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 결국 2위로 하락…드디어 ‘넷플릭스 1위’ 등극한 한국 드라마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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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타더니…시청률 5.3%에서 9.5%까지 뛴 비결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줄곧 지켜온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 자리가 바뀌었다. 27일 기준 1위에 오른 작품은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다. 방송 초반 시청률에서는 밀렸던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순위를 뒤집은 결과다.

'100일의 거짓말' 6회 중 한 장면.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6회 중 한 장면.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은 지난 10일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와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했다. 출발선은 같았지만 초반 성적표는 달랐다. 방송 초기에는 시청률 면에서 ‘닥터X’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에서도 ‘닥터X’가 1위를 유지해 왔다.

흐름이 바뀐 것은 회차가 쌓이면서다. 배우들의 연기력, 작품 개연성의 탄탄함이 입소문으로 번지며 시청률 상승에 탄력이 붙었다. 그 결과 27일 기준 ‘100일의 거짓말’이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1위 자리에 올랐고, ‘닥터X’는 2위로 내려왔다.

5.3%로 시작해 9.5%까지, 회차별 시청률 흐름

수치로 보면 상승세가 뚜렷하다. 전국 가구 시청률 기준 1회 5.3%(이하 닐슨코리아 제공)로 출발해 6회 9.5%까지 올랐다. 1회가 현재까지 최저, 6회가 자체 최고 기록이다.

회차별 흐름은 일직선이 아니었다. 1회 5.3%에서 2회 7.6%로 크게 반등했고, 3회 7.0%로 소폭 주춤했다. 4회에서 9.0%로 9%대를 돌파한 뒤 5회 6.5%로 한 차례 내려앉았지만, 6회에서 9.5%로 다시 올라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저점이 1회 이후 5%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5회의 하락폭이 가장 컸음에도 6.5%로 1회 수치를 웃돌았다.

'100일의 거짓말' 김유정.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김유정. / tvN 제공

시청률 6%대 후반 이후에 넷플릭스 순위 역전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방송 시청층과 OTT 시청층이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넷플릭스 순위는 일별 집계 기준이라 매일 변동될 수 있다. 앞서 방송사별 순위 경쟁이 한 회차 방송 직후 뒤집힌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닥터X’와의 격차가 유지될지는 7회 방송 이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6회 줄거리 - 금석중의 죽음 그리고 빗속의 눈물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6회에서는 금석중(감우성)이 사토 신이치(진선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를 목격한 이가경(김유정)은 사토 히데오/김태웅(박진영)의 품에서 오열했다.

앞서 이가경은 금석중의 고문을 보고 밀정 활동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마음을 돌린 것은 유필립(이무생)의 부탁과 유소란(김현주)의 판단이었다. 유필립이 ‘배신자’를 처단하겠다며 총을 들었지만, 유소란이 “지금은 저 애를 죽이겠다고 나설 때가 아니라 설득해서 데려와야 할 때”라고 막아섰다. 희원으로 돌아온 이가경은 한 달 내로 작전을 마치면 미국에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유소란이 내린 임무는 사토 히데오의 마음을 얻되 사적인 감정은 갖지 말라는 것이었다.

'100일의 거짓말' 감우성.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감우성. / tvN 제공

금석중 심문 통역 현장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이가경은 후쿠다(김중희)에게 조선말로 설득해 보겠다고 한 뒤, 금석중에게 유소란과 같은 편이라는 정보를 넌지시 전했다. 동숭동 작전에서 유소란이 살아남았다는 사실도 에둘러 알려 안심시켰다. 그러나 동료 나병순(길은성)이 아내를 지키려 모든 것을 밝히면서 금석중의 신분이 드러났다. 출신지가 ‘계암리’라는 말에 후쿠다는 잊고 있던 과거를 떠올렸다.

이가경이 취조실을 나서려는 순간 금석중은 “금서희” 하고 불러 세워 “네 마님이 그렇게 고마운 분이면, 가는 길에 카스테라 하나 사 가라”고 말했다. 이어 사토 신이치가 금석중을 찾아와 13년 만에 마주했다. 금석중이 “학살자”라고 비난했지만 사토 신이치는 죄책감을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두 발의 총성이 울렸고 나병순과 그의 아내가 사살됐다. 곧이어 세 번째 총성이 울렸다.

달려간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는 취조실에서 나오는 사토 신이치의 뒷모습, 피로 흥건한 바닥에 쓰러진 금석중의 시신을 봤다. 후쿠다는 총상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방송 말미 사토 히데오는 이가경의 떨리는 손을 붙잡고 인력거로 집 앞까지 바래다줬다. 빗속에 서 있던 그가 “괜찮냐”고 묻자 이가경은 거짓말 대신 “아뇨, 안 괜찮다”라며 눈물을 터뜨렸고, 사토 히데오는 말없이 그를 안아 위로했다. 두 사람의 관계 변화를 예고한 장면이다.

'100일의 거짓말' 박진영.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박진영.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대체 어떤 드라마인가

‘100일의 거짓말’은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의 엘리트 통역관이 적의 심장부에서 마주하며 벌어지는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독립투사의 일대기가 아니라 개인의 생존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이가경은 “조선이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며 조선을 뜨는 것이 목표인 소매치기다.

출연진은 김유정(이가경), 박진영(사토 히데오/김태웅), 김현주(유소란), 진선규(사토 신이치), 감우성(금석중), 이무생(유필립) 등이다. 제목의 ‘100일’은 이가경이 총독부 심장부에 위장 잠입해 보내야 하는 기간을 뜻한다.

'100일의 거짓말' 인물관계도.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인물관계도. / tvN 제공

입소문 포인트 1. 거대 서사 대신 생존 서사

흥행 요인으로 먼저 꼽히는 것은 주인공 설정이다. 거창한 애국심보다 개인의 생존과 물질적 욕망이 앞섰던 인물이 부득이하게 밀정이 되고, 일제의 악행과 민중의 고통을 직면하며 대의에 눈을 뜨는 과정을 그린다. 기존 항일 시대극보다 현대 시청자가 인물에게 이입하기 쉬운 구조다.

장르 결합도 한몫했다. 첩보 스릴러와 로맨스를 합쳐 역사적 비극이 주는 정서적 피로감을 덜었다. ‘100일 안에 끝내야 한다’는 시간제한이 매 회 긴장감을 만들고,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 사이의 경계와 반감, 이중적 감정선이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입소문 포인트 2. 역사적 모티브 - 제암리 학살과 딜쿠샤

작품은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삼았다. 극 중 아이를 잃은 유소란의 서사와 ‘계암리 비극’은 1919년 실제로 일어난 ‘제암리 학살 사건’에서 가져왔다. 6회에서 금석중이 사토 신이치를 향해 “내 가족, 내 친구들, 우리 마을 사람들을 죽이고 불태운 학살자”라고 말한 대목이 이 설정과 맞닿아 있다. 감정을 과잉으로 끌어올리는 신파 없이도 일제의 만행과 민중의 한을 전달했다는 평가다.

이가경이 머무는 ‘희원’은 AP 통신원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 ‘딜쿠샤’를 모티브로 했다. 역사적 상징을 공간에 녹여 시청자가 서사의 배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했다.

'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 tvN 제공

입소문 포인트 3. 선악 이분법 대신 ‘경계인’

주요 인물이 친일과 독립이라는 이분법에 갇히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소매치기 출신이자 정무총감의 양자인 김태웅은 일본에 대한 충성과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계속 갈등한다. 6회에서 사토 히데오가 이가경의 눈물 앞에서 말없이 곁을 지킨 장면도 이 경계인의 내면을 보여준다. 단순한 피해자와 가해자 구도가 아니라 시대를 살아낸 인간 군상으로 인물을 바라보게 만든다.

입소문 포인트 4. 악역의 설득력 - 진선규의 사토 신이치

긴장감을 떠받치는 축은 악역이다.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치밀하고 정교하게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로 그려진다. 진선규는 어눌한 한국어와 완벽에 가까운 일본어를 구사하는 디테일로 일제 강점 체제의 위협을 현실감 있게 전달했다. 6회에서 금석중과 13년 만에 독대하며 비난을 받고도 표정 변화가 없는 장면은 인물의 냉혹함을 압축했다. 악역의 위압감이 클수록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가 맞서는 구도에 설득력이 생긴다.

'100일의 거짓말' 김현주.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김현주. / tvN 제공

다음은 27일 기준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톱10' 순위

  1. 100일의 거짓말

  2.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3. 신인감독 김연경 시즌2

  4. 지구마불 세계여행

  5. 가금채

  6. 나는 솔로

  7. 나를 충전해줘

  8. 우리들의 발라드

  9. 약사의 혼잣말

  10.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100일의 거짓말' 포스터. / tvN 제공
    '100일의 거짓말' 포스터. /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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