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뜻 뭐길래… 이 대통령 “비난받아도 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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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청와대 영빈관서 농어민 110여 명과 대화
이 대통령 “임기 안 타결 어렵지만 해놔야 다음 단계”

CPTPP 뜻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어민들이 반대해 온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을 두고 "일부 비난, 비판이 있더라도 해 놔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임기 안에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농어민 110여 명이 자리했고, 행사는 중계로 진행됐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농어민 단체와 간담회를 가진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CPTPP 가입 절차부터 설명했다. 그는 "가입 신청한다고 가입 승인이 나는 것도 아니다. 워낙 많은 나라들이 관계돼 있고, 모든 국가가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입 신청을 하면 12개국에 다 개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게 몇 년 안에 끝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제일 편한 정치인의 선택은 이런 거 안 해 버리는 게 제일 좋다"며 "해도 제 임기 안에 최종 타결이 안 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내후년 이렇게 얘기돼서 한다고 그러면 제 임기 안에는 거의 안 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 비난만 받고 아무런 결과물 없이 끝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국가 전체를 위해서는 지금 절차를 밟아 둬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수출 시장 이야기도 꺼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개방형 통상국가이자 "수출·교역에 의존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그래서 경제 영토로 불리는 세계 수출시장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만으로 살 수 없지만 한편으로 보면 농업만으로도 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토론하고 논의하고 존중하고 합의해 가는데, 결국은 (합의가) 안 되는 영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간극은 권한을 가진 누군가가 책임지고 결정한 다음에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앞서 정부가 CPTPP 가입 추진 계획을 밝히자, 농어민 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가 수출 대기업을 위해 농어촌을 희생시킨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날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고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해서 방향을 정하도록 지시해 뒀다"고 말했다. 연내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농어민들 앞에서 다시 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농어민들의 걱정을 직접 언급하며 피해 대책도 약속했다. 그는 “CPTPP 가입 등 현안에 대해 여러분 걱정이 많은 것을 충분히 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농업·어업·임업·축산업이 불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타격받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여러분들이 불의의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말하기도 했다.

농업을 바라보는 생각도 다시 꺼냈다. 이 대통령은 1차 산업을 "비교 우위라고 하는 측면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 생존이 걸린 안보 산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농림축산업인들의 땀과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쌀은 농업의 대표 품목인 만큼, 정부가 가격을 정상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이태용 한국수산업 경영인중앙연합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이태용 한국수산업 경영인중앙연합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스1

소수에게 희생을 요구해 온 관행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대개 큰 이익이 있으면 소수의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목소리 적은 소수집단이라고 해서 고통을 감내해라, 모두를 위해서 희생해라 이렇게 요구해왔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힘 없다, 숫자 적다는 이유로 일방적 손실과 피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남들보다 큰 희생을 치렀다면 그에 맞는 보상을 해야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라고 말했다. 지원 확대 약속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농업상생기금은 1조 원 마련한다고 약속했는데, 지금 보니 3000억 원 남짓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 회복 차원에서 정부가 남은 금액을 마저 다 채워 놓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신뢰가 쌓여야 약속을 믿고 양보를 하든지 아니면 용인을 하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의 반발을 샀던 농지 전수조사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의 본래 뜻과 무관하게 "오해, 또 우려들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대한민국 생존에 꼭 필요한 영역이 타격을 받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CPTPP 뜻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이다. 여러 나라가 하나의 협정 아래에서 무역 규칙을 함께 쓰고 시장을 여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회원국끼리 관세를 없애고 무역과 투자 장벽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뿌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TPP는 2015년 주요 협상이 타결됐고, 2016년 미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서명했다. 하지만 2017년 미국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협정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후 나머지 11개국이 주요 내용을 유지한 채 발효를 추진했고, 그렇게 탄생한 협정이 CPTPP다. CPTPP는 2018년 서명돼 같은 해 12월 발효됐다. 일본이 협정을 살리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현재 회원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영국 등 12개국이다. 영국은 2024년 12월 가입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12개 회원국의 인구는 약 5억9000만 명이다. 또한 회원국들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4.4%, 세계 무역의 17.6%를 차지한다.

가입을 원하는 나라도 많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대만,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필리핀, 아랍에미리트(UAE), 캄보디아, 아르헨티나 등이 가입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코스타리카는 지난 5월 가입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지만, 아직 회원국은 아니다. 우루과이는 2025년 11월 가입 작업부가 설치돼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새 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12개국에 다 개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CPTPP는 일반 FTA보다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참여국 모두가 지켜야 하는 통상 규범을 강하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는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 보장, 국영기업 보조금 금지, 노동권 보장, 지식재산권 보호 등이 이런 규범에 포함된다.

이름이 비슷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는 다른 협정이다. RCEP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2년 발효됐다. 두 협정 모두 역내 교역을 넓힌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참여국 구성과 개방 수준, 세부 규범은 서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