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비트메인·캐넌 등 15곳과 채굴 장비 ‘공통 언어’ 만든다…AI 채굴 자동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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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 MDK에 채굴 운영사·ASIC 제조사·채굴풀 15곳이 연동을 약속했다
AI 에이전트가 장비를 관리할 공통 계층으로, 1.0은 연말 목표다

냉각팬이 달린 채굴 장비와 회로 기판, 모니터가 놓인 작업 공간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냉각팬이 달린 채굴 장비와 회로 기판, 모니터가 놓인 작업 공간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비트코인 채굴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채굴 개발 키트(Mining Development Kit·MDK)’에 업계 15곳의 지지를 확보했다. 테더는 10월 24일(현지시각) 채굴 운영사와 ASIC(채굴 전용 장비) 제조사, 채굴풀(여러 채굴자가 연산력을 모아 보상을 나누는 조직)이 MDK 연동을 함께 만들고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여사들은 각자의 하드웨어와 풀, 시스템을 MDK에 연결하는 모듈을 직접 개발·관리한다. 제조사나 플랫폼마다 별도 연동 작업을 하지 않아도 여러 채굴 환경에서 돌아가는 앱과 자율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비트메인·캐넌 등 15곳 참여…장비·풀·운영사 망라

크립토 브리핑(Crypto Briefing)에 따르면 초기 참여사에는 비트디어(Bitdeer), 비트메인(BITMAIN), 캐넌(Canaan), 마이크로BT(MicroBT), 파운드리 디지털, 럭소 테크놀로지, F2Pool, OCEAN 등이 들어 있다. 블루밍비트는 이 가운데 비트메인·비트디어·캐넌·마이크로BT를 주요 채굴 하드웨어 제조사로, 파운드리 디지털·F2Pool·럭소를 채굴풀 운영사로 분류했다. 테더가 공개한 전체 15곳 명단은 알파벳순으로 별도 제시됐다.

테더는 약속을 ‘초기 15건’으로 규정했다. 더 넓은 생태계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MDK는 제조사와 채굴풀, 운영사, 개발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업계가 공통 기반 위에 쌓아 갈수록 워커와 애플리케이션, 도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테더는 밝혔다.

테더는 자사를 AI와 통신, 에너지, 금융 인프라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파편화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회사로 소개했다. MDK는 그 접근법을 채굴 산업에 적용한 사례라는 것이다.

채굴 장비 후면에 여러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자의 손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채굴 장비 후면에 여러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자의 손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수천 대 장비가 제각각…채굴 현장의 ‘통역’ 문제

테더가 짚은 문제는 이렇다. 대형 채굴 현장에는 서로 다른 제조사의 기계 수천 대가 있다. 이 기계들은 각기 다른 채굴풀에 연결돼 있고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로 관리된다. 대부분 처음부터 함께 돌아가도록 설계되지 않아서 운영자는 시스템을 따로따로 관리해야 한다. 개발자도 제조사마다 같은 연동 작업을 되풀이한다.

규모가 커질수록 부담은 더 무거워진다. 새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들일 때마다 맞춤 연동이 하나 더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벤더용으로 만든 도구를 나머지 장비에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운영자가 자동화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는 이유다.

AI를 도입하려는 흐름에서는 이 한계가 더 두드러진다. 테더는 AI 에이전트가 장비를 감시하고 문제를 찾아내며 성능을 최적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조치까지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프라마다 소통 방식이 다르면 수천 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자율 시스템이 물리적 인프라를 대규모로 운영하려면 인프라 자체가 공통된 방식으로 이해되고 제어돼야 한다는 논리다.

MDK 워커 구조: 기술은 그대로 두고 인터페이스만 통일

핵심 장치는 ‘MDK 워커’다. 참여 기업은 자사 하드웨어나 채굴풀, 시스템을 MDK에 연결하는 번역 계층을 직접 만들고 관리한다. 워커는 기업이 이미 갖고 있는 인터페이스를 MDK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로 바꿔 준다.

기업이 기존 기술을 교체하거나 시스템 통제권을 넘길 필요는 없다. 공개할 기능을 스스로 골라 같은 개방형 인터페이스로 노출하면 된다. 테더는 이 점이 모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제조사와 채굴풀이 똑같이 움직이게 만들려는 시도가 아니고 서로 다른 시스템이 연동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워커가 갖춰지면 개발자는 제조사와 풀마다 따로 만들지 않고 MDK를 기준으로 앱이나 모니터링 시스템,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다. 워커를 유지하는 기업이 늘수록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작동하는 범위도 넓어진다. 테더는 결과적으로 자동화와 개발이 쉬워지고 특정 벤더 의존도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QVAC 채굴 에이전트 시연…1.0 정식판은 연말 목표

테더의 QVAC 채굴 에이전트는 이미 MDK 위에서 직접 가동 중이다. 시스템마다 새 연동을 요구하지 않고 공통 계층을 통해 채굴 인프라와 상호작용하는 AI 애플리케이션의 초기 사례라는 것이 테더의 설명이다. 블루밍비트는 테더가 MDK로 AI 에이전트가 채굴 장비를 실시간 감시하고 문제를 탐지해 성능을 최적화하는 구상을 넓히려 한다고 전했다.

최고경영자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소프트웨어가 물리적 인프라를 단순히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점점 더 직접 운영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계마다 쓰는 언어가 다르면 대규모로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채굴은 이 문제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는 MDK가 기업이 자기 기술의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개발자와 자율 시스템이 쓸 공통 기반을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일정도 나왔다. MDK는 10월 23~24일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리는 플랜 ₿ 포럼(Plan ₿ Forum)에서 버전 0.11에 도달한다. 첫 안정판인 1.0은 2026년 말까지 내놓는 것이 목표다. 테더는 개발자가 1.0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MDK는 이미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어 제조사와 채굴풀, 운영자, 개발자가 저장소와 문서를 통해 연동 테스트와 워커 제작,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