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니었어?! …'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비서로 나온 배우, 깜짝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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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청률 찍은 '100일의 거짓말', 진선규 비서 야마다 하나코 역 맡은 배우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에서 진선규 곁을 지키는 비서로 나온 배우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로 눈길을 끈 이 배우는 한국 배우가 아니라 일본 도쿄 출신 배우 코우리 유카다.

지난 25일 방송된 '100일의 거짓말' 6회에서 코우리 유카는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진선규 분)를 보좌하는 비서 야마다 하나코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분량은 길지 않았지만, 극의 흐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인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00일의 거짓말'에 출연한 배우 코우리 유카 / tvN, 코우리 유카 인스타그램
'100일의 거짓말'에 출연한 배우 코우리 유카 / tvN, 코우리 유카 인스타그램

■ '낙하산 비서'의 짝사랑…김유정과 첫 신경전

극 중 야마다는 조선총독부 내무과장인 큰아버지의 힘을 빌려 정무총감 비서 자리에 앉은 인물이다. 이른바 '낙하산'인 셈이다. 일 처리에는 어딘가 빈틈이 있고 덜렁대는 구석도 있다. 감정을 숨기는 데는 서툰 솔직한 성격으로 그려진다.

야마다가 마음에 품은 상대는 사토 신이치의 아들 김태웅(박진영 분)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이가경(김유정 분)과 김태웅 사이에서 삼각 구도를 만들어갈 것으로 예고됐다. 이가경과 김태웅의 관계가 극의 중심축인 만큼, 야마다의 합류는 두 사람의 로맨스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두 여성은 조선총독부 통역실에서 처음 만났다. 김태웅을 보러 통역실을 찾은 야마다는 정작 그가 자리를 비운 사실을 알고 아쉬운 기색을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이가경은 사전에 입수한 정보로 야마다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고, 그를 조용히 관찰하듯 바라봤다. 겉으로는 평범한 인사가 오간 장면이었지만 두 인물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코우리 유카는 이 짧은 장면 안에 상반된 감정을 함께 담아냈다. 김태웅을 기다리는 설렘과 그를 만나지 못한 실망감은 숨김없이 드러냈고, 처음 보는 이가경 앞에서는 은근히 경계하는 눈빛을 보였다. 대사보다 표정으로 캐릭터를 전달하며 순진함과 견제심을 함께 지닌 야마다의 윤곽을 선명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100일의 거짓말'에서 진선규 비서 역을 맡은 배우 코우리 유카 / tvN
'100일의 거짓말'에서 진선규 비서 역을 맡은 배우 코우리 유카 / tvN

■ 도쿄 출신 배우…'쇼군'으로 세계무대 밟았다

코우리 유카(向里祐香)는 1990년 9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키 168cm의 늘씬한 체격과 또렷한 눈매가 돋보이는 배우다. 2013년 데뷔해 10년 넘게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배우가 되기 전에는 약 1년간 모델로 일했다. 촬영장에서 정해진 포즈만 취해야 하는 데 답답함을 느껴,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연기로 방향을 틀었다고 해외 매체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일본에서는 NHK 아침 연속드라마 '마레'(2015), 테레비아사히 '아이보(相棒)'(2017), TBS 일요극장 '하극상 야구소년'(2023) 등에 출연했다. 오랜 기간 조연으로 활동하던 그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2020년 11월 공개된 도쿄전력 온라인 광고였다. 결혼을 준비하며 약혼자의 마음을 의심하는 여성을 연기한 4분이 채 안 되는 영상이 7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감독과 제작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쇼군' 출연 당시 코우리 유카 / 코우리 유카 인스타그램
'쇼군' 출연 당시 코우리 유카 / 코우리 유카 인스타그램

이를 계기로 그는 로맨스 영화 '사랑인데도'와 1923년 간토대지진 때 벌어진 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도 입지를 넓혔다. '후쿠다무라 사건'은 대지진 직후 조선인으로 오인받은 일본인 행상단이 마을 주민들에게 살해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결정적 도약은 할리우드 시리즈 '쇼군'이었다. 사나다 히로유키가 주연과 프로듀서를 겸한 이 작품에서 그는 남성들을 사로잡는 유녀 '키쿠' 역을 맡아 할리우드에 데뷔했다. 코우리 유카는 2021년 초 극 중 두 장면을 연기한 2~3분 분량의 영상을 제작진에 보냈고, 추가 오디션 없이 이 영상만으로 배역이 확정됐다. 그는 고어체 일본어 대사가 마음처럼 되지 않아 이틀에 걸쳐 약 14시간 동안 촬영했다고 돌아봤다. 촬영은 2021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됐다. 제작진은 연기력은 물론이고 키쿠 역에는 코우리 유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일본의 대표 연기파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와 처음 호흡을 맞추며 큰 자극을 받았다고도 털어놨다.

'쇼군'은 2024년 공개 직후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같은 해 에미상에서 18개 부문을 휩쓸며 단일 시즌 드라마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비영어 대사가 중심인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사나다 히로유키와 사와이 안나는 남녀 주연상을 나란히 거머쥐었다.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첫 회는 전 세계 900만 회 재생을 기록했다.

코우리 유카 역시 이 작품으로 해외 팬층을 크게 넓혔다. 그는 일본 매체 인터뷰에서 작품 공개 뒤 해외 SNS 팔로워가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사나다 히로유키가 일본인 배역은 모두 일본인 배우가 맡아야 한다고 고집한 덕분에 출연진 대부분이 이름값이 아닌 오디션으로 뽑혔다는 것도 그가 직접 밝힌 비화다. 키쿠를 연기하기 위해 짧은 기간 안에 샤미센 연주와 무릎을 굽힌 채 걷는 옛 유녀의 걸음걸이까지 익혀야 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일본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 한국 드라마 보며 독학한 한국어…"한국 작품 출연하고 싶었다"

코우리 유카가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배경도 흥미롭다. 그는 한국어에 능통한 배우로 알려져 있다. 2024년 일본 도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약 10년 전부터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꾸준히 한국어를 익혔다고 밝혔다.

공부 방식도 남달랐다. 유튜브에 올라온 한국 배우들의 짧은 인터뷰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모르는 단어는 따로 적어 외운 뒤 다시 영상을 봤다. 생각하지 않고도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이 과정을 되풀이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공부를 시작한 지 5~6년 만에 일상 대화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공식 프로필에도 특기로 한국어와 댄스, 일본 전통 현악기인 샤미센을 올려두고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어 꼭 출연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약 2년 만에 국내 인기 드라마에 합류하며 그 바람을 이룬 셈이다.

일본 배우 코우리 유카 일상 사진 / 코우리 유카 인스타그램
일본 배우 코우리 유카 일상 사진 / 코우리 유카 인스타그램

■ 시청률 9.5% '자체 최고'…상승세 탄 '100일의 거짓말'

코우리 유카가 합류한 '100일의 거짓말'은 방송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작품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다.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 이가경과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 사토 히데오(김태웅)가 적의 심장부에서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보리 작가가 극본을 썼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이 김윤진 감독과 함께 연출을 맡았다. tvN 개국 20주년 특별기획으로 제작된 16부작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코우리 유카가 처음 등장한 6회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평균 9.5%, 최고 10.4%를 기록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평균 9.9%, 최고 10.7%로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수도권 기준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고, tvN 핵심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전 채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0일 5.3%로 출발한 '100일의 거짓말'은 2회 7.6%, 4회 9.0%로 가파르게 올랐다. 5회에서 6.5%로 잠시 주춤했지만 6회에서 3.0%포인트 반등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눈앞에 뒀다. 6회에서는 금석중(감우성 분)이 사토 신이치의 총에 맞아 숨지고, 이를 목격한 이가경이 오열하는 장면이 그려져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온라인에서는 갈수록 재밌다는 반응과 함께 김유정의 연기를 극찬하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돼 방송 초반 국내 TOP 10 시리즈 부문 상위권에 오르는 등 OTT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극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는 시점에 등장한 야마다 하나코가 이가경과 김태웅의 관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어를 독학하며 한국 작품 출연을 꿈꿔온 코우리 유카가 국내 시청자들에게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유튜브, tvN DR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