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했는데…마지막까지 1위 차지한 쇼트트랙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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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마지막 시즌 강한 출발 3종목 모두 조 1위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8·성남시청)이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시즌의 첫 국제대회부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자 500m와 1000m, 1500m에서 모두 조 1위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최민정은 24일(한국 시각)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6~202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차 대회 첫날 경기에 나섰다. 이날 출전한 세 종목에서 모두 조 1위를 차지했다. 단거리부터 주 종목까지 고른 경기력을 보이며 메달 경쟁을 앞두고 기대감을 높였다.
첫 출발은 여자 500m 2차 예선이었다. 5조에 배정된 최민정은 43초613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4초419를 기록한 이탈리아의 마르게리타 베티를 제치고 조 1위에 올랐다. 단거리 종목은 스타트와 초반 자리싸움이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선부터 안정적으로 선두를 차지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여자 1000m 2차 예선에서도 최민정의 질주는 이어졌다. 4조에서 1분30초820을 기록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어 주 종목인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도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3조에서 중국의 장자닝과 맞붙은 최민정은 2분36초097로 1위를 차지했다. 장자닝의 기록은 2분36초174였다. 세 종목에서 모두 조 1위를 확보한 최민정은 25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경쟁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는 최민정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지난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마친 뒤 2026~2027시즌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주요 국제무대에서 오랜 기간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어온 만큼, 이번 시즌은 국가대표 최민정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될 전망이다.
최민정은 올해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성과를 냈다.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개인전 1500m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선 평창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메달을 수확한 그는 세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를 기록했다. 한국 동계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쌓아온 성적은 마지막 국가대표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른 한국 선수들의 성적은 종목별로 엇갈렸다. 여자 500m에서는 최민정을 제외한 한국 선수들이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김길리(성남시청)는 7조에서 4위에 머물렀고, 최지현(전북도청)도 3조 3위로 탈락했다. 김민지(한국체대)는 1조 경기에서 페널티를 받았다. 반면 여자 1000m에서는 김길리와 심석희(서울시청)가 각각 7조와 8조에서 2위를 기록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여자 1500m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김길리와 김민지, 심석희가 준준결승 1조에서 나란히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했다. 세 선수 모두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해당 종목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최민정이 세 종목에서 모두 조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대표팀 동료들도 각자의 종목에서 다음 단계로 향했다.
남자부에서는 임종언(고양시청)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남자 500m 2차 예선 1조에서 40초702를 기록해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를 제치고 조 1위에 올랐다. 이정민(성남시청)도 7조에서 2위를 기록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반면 배서찬(고양시청)은 4조 4위, 김태성(화성시청)은 8조 5위에 머물러 500m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남자 1000m에서는 임종언이 1조 1위로 다음 라운드에 올랐고, 배서찬도 7조 3위로 통과했다. 이 종목은 각 조 1위와 2위에 더해 조 3위 선수 가운데 기록이 빠른 두 명에게도 다음 라운드 진출권이 주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태성은 8조에서 3위를 기록했지만 예선을 넘지 못했다.
남자 1500m 준준결승에서는 임종언이 4조에서 2분27초754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조의 신동민(화성시청)도 2위에 올라 함께 준결승에 진출했다. 배서찬은 3조에서 2위, 이정민은 1조에서 2위를 기록하며 다음 라운드에 합류했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종목마다 다른 선수들이 진출권을 확보하며 대표팀의 전력을 뒷받침했다.

단체전에서도 한국은 순항했다. 남자 5000m 계주 준준결승에 나선 신동민, 이정민, 김태성, 이규호(한국체대)는 7분20초151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7분22초165를 기록한 영국을 앞서며 조 1위를 차지했다.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승에서는 임종언, 배서찬, 심석희, 김민지가 호흡을 맞췄다. 한국은 2조에서 2분41초741을 기록해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2026~2027시즌 쇼트트랙 월드투어는 밴쿠버 대회를 시작으로 캐나다 몬트리올과 서울, 중국 상하이·베이징, 폴란드 그단스크, 네덜란드 틸뷔르흐에서 이어진다. 총 7차례 월드투어를 치른 뒤에는 내년 3월 서울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한국 대표팀은 월드투어에서 개인전과 계주 성적을 쌓으며 시즌 종합 우승을 의미하는 크리스털 글로브에도 도전한다. 최민정에게는 마지막 국가대표 시즌의 성적뿐 아니라 국내 팬들 앞에서 치를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중요한 일정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