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깨운 짙은 유혹… 우산 속 함평 국화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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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한민국 국향대전, 우천 속에서도 관광객 인산인해… 이색적인 우중(雨中) 축제로 빛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하늘에서 흩뿌리는 가을비는 결코 불청객이 아니었다. 오히려 대지를 촉촉하게 적신 빗물은 수천만 송이 국화가 품고 있던 은밀하고 짙은 향기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최고의 특수효과가 되었다.
◆ 비 내리는 엑스포공원, 후각을 마비시킨 짙은 꽃내음
주말을 맞이한 24일, 함평 엑스포공원 일대에는 아침부터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렸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축제 특성상 관광객이 줄어들 법도 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 덕분에 국화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향기가 행사장 전역으로 평소보다 훨씬 짙게 퍼져나갔다.

◆ 알록달록 우산의 물결, 한 폭의 수채화가 된 축제장

관람객들은 비에 젖어 더욱 선명해진 꽃잎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연인들은 하나의 우산을 나눠 쓰고 꽃길을 걸으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우중(雨中) 데이트의 낭만을 즐겼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얼굴에도 빗방울을 머금은 꽃처럼 환한 웃음이 피어났다.
◆ 시 낭송부터 서커스까지… 쉴 틈 없는 오감 만족 축제


◆ 비 오는 가을 저녁, '잊혀진 계절'이 울려 퍼진 감동
시간이 흘러 비 내리는 가을 저녁의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 오후 4시 30분, 구음합창단이 꾸미는 ‘국향가을음악회’가 주무대에서 열리며 본격적인 감성 무대의 막을 올렸다. 그리고 오후 5시 30분, 이날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졌다.
가을을 대표하는 영원한 명곡 ‘잊혀진 계절’의 주인공, 초대가수 이용이 무대에 오르자 우산을 든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차가운 가을비가 뺨을 스치는 가운데,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애절한 가사와 그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축제장에 모인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국화 향기와 빗소리, 그리고 추억의 멜로디가 완벽하게 삼위일체를 이룬 2026 대한민국 국향대전의 이 날 하루는, 궂은 날씨가 오히려 신의 한 수가 되어 관광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가장 낭만적인 가을의 한 페이지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