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서브에이전트 대신 스킬 쓴 단일 에이전트가 한 비교에서 약 2배 빨랐다

작성일

문자로 일을 맡기는 AI 에이전트가 늘고 Instinct는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평가받았다.
앤트로픽은 서브에이전트보다 스킬 기반 단일 에이전트를 권고했다.

창가 옆 밝은 거실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을 살펴보는 여성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창가 옆 밝은 거실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을 살펴보는 여성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앱을 하나 더 내려받는 대신 친구에게 보내듯 문자를 보내 일을 맡기는 AI 에이전트가 늘고 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문자 메시지 안에 사는 에이전트들을 정리했다. 일정 관리와 여행 조사, 식당 예약, 온라인 쇼핑은 물론 며칠 뒤 알려 달라는 부탁까지 대신 처리하는 서비스들이다.

같은 시기 앤트로픽은 에이전트를 만드는 쪽에 새로운 설계 지침을 내놨다. 전문 서브에이전트(하위 에이전트) 여러 개를 두기보다 필요할 때 ‘스킬’을 불러 쓰는 단일 에이전트가 더 낫다는 내용이다. 일상 업무 시간을 줄여주는 AI를 어떻게 쓰고 어떻게 만드는지, 두 소식을 함께 보면 흐름이 읽힌다.

앱 대신 문자로 부른다…에이전트가 사는 곳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이런 에이전트는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듯 쓰면 된다. 필요한 것을 문자로 적어 보내면 맥락을 기억하고 사용자가 이미 쓰는 앱·서비스와 연결해 작업을 끝낸다. 약속 잡기, 캘린더 정리, 여행 조사, 이메일 발송, 식당 예약, 온라인 쇼핑이 대표적이다. 며칠 뒤에 알려 달라는 일정도 맡길 수 있다.

현재 가장 화제가 된 곳은 Instinct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25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 9월에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1달러 1,325원 기준)를 추가로 조달했고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약 13조 원)로 뛰었다.

Instinct는 질문에 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에이전트를 표방한다. 문자나 음성으로 말을 걸 수 있고 이메일·캘린더·구글 워크스페이스 같은 서비스와 연결한다. 회사는 초기 이용자들이 여행 계획, 식료품 구매, 티켓 예매, 구독 해지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는 에이전트마다 전용 이메일 주소도 준다.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계정을 만들고 관리하더라도 개인 받은편지함이 어지러워지지 않게 하려는 장치다.

나무 식탁에서 휴대전화를 조작하며 수첩 옆에 앉아 있는 여성 — AI 자료 이미지
나무 식탁에서 휴대전화를 조작하며 수첩 옆에 앉아 있는 여성 — AI 자료 이미지

개인·가족·업무용까지…서비스마다 다른 얻는 법

Instinct 외에도 경쟁자가 많다. 먼저 Ask Proxy는 회사 웹사이트에서 스스로 ‘여성처럼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요청하기 전에 필요를 먼저 예측하겠다는 뜻이다. 선물 아이디어나 행사 준비, 주말 나들이 추천을 문자로 물을 수 있고 빈 식탁 사진을 보내 파티 장식 방법을 묻는 것도 가능하다. 잊을 만한 일이 보이면 먼저 연락하는 선제형 서비스다.

Ask Proxy 개인용은 하루 1달러다. 업무용 버전은 개인 데이터를 회사 시스템 밖에 둔 채 직원이 더 빨리 업무에 복귀하도록 돕는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요금은 대기업 기준 직원 1인당 월 15달러부터이고 직원 49명 미만 소규모 팀은 월 23달러부터다. 문자(SMS)로 이용한다.

Caddy는 휴대전화 곳곳에 흩어진 정보를 실행 가능한 일로 바꿔 준다. 아이폰에서는 아이메시지(iMessage), 안드로이드에서는 RCS에서 작동해 별도 앱이나 받은편지함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이메일 속 약속이나 친구가 보낸 장 볼 목록을 캘린더와 대화에서 찾아내 일정 추가, 알림 설정, 후속 조치 추적, 조사까지 맡는다. 2026년 4월부터 공개 베타로 제공 중이다.

Comma는 업무와 일상을 모두 다루는 에이전트다. 작업을 끝까지 수행하면서 스스로 결과를 점검하고 끝났는지 판단한다. 결정이나 승인이 필요할 때만 완료된 작업을 검토용으로 올린다. 브라우저·컴퓨터·파일을 넘나들고 시그널(Signal)·텔레그램·위챗 같은 메신저로 원격 접속할 수 있다. 일일 브리핑과 긴급 사안 표시, 녹음된 통화 요약도 지원한다. 무료로 시작할 수 있고 오픈소스다.

가족 비서와 클라우드 PC형 에이전트

Fambot은 가족을 위한 AI ‘비서실장’을 내세운다. 학교 소식, 스포츠 활동, 식단 계획, 캘린더를 하나의 계획으로 묶어 준다. 매일 밤 다음 날 일정과 할 일, 교복이나 준비물 같은 세부 사항을 요약해 문자로 보낸다. 부모는 그 문자에 답장해 질문하거나 캘린더를 고칠 수 있다.

iOS·안드로이드·웹 앱과 문자 모두에서 쓸 수 있다. 지메일, 구글 캘린더, 아웃룩, 왓츠앱과 연동하고 애플 캘린더는 향후 지원 예정이다. 2026년 9월 초 베타를 시작했고 프리시드 투자로 350만 달러를 유치했다. 베타 기간에는 무료이며 정식 서비스 후에는 넷플릭스 구독료 수준을 받을 계획이다.

Folk는 아이메시지·왓츠앱·텔레그램으로 접속하는 AI 비서다. 개인 맥락을 기억하고 알림 관리, 주제 조사, 항공편 추적, 이메일 처리, 식당 예약까지 한다. 차별점은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돌아간다는 것이다. 코드를 실행하고 여러 단계로 된 작업을 수행하며 대화 응답에 그치지 않는다. 2026년 5월 베타로 시작했고 무료로 쓸 수 있다. 백그라운드에서 작업을 무제한으로 돌리려면 월 8.33달러 프로 구독이 필요하다.

앤트로픽 “에이전트는 하나로, 전문성은 스킬로”

에이전트를 만드는 기업에는 다른 메시지가 나왔다. The Decoder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필요할 때 맥락을 불러오는 단일 주 에이전트가 전문 서브에이전트 여러 개보다 품질·비용·지연 시간에서 나은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기업들에 서브에이전트를 통합할 수 있는지 평가해 보라고 권고했다. 한 비교에서는 단일 에이전트 구조가 다중 에이전트 구조보다 약 2배 빨랐다.

근거는 여러 기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다. 앤트로픽 응용 AI 팀은 이른바 스킬을 쓰는 단일 에이전트가 하나의 거대한 프롬프트 설계나 서브에이전트 구조보다 품질이 좋은 경우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한 기업은 고객 응대 에이전트 안에 전문 서브에이전트를 열두 개 두었다. 그 결과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지연 시간이 길어 사용성도 떨어졌다.

앤트로픽은 오푸스 4.5부터 오푸스 5.5, 페이블 5.1까지 최신 모델이 복잡한 계획을 한 번의 루프(반복 처리) 안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의도 파악, 고정 처리 파이프라인, 사용자 세분화, 추천 분기, 위에 앉은 오케스트레이터(조율 담당) 같은 구조의 상당 부분을 모델이 스스로 해낸다는 것이다. 클로드 코드 시스템 프롬프트는 최신 모델용으로 80% 넘게 줄였다. 스킬과 도구가 필요할 때만 로딩되기 때문이다.

스킬이 부풀지 않게…남은 조건과 주의점

앤트로픽은 조직도를 그대로 닮아 에이전트가 늘어나는 현상을 에이전트판 ‘콘웨이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팀마다 서브에이전트를 만들다 보면 표준 없는 에이전트가 수백 개 쌓인다. 팀마다 규칙을 덧붙이다 서로 모순되는 시스템 프롬프트가 되는 ‘프랑켄프롬프트’(Frankenprompt)도 문제다. 앤트로픽은 깔끔한 시스템 프롬프트와 간결한 데이터 도구 4~5개, 고정된 출력 가드레일이 상당수 사례를 감당한다고 설명했다.

권고안은 워크플로를 스킬로 묶고 도구 검색으로 필요할 때 불러오라는 것이다. 시스템 프롬프트와 전체 품질은 소규모 중앙 팀이 맡는다. 모델의 도구 선택 능력은 도구 정의가 30~50개를 넘으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각 팀의 지정 담당자가 스킬 라이브러리를 관리해 비대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이나 제품 사양, 지표 정의 같은 참고 자료는 검색 도구로 필요할 때만 조회하는 지식 베이스에 두거나 스킬 안의 참고 파일로 넣으라고 했다. 코드로 맥락을 가져와 프롬프트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은 권하지 않았다.

서브에이전트가 여전히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단일 에이전트의 컨텍스트 창(한 번에 다루는 입력 범위)에서 성능 저하가 측정될 때, 별도 컨텍스트로 여러 작업을 병렬 처리해야 할 때, 도구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때다. 앤트로픽은 무작정 합치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고객 지원 에이전트 테스트에서 서브에이전트를 합치자 지연 시간은 줄었지만 잘 되던 업무 절차가 깨졌다. 주 에이전트가 적절한 전문가에게 묻지 않고 혼자 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계별 이전을 돕는 마이그레이션 키트는 깃허브에 공개됐다.

외부 연구도 같은 방향이다. 밸스(Vals)의 연구에서 에이전트 팀은 단일 에이전트보다 빠를 수는 있어도 품질이 높지는 않았다. 에이전트를 10개에서 30개나 100개로 늘려도 품질은 그대로였고 비용만 크게 올랐다. 오픈AI 개발자 에릭 프로벤처는 에이전트 군집이 ‘거의 확실히’ 돈 낭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