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오세훈 앞에서 항소심 무죄 축하하며 읊은 '삼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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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무죄 판결을 축하했다.

27일자 매경경제에 따르면 오 시장과 범야권 의원들이 전날 만찬을 함께했다.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 내 시장 공관에서다.
오 시장과 윤상현·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조은희·조정훈·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이 의원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 당시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을 찾아 오 시장을 응원한 의원들이다.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이 의원이 법정을 찾은 데 이어 만찬에도 함께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의원과 오 시장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주거혁신포럼 세미나에도 나란히 참석한 바 있다.
만찬은 약 1시간40분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의 이름을 딴 삼행시로 "오뚝이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로다"라는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오뚝이, '세'는 세파, '훈'은 훈풍으로 풀어낸 것이다. 1심 유죄 판결을 딛고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아낸 오 시장의 처지를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에 빗댄 셈이다. 험한 세상의 풍파를 이겨내고 이제는 따뜻한 바람이 분다는 의미도 담았다.
윤 의원은 만찬 직후 "시종일관 내내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정말로 터놓는 그런 대화가 진행됐다"고 말했다고 매일경제는 전했다.

참석자들은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낸 오 시장에게 보수 진영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오세훈 시장님이 이제 무사히 살아 돌아오시지 않았느냐"며 "당에 대해서, 또 우리 보수 진영에 대해서 든든한 울타리, 또 방패막이, 또 큰 나무가 되어주시기를 고대한다는 그런 덕담이 많았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우리 보수가 또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개혁적인 보수가 지향해야 할 지향점, 또 가치에 대한 말씀을 계속해서 해주십사 하는 당부의 말씀도 드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의원은 이날 만찬을 '친오(친오세훈)계' 세력 결집으로 보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확대 해석을 할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며 "무슨 세력 결집하는 자리도 아니고, 또 시장님이 막 그런 거 나서는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관한 이야기도 "없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 설명대로라면 이날 만찬에서 당 지도부를 둘러싼 이야기나 당내 세력 구도에 관한 논의는 오가지 않은 셈이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이 의원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보수 진영의 단합을 강조하는 이야기는 오갔다. 오 시장은 당분간 서울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그 활력이 수도권 전체에 퍼져나가게끔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보수 통합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다 같이 뭉쳐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 운영자로 알려진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후원자 김한정씨가 그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도 받았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 오 시장을 기소했다. 공소장에 적힌 대납 비용은 약 3300만원이다.
1심 판단은 유죄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2일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씨 진술 등을 토대로 오 시장 측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가 비용을 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의뢰 사실과 2100만원 대납을 인정했다. 추징금 2100만원은 재판부가 대납으로 인정한 액수와 같다. 함께 기소된 강 전 부시장은 벌금 300만원, 김씨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선출직 공직자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1심 형량이 그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다. 오 시장은 선고 당일 항소했다.
항소심 판단은 정반대였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명씨 진술을 빼면 다른 증거로는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명씨가 개인감정이나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진술을 재구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2021년 1월 22일 오 시장과 명씨의 통화 내용이 허위라는 오 시장 측 주장도 받아들였다. 명씨가 해당 통화 2시간여 전부터 이미 여론조사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김씨가 개인적인 동기에서 자발적으로 비용을 냈다는 주장도 인정됐다. 오 시장이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나왔다. 1심과 2심의 결론을 가른 핵심은 명씨 진술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였던 셈이다.
항소심 무죄로 오 시장은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 그러나 특검팀이 선고 직후 상고 의지를 밝힌 만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가려진다. 이 사건의 상고심 선고 기한은 내년 1월 22일이다.
이날 만찬은 항소심 선고 사흘 만에 마련됐다. 오 시장은 선고 당일 법정을 찾은 의원들을 공관으로 불러 자리를 함께했다. 오 시장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법원을 찾았지만 국정감사 일정 등으로 이날 만찬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과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따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