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레드코인, 신청 36곳 중 2곳만 받은 인가로 PayMe 330만 명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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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 레드코인을 PayMe 330만 명 대상으로 단계 도입
10만 곳 이상 가맹점 결제 지원, 연내 모바일뱅킹 앱과 토큰화 MMF로 확장

도심 전망 카페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금화 더미 앞에 앉은 남성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도심 전망 카페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금화 더미 앞에 앉은 남성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HSBC가 첫 스테이블코인 ‘HSBC 레드코인(RedCoin, 티커 RCHKD)’을 홍콩에서 선보였다. 10월 23일(현지시각) 자사 모바일 결제 앱 PayMe를 통해 단계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홍콩달러에 연동된 토큰으로,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인가와 규제를 받는다.

PayMe 이용자 330만 명 이상이 앱 안에서 스테이블코인 지갑을 켤 수 있다. 다만 며칠에 걸친 단계적 도입이어서 첫날부터 모든 이용자가 쓰는 것은 아니다. 지갑 개설 수와 유통량 같은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친구 송금부터 10만 가맹점 결제까지

출시 단계에서 레드코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친구나 가족에게 토큰을 즉시 보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PayMe를 받는 10만 곳 이상의 가맹점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로 결제하는 것이다. 이용자는 앱에서 스테이블코인 지갑을 활성화하면 된다.

PayMe 총괄 로런스 리(Lawrence Li)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서 지갑에 최소 잔고 조건이 없고 계좌를 따로 열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앱을 업데이트한 뒤 지갑을 선택하면 기존 PayMe와 비슷한 화면에서 송금할 수 있다. 리 총괄은 1단계의 최우선 과제를 안정적인 서비스와 고객 신뢰라고 말했다. 유통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HSBC는 출시 기념으로 PayMe 거래 할인과 리워드캐시(RewardCash) 혜택도 내놨다. 레드코인 준비금은 HSBC 디지털자산 수탁(HSBC Digital Assets Custody) 조직이 보관한다. 출시 전에는 직원 약 100명이 참여한 시범 운영을 거쳤고, 토큰 발행(민팅)부터 지갑 활성화와 실제 송금까지 고객 이용 과정 전체를 점검했다.

책상 위 두꺼운 서류 묶음의 종이를 넘기는 손과 휴대전화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책상 위 두꺼운 서류 묶음의 종이를 넘기는 손과 휴대전화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HKMA 인가는 36곳 중 2곳…담보와 상환 구조

HKMA는 4월 10일 HSBC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FRS02)를 내줬다. 같은 날 공개 등록부에는 스탠다드차타드가 주도하는 합작사 앵커포인트 파이낸셜이 FRS01로 올랐다. HKMA는 당초 36곳이던 신청자 가운데 두 곳만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홍콩은 2025년 8월 1일 스테이블코인 조례 체제를 도입했다. 법정화폐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관할 안에서 인가를 받아야 한다. HSBC는 레드코인이 이 조례가 요구하는 금융범죄 통제 기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HSBC에 따르면 레드코인 1개는 홍콩달러 1홍콩달러로 1대 1 상환이 가능하다. 코인데스크를 인용한 보도에서는 이 토큰이 별도 계좌에 보관된 고품질 유동자산으로 전액 뒷받침된다고 전했다. 다만 상환 조건이 명시됐다고 해서 시장 유동성이 끊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니다. 규제 당국은 인가 발행사에 준비금 관리와 상환, 기술 위험 대응을 요구한다.

앵커포인트도 8월부터 자사 토큰 HKDAP를 제한적으로 선보였다. 이 토큰은 기관 결제와 청산을 겨냥한다. HSBC가 일반 소비자 접점인 PayMe를 먼저 택한 것과 대비된다. HKMA는 4월 인가 당시 라이선스 발행사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는 사기성 토큰을 경고했고, HSBC는 연관성을 부인했다. 당국은 소비자에게 공인된 경로를 이용하고 공개 등록부에서 발행사를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연내 모바일뱅킹 앱에도 탑재…토큰화 MMF 구독

HSBC는 올해 안에 레드코인 지갑을 홍콩 모바일뱅킹 앱에도 넣을 계획이다. 그 뒤 고객은 레드코인으로 토큰화 투자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는 HSBC 홍콩달러 머니마켓펀드의 신규 클래스가 포함된다.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SCMP에 따르면 구독은 100홍콩달러(약 1만 6,900원, 1홍콩달러 169원 기준·12.75달러)부터 가능하고 결제는 즉시 이뤄진다. HSBC 디지털자산·통화 담당 상무 존 오닐(John O’Neill)은 전통적인 투자 결제에는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도매 기업·기관 영역으로도 상품을 곧 넓히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강한 관심도 예상한다고 했다.

홍콩 최고경영자 매기 응은 자산과 정보가 상시 가동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디지털 네트워크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은행의 신뢰와 보안을 바탕으로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실용적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레드코인은 HSBC의 기존 홍콩 디지털자산 상품군에 합류했다. 기관투자자용 디지털 채권 ‘HSBC 오리온’, 개인 고객용 ‘HSBC 골드 토큰’, 도매 결제용 ‘HSBC 토큰화 예금 서비스’가 이미 있다. 은행은 오리온이 2023년 이후 83억 달러 넘는 디지털 채권 발행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골드 토큰은 올해 8월까지 거래 39만 건, 25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레드코인의 실적이 아니다.

핀테크 매체 핌츠는 10월 1일 HSBC의 토큰화 예금 서비스를 다뤘다. 참여 기업 고객이 예금을 디지털 토큰으로 바꿔 블록체인 지갑 사이에서 24시간 실시간으로 옮길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토큰은 상업은행 예금의 디지털 기록일 뿐 별도의 암호화폐 자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8월에는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가 스위프트의 블록체인 기반 원장에서 첫 은행 간 거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설문이 보여준 과제…관건은 지갑 활성화

HSBC는 6월 홍콩 고객 1,060명(18~64세)을 설문했고 9월 결과를 내놨다. 응답자의 74%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사례를 하나 이상 알고 있었다. 이 가운데 57%는 디지털자산 거래와 토큰화 투자를, 53%는 개인 간 송금을, 52%는 가맹점 결제를 꼽았다.

걸림돌도 드러났다. 62%는 더 명확한 규제를, 53%는 사기 방지를, 51%는 현금 전환 편의를 원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정부가 발행한 것으로 잘못 아는 응답자는 26%였고 10%는 이자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HSBC는 사기와 상환 방식에 초점을 맞춘 소비자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설문은 응답자의 태도를 보여줄 뿐 실제 지갑 활성화 규모를 예측하지는 못한다.

HSBC가 별도로 인용한 자체 조사에서는 기존 앱을 통한 쉬운 접근과 빠른 결제가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이끄는 가장 강한 요인으로 꼽혔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53%는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도시의 경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답했다. FDUSD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퍼스트 디지털의 빈센트 척 최고경영자는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미 쓰는 앱에 스테이블코인을 넣으면 별도 지갑이나 거래소 계정이 필요 없어진다고 말했다. 자주 접하면 시간이 갈수록 친숙함과 신뢰가 쌓인다는 설명이다.

HSBC는 PayMe라는 유통망을 확보했지만 출시일의 도달 범위만으로 지속적인 수요가 입증되지는 않는다. 지갑 활성화 수와 상환 접근성, 실제 결제 규모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