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유명인이었다…김혜경 여사 골프 레슨설에 휩싸인 ‘프로 골퍼’, 즉각 입장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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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저 아닌데요, 누구세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김혜경 여사와 태릉컨트리클럽(CC)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고 지목한 프로골퍼 리디아 고가 직접 입장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리디아 고는 "해당 일자에는 후원사 공식 행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며 "나와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세계적인 프로 골퍼 리디아 고. 자료사진. / 뉴스1
세계적인 프로 골퍼 리디아 고. 자료사진. / 뉴스1

리디아 고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오늘 보도된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문제가 된 날짜는 이달 20일이다. 리디아 고는 해당 일자에 후원사 공식 행사 일정을 소화했으며, 보도된 내용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덧붙였다.

법적 대응 방침도 분명히 했다. 리디아 고는 "향후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저의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 게시물에는 사안에 따라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시물 하단에는 “#저아닌데요 누구세요”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의혹을 거듭 일축했다.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당일 후원사 공식 행사 일정 등 증거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골프 선수가 SNS에 일정 증거까지 올려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름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이상 침묵할 경우 의혹이 사실처럼 굳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증빙 자료를 즉시 공개한 점은 논란이 번지기 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주진우 의원 주장에 강력히 반박하며 리디아 고가 내놓은 입장과 증거 사진들. / 리디아 고 인스타그램
주진우 의원 주장에 강력히 반박하며 리디아 고가 내놓은 입장과 증거 사진들. / 리디아 고 인스타그램

논란은 주 의원이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주 의원은 “10월 20일 김혜경 여사는 유명 프로골퍼를 대동하고 황제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릉CC에서 프로 골퍼로부터 황제 레슨을 받으며 3인 골프를 즐기고, 대통령 전용 황제 클럽하우스도 열었다"며 "영상과 증거를 확보했다"고 적었다. 해당 골프장을 언급하며 "군 시설 사적 이용은 범죄"라는 말까지 남겼다.

다만 페이스북 글에는 프로골퍼의 이름이 없었다. 주 의원은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로소 리디아 고를 거론했다. 주 의원은 "리디아 고는 유명 골프 선수이기 때문에 필드 레슨비만 수천만 원대다. 이 비용을 누가 댔느냐도 핵심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법리 문제도 제기했다. 주 의원은 "리디아 고는 재벌기업 회장의 며느리이고 그 회사의 경우 지금 정부 손에 많은 현안이 달려 있다"며 "현안이 많이 달린 집안의 사람이 공짜로 레슨을 해 줬다면 김영란법이나 알선수재의 법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레슨비 지급 주체에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알선수재 쟁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리디아 고가 당일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고 밝히면서 이 주장의 전제인 ‘20일 태릉CC 동행' 자체가 흔들리게 됐다. 레슨비 대납 여부와 김영란법 저촉 여부는 레슨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돼야 성립하는 쟁점이다. 주 의원이 확보했다고 밝힌 영상과 증거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여서, 현재로서는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가 외부에 확인되지 않는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김혜경 여사가 태릉CC에서 황제 골프를 쳤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26일 공개한 사진./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김혜경 여사가 태릉CC에서 황제 골프를 쳤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26일 공개한 사진./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청와대는 즉각 대응했다.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실은 이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 인용 보도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공지를 내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양 보도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홍보소통수석실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인의 일방적 주장을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받아쓰는 '따옴표 보도'는 언론의 검증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따옴표 보도' 방식은 허위사실 보도의 면책특권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뿐 아니라 이를 검증 없이 확산하는 언론에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언론에는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구했다.

공지에는 한계도 있었다. 주 의원의 주장 가운데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책임을 묻겠다는 원칙을 밝혔을 뿐, 개별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 반박은 담지 않았다. 리디아 고의 해명이 나온 만큼, 청와대와 여당이 향후 대응 과정에서 구체적 반박 자료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서울 역삼동 화재 발생일 유명 프로골퍼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불허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서울 역삼동 화재 발생일 유명 프로골퍼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불허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더불어민주당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주진우 의원의 상습적인 허위 사실 공표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고소·고발 등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당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군 시설 사적 이용'이라는 표현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태릉CC는 국군복지단이 운영하지만, 민간인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라며 "일반 국민도 예약할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한 것을 '군 시설 사적 이용'이라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태릉CC가 군 복지 기관의 운영 시설이기는 하나 일반인에게도 개방돼 있는 만큼, 이용 자체를 범죄로 규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구체적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세도 이어졌다. 이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전용 클럽하우스'라는 주장도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세계적인 프로골퍼'는 누구이며, '수천만원짜리 황제 레슨'의 증거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자극적인 수식어를 덧칠한다고 의혹이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던진 질문은 주 의원의 글이 가진 공백과 맞닿아 있다. 주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는 해당 프로골퍼의 이름도, 수천만 원이라는 비용의 산출 근거도 적시돼 있지 않았다. 이름이 처음 나온 것은 국정감사 발언이었고, 그 직후 당사자가 직접 부인했다.

프로 골퍼 리디아 고. 자료사진. / 뉴스1
프로 골퍼 리디아 고. 자료사진.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