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과 관련한 가슴 두근거리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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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이어 오스카까지?... “한국 배우 첫 여우주연상 후보 가능”
이창동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돌아온 배우 전도연이 한국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07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이 이번에는 오스카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 현지에서 나왔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23일(현지시각) 전도연의 연기 인생을 조명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매체는 "전도연은 한국 영화의 한 시대를 정의한 배우"라며 “'가능한 사랑'으로 오스카 경쟁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도연이 후보에 오르면 한국 여성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가능한 사랑'에서 전도연은 해고노동자 호석(설경구)의 아내 미옥을 연기했다. 영화는 부유한 독립영화 감독 예지(조여정)가 대규모 파업의 상처를 안고 사는 호석과 옛 동료들을 다큐멘터리로 담으면서 시작된다. 카메라 앞에서 가족의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이 미옥이다. 두 부부를 통해 노동과 불평등 문제를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조인성이 상우 역으로 출연했다. 이 감독은 10여년 전 이 영화의 구상을 처음 떠올렸을 때부터 전도연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미옥을 다른 누군가가 연기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전도연은 장면마다 놀라울 만큼 인간적이고 독특한 선택을 한다"고 평했다. 이어 "그의 연기는 경쾌하고 호기심이 넘친다. 어떤 표정이나 목소리의 억양도 단순하게 읽히지 않는다"며 "가장 기쁜 순간에 가장 가슴 아픈 연기"라고 했다. 전도연은 미옥에 대해 "아주 강한 여자"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할리우드 리포터에 "비영어권 영화의 배우가 오스카 후보에 오르는 것은 여전히 매우 드물고 어려운 일"이라며 "복잡하고 겹겹이 쌓인 감정을 살려낸 전도연의 연기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의 합당한 인정은 한 배우의 성취를 인정하는 일이자 아카데미가 추구하는 변화의 가시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전도연이 한국에서 한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정작 전도연은 오스카 이야기에 담담했다. 전도연은 "그것은 한 번도 내 목표였던 적이 없다"며 "탐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화가 세계 각지에서 상영되는 데 대해서는 "한국에 돌아와 있으니 꿈같다"고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전도연의 이력도 자세히 짚었다.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한 전도연은 광고 모델로 활동을 시작해 드라마 단역을 거쳤다. 첫 장편 영화 '접속'으로 여러 상을 받았지만 업계 일부에서 "영화배우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내 마음의 풍금'에서 이병헌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너는 내 운명'에서는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게 된 다방 종업원을 연기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전도연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작품은 이 감독과 처음 손잡은 '밀양'이다. 전도연은 2007년 제60회 칸영화제에서 '밀양'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칸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생애 첫 국제영화제 참석에서 거둔 성과였다. 전도연은 2010년 '하녀'로 다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2014년에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
하지만 칸 수상이 곧바로 기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도연은 "칸 이후 집에 시나리오가 쌓이고 출연 제안이 쏟아질 거라고 다들 생각했다"며 "실제로는 내 경력에서 제안과 시나리오가 가장 적게 들어온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상이 나를 어떤 의미에서 '어려운 배우'로 만들어 버렸다"며 “'이제 뭘 해야 하지, 이 상의 무게에서 어떻게 벗어나지'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미국 액션 영화 오디션 기회도 있었지만 작은 배역이 대부분이어서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전도연은 이후 '멋진 하루' 등으로 연기 폭을 넓혔다. 2023년에는 10세 연하 정경호와 호흡을 맞춘 드라마 '일타 스캔들'로 흥행에 성공했다. 무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호주 출신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연출한 연극 '벚꽃동산'에 출연해 홍콩, 싱가포르, 미국 뉴욕 파크애비뉴 아모리 무대에 섰다. 사이먼 스톤은 "주인공에는 비범한 배우가 필요하다는 게 분명했다"며 전도연 캐스팅이 "퍼즐을 푸는 열쇠"였다고 말했다.
여러 작품에서 전도연과 함께한 이병헌은 "전도연은 한국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배우"라며 "세상이 왜 이제야 그를 알아보는지 의아할 정도"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전도연을 파트너로 만나 그저 감사했다"고 했다.

'가능한 사랑'은 지난 9월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후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뉴욕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는 이 작품을 내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했다. 이 감독 작품이 한국 출품작으로 뽑힌 것은 '오아시스', '밀양', '버닝'에 이어 네 번째다.
이날 미국 일부 극장에서 개봉한 '가능한 사랑'은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지수 100%를 기록했다. 로튼토마토는 내년 오스카 작품상 후보 예상 목록에 '오디세이', '듄: 파트3'와 함께 '가능한 사랑'을 올렸다.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전도연을, 국제장편영화상 후보로는 '가능한 사랑'을 꼽았다.
LA타임스는 "이 감독이 '가능한 사랑'에서만큼 섬세하고 소설적이며 친근한 인간미를 보여준 적이 없었다"며 "놀라운 연기와 정교한 각본, 빈틈없는 연출로 완성된 걸작이자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평했다. 이어 "최고의 명단은 전도연 같은 배우의 연기를 위해 존재한다"고 썼다.
'가능한 사랑'은 다음 달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