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김치는 '마른 집게'로 꺼내세요, 물기 때문에 품질이 빨리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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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은 끝까지 채우지 말고 위쪽 공간을 남겨야 국물이 넘치지 않는다.
냉장은 발효를 늦출 뿐이라 통 나누기와 마른 도구가 관건이다.

김장철이 가까워지면 새로 담근 김치를 언제 김치냉장고에 넣을지, 통을 얼마나 채울지가 고민이다. 가득 담아 꽉 닫아 넣었는데 며칠 뒤 국물이 새어 나와 있거나, 뚜껑을 열 때마다 맛이 들쭉날쭉한 경험은 낯설지 않다. 원인은 김치 자체보다 담는 방식과 여닫는 습관에 있는 경우가 많다.
냉장고에 들어갔다고 발효가 멈추지는 않는다
김치냉장고에 넣는 순간 맛이 고정된다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저온은 발효를 늦출 뿐 멈추지는 않는다. 그래서 새 김치는 실온에서 초기 발효를 어느 정도 거친 뒤, 원하는 상태에 이르면 저온 보관으로 옮기는 순서로 다루는 것이 기본이다.
초기 발효에 걸리는 시간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양념 레시피, 소금 농도, 주변 온도, 가족이 좋아하는 신맛 정도에 따라 달라지고, 참고 자료마다 설명도 조금씩 다르다. 그러니 시간표보다 맛, 기포, 온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난방을 켠 아파트 거실은 서늘한 베란다보다 따뜻해서 같은 하루라도 더 익을 수 있다.

통 위쪽을 비워 두면 국물이 넘치지 않는다
발효 중에는 가스가 생기고, 그 영향으로 국물 수위가 올라온다. 통을 끝까지 채워 닫으면 가스가 찬 뒤 국물이 뚜껑 틈으로 밀려 나와 김치냉장고 안이 끈적해지고, 김치 냄새가 다른 식품으로 번지기 쉽다. 그래서 통은 깨끗하고 뚜껑이 꽉 닫히는 것을 고르고, 위쪽에 여유 공간을 남겨 둔다.
담을 때는 김치를 손으로 눌러 채소가 국물 아래 잠기게 하되, 맨 꼭대기까지 빽빽하게 눌러 담지는 않는다. 국물 위로 드러난 채소는 공기와 닿아 상태가 달라지기 쉽다. 뚜껑을 닫기 전에는 통 입구 둘레를 키친타월로 닦아 양념과 국물 자국을 없앤다. 입구가 깨끗해야 뚜껑이 더 단단히 밀착된다.
실온에서 냉장으로 옮길 때는 시계보다 기포와 맛을 본다
옮기는 시점은 눈과 혀로 잡는다. 국물 위로 작은 기포가 올라오는지 살피고, 한 조각 맛을 보아 원하는 신맛에 가까운지 확인한다. 겉절이처럼 덜 익은 맛을 좋아하는 집이라면 일찍, 푹 익은 맛을 좋아하는 집이라면 조금 더 두었다가 옮긴다. 처음 담근 해에는 맛본 날짜와 느낌을 메모해 두면 이듬해 기준이 생긴다.
김치냉장고에는 제품마다 김치 전용 보관 모드가 있다. 어떤 모드를 언제 쓸지는 제조사 설명서를 따르는 편이 정확하다. 일단 넣은 뒤에는 문과 통을 자주 열지 않는다. 여닫을 때마다 공기와 손이 닿는 횟수가 늘어 상태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 통을 오래 여닫으면 맛이 닳으니 작은 통으로 나눈다
자주 꺼내 먹을 분량이라면 큰 통 하나에 몰아 담기보다 작은 통 여러 개로 나눈다. 한 통을 비우는 동안 나머지 통은 닫힌 채 남아 있어, 먹는 통만 열리고 나머지는 처음 상태를 유지한다. 좁은 아파트의 김치냉장고에서는 작은 통이 칸 틈새에 끼워 넣기도 쉽다.
담근 김치를 나눌 때도 위쪽 여유 공간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작은 통이라고 해서 입구까지 채우면 같은 이유로 국물이 넘친다. 통마다 김치를 눌러 국물에 잠기게 하고, 입구를 닦은 뒤 닫는다. 이 세 동작만 통마다 반복해도 보관 상태 차이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꺼낼 때 쓰는 도구는 깨끗하고 마른 것이어야 한다
김치를 덜 때 쓰는 집게나 숟가락은 깨끗하고 마른 것이어야 한다. 물기나 음식 찌꺼기가 통 안으로 들어가면 김치의 품질이 빨리 떨어질 수 있다. 설거지 직후 물기가 남은 집게를 그대로 넣거나, 밥 먹던 숟가락으로 바로 뜨는 습관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먹을 만큼만 접시에 덜고, 남은 김치를 다시 통에 되돌리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꺼낸 뒤에는 위로 떠오른 김치를 눌러 국물에 잠기게 하고 입구를 닦은 다음 닫는다. 김치 전용 집게를 하나 정해 두고 쓸 때마다 물기를 닦아 두면 도구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새 김치와 묵은지는 통을 따로 쓴다
익은 정도가 다른 김치를 한 통에 섞어 담으면 맛이 뒤섞인다. 푹 익은 김치는 새 김치보다 신맛이 훨씬 강해서, 함께 두면 새 김치가 의도한 맛으로 익기 어렵다. 그래서 같은 김치냉장고 칸이라도 묵은 김치와 새 김치는 통 자체를 나눠 쓴다.
통 뚜껑에 마스킹테이프를 붙여 담근 날짜와 '새 김치'·'묵은지' 구분을 적어 두면 어느 통을 먼저 열지 헷갈리지 않는다. 먼저 먹을 통은 손이 닿기 쉬운 앞쪽에, 아직 익히는 중인 통은 안쪽에 두면 불필요한 여닫기도 줄어든다. 찌개나 찜에 쓸 묵은지를 따로 모아 두는 용도로도 같은 방식이 통한다.

뚜껑이 심하게 부풀거나 썩은 냄새가 나면 버릴지 신중히 판단한다
김치가 익는 냄새와 상한 냄새는 다르다. 기분 좋게 시큼한 냄새는 정상적인 발효의 신호지만, 썩는 듯한 냄새가 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뚜껑이 심하게 부풀어 있거나, 국물이 새어 나오거나, 냄새가 썩은 쪽에 가깝다면 꼼꼼히 살피고 상했다고 의심될 때는 버린다. 아깝다는 이유로 맛을 확인하며 버티지 않는다.
국물만 넘쳤을 뿐 냄새가 정상이라면 위쪽 공간이 부족했거나 입구가 덜 닦여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경우일 수 있다. 가스가 차 있는 통은 열 때 국물이 튈 수 있으니 천천히 연다. 결국 기준은 맛, 기포, 온도 세 가지이며, 시간표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은 처음 담글 때부터 끝까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