 카메라 촬영으로는 광학적·지형적으로 같은 풍경을 볼 수 없다.

"주문하신 자주포 나왔습니다"… 네티즌 반응

사진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갈렸다. "이렇게 코앞에 자주포가 있는 것처럼 보이니 무섭다"는 반응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스타벅스 풍경이기는 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주문하신 자주포 한 발 나왔습니다 고객님", "스타벅스에서 샷 추가하면 자주포로 한 대 맞는 거 아니냐" 등의 농담 섞인 댓글도 달렸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시기에는 미확인 이미지가 빠르게 퍼진다. 이번 사례처럼 실제 군사 동향 보도와 합성 이미지가 한데 섞이면 구분이 어려워진다. 출처가 불분명한 사진은 촬영 장소, 렌즈 화각, 초점, 거리 같은 기본 요소만 대조해도 진위를 가늠할 수 있다. 무분별하게 퍼지는 자극적 정보의 소비에는 주의가 요구된다.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27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지역에 전개된 북한군 자주포에서 북한 군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27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지역에 전개된 북한군 자주포에서 북한 군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