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애플뮤직 404 페이지에 1세대 아이팟 숨겼다…휠 돌려 실제 음악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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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뮤직 404 페이지에 작동하는 1세대 아이팟 이스터에그 등장
스크롤 휠·설정 메뉴·숨은 게임 브릭까지 재현, 출시 25주년 기념

나무 책상 위에 세워진 흰색 아이팟과 포개진 기기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나무 책상 위에 세워진 흰색 아이팟과 포개진 기기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애플이 애플뮤직 웹사이트의 오류 페이지(404)에 1세대 아이팟을 그대로 재현한 이스터에그(숨겨진 깜짝 기능)를 심었다. 브라우저에서 스크롤 휠을 돌리고 버튼을 눌러 실제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아이팟 출시 25주년을 맞아 나온 깜짝 선물이다. 앞서 새 브랜드 정체성을 공개한 애플뮤직이 이번에는 과거의 상징을 꺼내 들었다.

존재하지 않는 주소를 입력하면 아이팟이 나타난다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이 가상 아이팟은 금요일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게 처음 발견됐다. 애플뮤직에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라면 어디서든 나타난다. 애플뮤직 주소 뒤에 아무 알파벳이나 붙여 넣으면 된다. 기즈모도(Gizmodo)는 10월 23일(현지시각)자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함께 소개했다. 이 게시물은 애플뮤직 404 페이지에 완전히 작동하는 1세대 아이팟 에뮬레이터가 있다고 전했다.

조작은 마우스와 트랙패드, 터치스크린으로 한다. 테크레이더(TechRadar)는 이를 완전히 작동하는 아이팟이라고 소개했다. 필자는 라이브러리가 방대해 모든 곡을 시험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무작위로 고른 곡은 모두 제대로 재생됐다. 다만 전곡이 아니라 1분을 조금 넘는 분량만 흘러나왔다고 한다.

수록곡도 눈에 띈다. 더 버지는 콜드플레이(Coldplay)의 ‘Viva La Vida’, 고릴라즈(Gorillaz)의 ‘Feel Good Inc.’ 같은 곡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기즈모도는 여기에 섬 41과 에일리언 앤트 팜까지 들어 있다며 향수를 겨냥한 구성이라고 짚었다.

손가락으로 흰색 아이팟의 클릭 휠을 누르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손가락으로 흰색 아이팟의 클릭 휠을 누르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스크롤 휠부터 설정 메뉴, 숨은 게임까지

노트북체크는 이 복제품이 원조 아이팟의 스크롤 휠과 단색 디스플레이, 메뉴 구조를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메뉴는 플레이리스트와 아티스트, 노래, 설정으로 구성된다. 데스크톱에서는 키보드 방향키와 엔터키로도 탐색할 수 있다. 클릭 휠 이전 세대 모델이라 휠을 돌려 항목을 넘기는 방식이다.

설정 메뉴에는 셔플과 반복, 백라이트 타이머, 클릭음 켜고 끄기, 모든 설정 초기화가 들어 있다. 볼륨 조절과 버튼 조작도 가능하다. 사소해 보이지만 당시 기기에서 쓰던 기능을 빠짐없이 옮겨 놓은 셈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정보’ 화면에 숨은 게임 브릭이다. 블록 깨기 스타일의 이 게임은 원래 아이팟에 이스터에그로 들어 있었다. 2001년 실제 기기에서는 정보 화면에서 가운데 버튼을 길게 누르면 실행됐다. 웹 버전에서도 같은 방식이되 버튼을 5초간 눌러야 한다.

1,000곡 약속에서 1억 곡 스트리밍까지

씨넷에 따르면 아이팟은 2001년 10월 23일 공개됐고 같은 해 11월 10일에 출시됐다. 시작 가격은 400달러(약 53만 원, 1달러 1,325원 기준)였다. 흰색 플라스틱 본체 안에 작은 하드디스크를 넣어 1,000곡에서 2,000곡을 저장할 수 있었다. 당시로서는 신에 가까운 용량으로 여겨졌다. 번들로 들어 있던 흰색 이어버드도 한 시대의 상징이 됐다.

아이팟 개발의 주역으로 꼽히는 토니 파델은 이번 주 링크트인에 기념 글을 올렸다. 씨넷이 소개한 글에서 그는 “승인에서 출하까지 8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끝없이 다듬을 시간은 없었다며 결정을 내리고 경험을 믿고 하나의 분명한 약속에 집중해야 했다고 썼다. 그 약속은 “주머니 속 1,000곡”이었다.

테크레이더는 지금과 비교해 이 한도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인다고 짚었다. 애플뮤직은 1억 곡에 즉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이팟 3세대와 4세대부터 나노, 셔플, 미니, 비디오, 클래식까지 거의 모든 모델을 써 봤다고 밝혔다. 아이폰 듀오의 화면이 아이팟에 어울릴 것 같다며 뮤직 앱에 가상 아이팟으로 라이브러리를 탐색하는 숨은 옵션이 생기기를 바란다고도 썼다.

중고 아이팟 값 뛰고 전용 플레이어 다시 인기

이 이스터에그는 단순한 기념 이벤트 이상으로 읽힌다. 유선 이어폰과 CD 같은 2000년대 초 기술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중고 전자제품 업체 백마켓은 AP통신에 중고 아이팟 판매가 2024년 이후 48% 늘었다고 밝혔다. 이런 관심은 스노스카이와 하이비 같은 비애플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수요로도 번지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아이팟과 MP3 플레이어가 ‘마찰 극대화’라는 흐름 속에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스포티파이를 듣는 대신 음악 전용 기기를 따로 들고 다니려는 젊은 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진입 비용은 만만치 않다. 작동하는 아이팟은 이베이에서 수백 달러에 거래된다. 한 번도 개봉하지 않은 제품은 2만 5,000달러에서 6만 달러 수준이다.

대안도 있다. 폐기된 기기의 껍데기에 새 메인보드를 넣는 방식이 있다. 크라우드 서플라이 프로젝트는 영상으로 이 방식을 예고했지만 아직 출시 전이다. 포시 오디오의 DAP 네오는 80달러(약 10만 6,000원)다. 씨넷의 2026년 최고 MP3 플레이어 목록에는 샨링 M0s와 안드로이드 기반 하이비 R4가 올랐다. 하드웨어 없이도 아이폰 앱 레트로팟과 마이 클래식(My Classic – Retro Console), 안드로이드 앱 클래시팟으로 옛 감성을 즐길 수 있다.

애플이 아이팟을 되살릴 조짐은 아직 없다. 애플이 실질적인 신호를 준 적이 없으며 아이팟이 공식 단종된 것도 2022년이 되어서였다. 이 이스터에그가 관심을 끌어올리려는 시도이거나 시장 반응을 떠보는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은 기즈모도 필자의 추측이다. 필자는 블루투스와 USB-C, 확장 저장공간을 갖춘 아이팟을 바란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