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무죄 파장…“조희대, 국민 믿고 결단하라”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 외친 정치인

작성일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결단 촉구하고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대여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건희 특검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상고 포기를 요구한 데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다시 열라며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시장 관련자들까지 완벽하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특검이 정권의 기소 자판기 노릇을 하다가 법원의 철퇴를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작 기소는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것"이라며 "특검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대법원 상고를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 1심 '시장직 상실형'이 2심서 통째로 뒤집혔다

장 대표가 이처럼 목소리를 높인 배경에는 지난주 나온 항소심 판결이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도 나란히 무죄를 받았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그 비용 3300만원을 김씨가 대신 내도록 한 혐의를 받아왔다. 앞서 지난 7월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여론조사 5건, 2100만원 부분을 유죄로 보고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시장직 상실형'이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재판부는 사건의 직접 증거가 사실상 명씨의 진술뿐인데, 그 진술이 전체적으로 일관되지 않아 믿기 어렵다고 봤다. 오 시장이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는지, 명씨에게 건너간 돈이 여론조사의 대가였는지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명씨 측에 여러 차례 돈을 보낸 사실 자체는 객관적 증거로 명백히 인정된다며, 유죄의 의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도 달았다. 의심은 남지만 형사처벌에 필요한 수준까지 입증되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특검은 1·2심 모두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를 설득하지 못했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결백을 믿고 용기를 준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1심 이후 시장직 상실 위기에 몰렸던 오 시장은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냈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특검이 선고 당일 상고 방침을 밝히면서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여야의 공방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장 대표는 판결 다음 날인 24일에도 SNS를 통해 특검을 '무죄 자판기'라고 비꼬며 상고 포기를 요구한 바 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 "李 재판 재개되면 끌려 내려올 판"…탄핵론에 맞불

장 대표의 화살은 곧바로 여권으로 향했다. 오 시장 무죄 판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사법부의 정치화'라는 반발과 함께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탄핵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은 법리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을 무겁게 새겨야 한다"고 비판했고, 일부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 탄핵 착수와 'AI 판사'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이런 식이면 제삼자 대납이 정치자금법을 우회하는 면죄부가 되고 만다"며 대법원이 항소심 판단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여권인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국정조사로는 부족하다며 법원행정처 폐지와 조 대법원장 탄핵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장 대표는 "법원이 사법부가 살아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잔뜩 겁을 먹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이 대통령 재판이 재개되면 곧장 끌려 내려올 판이니 대법원장 직무를 정지시켜 막아보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장 대표는 여론조사 수치까지 꺼내 들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재판 재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7.5%로, 불필요하다는 응답(38.6%)을 크게 웃돌았다며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재판 재개 찬성이 과반을 훌쩍 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소취소 모임 장관을 앉히든, 대법원장 탄핵을 하든 이미 국민의 법정에서 이재명 정권은 퇴출 선고를 받았다"며 "국민의 명령은 이 대통령 재판 재개"라고 말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은 국민을 믿고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가 언급한 조사는 천지일보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박균택·양부남 하마평에 "이재명 공소취소 로펌"

차기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민주당 박균택·양부남 의원도 공격 대상이 됐다. 장 대표는 "공소취소 모임 소속 박·양 의원을 허겁지겁 법무장관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며 "법무부와 공소청을 이재명 공소취소 로펌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은 정권의 종말을 직감하고 있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두 의원을 겨냥해 "모두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호위무사"라고 직격했다. 그는 박 의원이 이 대통령의 백현동·성남FC·대북송금 사건 등을 변호했고, 양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으로서 사법리스크 대응을 총괄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역대 정권 모두 계파가 있었지만,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라는 하나의 계파가 만들어진 것은 건국 이래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예고한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그는 "정치적 간 보기"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안보 불안, 한미 동맹의 균열, 코스피 폭락 등 국가적 위기가 중첩되는데도 이재명 정권의 관심사는 대통령 재판 취소, 죄 지우기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탄핵의 딜레마 속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겨우 내놓은 꼼수가 국정조사"라며 "지난 정부 때 민주당은 탄핵 소추를 31번 했다. 탄핵이 습관인 정당이니 꼼수를 쓸 바에는 당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탄핵안이 기각되면 민주당 지도부는 총사퇴로 책임지면 된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국정조사와 탄핵 압박, 공소취소 특검법, 법무장관 인선이 결국 "이 대통령의 정치적·사법적 탈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 뉴스1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 뉴스1

■ 김정은 '당일치기' 방중까지 언급…"최대 안보 리스크는 청와대"

장 대표는 이날 사법 문제에 그치지 않고 안보 문제로도 전선을 넓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4일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 없이 당일 귀국한 이례적인 일정이었다.

장 대표는 이를 두고 "북중러는 밀착하는데, 한미 동맹은 해체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뒷문을 열어주면서 유엔의 대북 제재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이를 막기는커녕 앞장서서 제재를 풀어주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입만 열면 자주를 외친다"며 "미국을 쫓아내자는 주사파의 자주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제기한 자신을 고발한 데 대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장 대표는 "공범 이화영이 감옥에 있는데 북한에 돈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냐"며 "진짜 무언가 더 큰 것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대 안보 리스크는 휴전선 너머가 아니라 청와대에 있다"며 "이 대통령의 대북 범죄를 밝히는 것이 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