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기사 보고 통곡” 촬영 마치고 귀갓길에 고(故) 김주혁 비보 들었다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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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 배우 생일 챙긴 톱스타 김주혁의 따뜻한 손길
배우 오대환이 9주기를 앞둔 고(故) 김주혁과의 추억을 꺼내며 끝내 전하지 못한 감사 인사를 뒤늦게 건넸다. 이름 없는 단역 시절, 생일을 기억해 밥을 사준 선배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고백이었다.

최근 오대환의 유튜브 채널 '대환영'에는 '신병즈 간부특집 2탄' 영상이 올라왔다. 앞서 공개된 1탄에 이어지는 이번 영상에는 지난달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신병4 : 사보타주'에 함께 출연한 오대환, 오용, 남민우, 이상진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촬영장 뒷이야기로 시작된 대화는 어느새 배우로 살아온 지난 시간에 대한 회상으로 이어졌다.
"우리 팀엔 예의 없는 애가 하나도 없다"…'신병' 식구 향한 애정
이날 오대환은 '신병' 팀을 향한 각별한 애정부터 드러냈다. 그는 "우리 '신병' 팀에는 예의 없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 다들 너무 예쁘다"며 "모두 열심히 하고 착하고 성실하다. 다 잘되길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조연과 단역을 거치며 현장을 지켜온 선배로서 후배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신병4 : 사보타주'는 지난 8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해 9월 29일 12회로 막을 내렸다. 오대환은 시즌3에 이어 이번 시즌에서도 조백호 역으로 활약했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5.2%를 기록하며 '신병'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5%대를 돌파했다. 제작진은 종영과 함께 시즌5 제작을 확정했고, 스핀오프 영화 '신병 : 더 무비'도 촬영을 마친 상태다.

단역 배우 생일 챙긴 톱스타 김주혁…"회전초밥 40 접시 넘게 먹었다"
후배들 이야기를 하던 오대환은 문득 자신의 신인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갑자기 '구암 허준' 때가 생각난다"며 2013년 MBC 드라마 '구암 허준' 촬영 당시의 일화를 꺼냈다. 이 작품에서 김주혁은 타이틀롤인 허준을, 오대환은 장쇠 역을 맡았다.
오대환은 "그때 주혁 선배님은 스타 중의 스타였고, 나는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단역 배우였다"며 "그런데 주혁이 형님이 어떻게 아셨는지 MBC 세트장에서 '오늘 생일이라며? 기다려, 내가 밥 사줄게'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형님이 뭘 좋아하냐고 물으셔서 초밥이라고 했다. 정말 좋아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먹던 때였다"며 "일산에 있는 회전초밥집에 데려가 주셨는데, 기억으로는 40접시 넘게 먹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처음엔 눈치를 보면서 먹었는데 먹다 보니 접시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그런데도 형님은 '더 먹어, 더 먹어. 덩치만큼 잘 먹네' 하시면서 귀엽게 봐주셨다"며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톱스타와 무명 단역 사이의 거리는 결코 가깝지 않았던 시절이다. 하지만 김주혁은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후배의 생일을 먼저 챙겼고, 마음껏 먹으라며 계산서를 쥐었다. 오대환에게 그날의 한 끼는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장면으로 남아 있었다.

영화 촬영 마치고 귀갓길에 들은 김주혁 비보…"차 안에서 통곡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자주 연락을 주고받지 못했다. 오대환은 "형님은 워낙 바쁘셨고, 나도 내 살길 찾느라 바빴다"며 "그러다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말끝을 흐렸다.
비보를 접한 건 영화 '안시성'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2017년 8월 크랭크인한 '안시성'에서 그는 도끼를 다루는 부월수장 활보 역을 맡아 한창 촬영에 매진하던 중이었다. 오대환은 "형님과 나의 일화를 알고 있던 매니저가 '주혁 선배님이 돌아가셨다, 기사가 떴다'고 하더라. 처음엔 '무슨 소리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부고 기사를 확인하고 차 안에서 정말 엉엉 울면서 통곡했다"며 "밥 사주셨던 그때가 막 떠오르면서 너무 죄송했다. 나한테 밥 한 끼 사주신 형님인데, 감사하다는 말을 제대로 못 드린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해 듣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오용도 거든 미담 "보조출연자 전원에게 냉면 쐈다"
오대환의 이야기를 듣던 오용도 김주혁과 얽힌 기억을 보탰다. 그는 "신인 때는 누가 밥 한 끼 사주는 게 정말 고마운 일"이라며 "나도 주혁이 형님이 의정부의 한 평양냉면집에서 밥을 사주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오용은 "당시 약초꾼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형님이 보조출연자들까지 전부 데리고 가서 사주셨다"며 "꽤 많은 인원이었는데 그걸 다 계산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고 회상했다. 주연 배우로서 현장의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까지 살뜰히 챙겼던 김주혁의 면모가 또 한 번 드러난 대목이다.

생전 KBS2 예능 '1박 2일'에서 '구탱이 형'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았던 김주혁은 화면 밖에서도 소탈하고 다정한 선배로 기억된다. 세상을 떠난 지 수년이 흘렀지만 동료와 후배들의 입을 통해 그의 미담이 꾸준히 전해지는 이유다.
김주혁은 2017년 10월 30일 서울 삼성동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5세. 지난 30일은 그가 떠난 지 꼭 9년이 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