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몰랐다... 한국인 양치 습관, 저 멀리 미국서도 화제 모으는 이유
작성일
미국인 눈에는 낯설다는 '공중화장실서 양치' '식후 양치'
점심을 먹고 칫솔을 챙겨 화장실로 향하는 한국 직장인의 일상이 미국에서는 낯선 풍경이라는 글이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왔다. 한국 생활 정보를 나누는 레딧 게시판 '리빙 인 코리아'에 최근 '미국으로 이사한 뒤 알게 된 문화 차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미국에 가 보고 나서야 점심을 먹고 화장실에서 양치하는 게 문화 차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직장이나 학교에 칫솔을 가져가 점심 직후 이를 닦는 게 꽤 흔하다. 솔직히 그게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적어도 내가 가 본 곳에서는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여러분은 점심을 먹고 양치하나, 아니면 집에 갈 때까지 기다리나"라고 물었다.
미국인 이용자들은 하루 두 번 양치하는 게 기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이용자는 "우리 대부분은 아침을 먹고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이를 닦는다. 데이트하러 가는 게 아니라면 낮에 양치하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고 적었다. 미국 5개 주에서 일했다는 이용자는 "코리아타운에 있는 은행에서 일할 때 말고는 직장에서 이를 닦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30년 넘게 은행, 로펌, 관공서 등을 거쳤다는 이용자는 "직장에서 양치하는 사람은 통틀어 1명 본 것 같다"고 했다.
공중화장실 위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컸다. 한 이용자는 "공중화장실에서 이를 닦는 건 늘 지저분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다른 이용자는 칸막이 위아래가 뚫린 미국 공중화장실 구조를 언급하며 "낯선 사람의 배설물 입자를 칫솔에 묻히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즉석에서 노래 가사를 지어 올린 이용자도 있었다. "직장에서 대체 왜 이를 닦아? 화장실은 XXX 천지인데 그걸 이에 문질렀네. 오후 3시에 누구랑 키스라도 할 것처럼"이란 가사였다.

과학자라고 밝힌 이용자는 "양치로 얻는 위생상 이점이 공기 중 배설물 입자의 위험보다 크다. 그 논리라면 양치를 하든 안 하든 화장실에 있는 것만으로 그 입자를 들이마시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이용자는 "집 화장실에도 똑같은 입자가 있다. 오히려 칫솔과 더 가깝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한 이용자는 "집 안 카펫, 소파, 침대 위까지 더러운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들한테 왜 점심 먹고 양치 안 하냐고 묻는 거냐"며 "하루 종일 똥 밟은 신발을 신은 채 소파나 침대에 올라가는 친구들이 더 걱정된다"고 받아쳤다.
한국인 이용자들은 이 습관이 어디서 왔는지 설명했다. 서양에서 17년을 살다 귀국했다는 한 한국인은 "어릴 때부터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동안 이를 닦는 3·3·3 법칙을 철저히 교육받았다"며 "학교에서부터 다 같이 화장실에서 양치하다 보니 직장, 군대에서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결국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그는 "최악은 한국행 비행기에서 저녁 식사 뒤 소변을 보려고 기다릴 때였다. 화장실 앞에 20명이 줄을 섰는데 다들 이를 닦으려는 사람들이었다"고 털어놨다. 다른 한국인 이용자는 "한국인은 이를 안 닦는 게 더 더럽다고 생각한다. 껌을 씹어도 입냄새는 난다. 다들 말을 안 해 줄 뿐"이라고 했다.
한국 생활을 겪어 본 이용자들의 체험담도 줄을 이었다. 한국인 직원이 많은 건물에서 일한다는 이용자는 "점심시간이 지나면 여자 화장실 세면대 4개가 전부 찬다. 세면대를 기다리는 줄이 꼭 공장 조립 라인 같다"고 했다. 한국에서 5년 동안 매일 점심 뒤 이를 닦았다는 미국인 이용자는 "미국에 돌아와 첫 직장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다가 이상한 눈초리를 받았다. 소리를 지르다시피 한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음식 차이를 꼽는 이용자도 많았다. 한 이용자는 "한국 음식은 냄새가 강하고 고춧가루가 이에 잘 낀다. 서양 점심은 대체로 향이 순해서 이쑤시개면 충분하다"고 했다. 브라질, 일본, 싱가포르에서도 점심 뒤 양치가 흔하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치과의사라고 밝힌 이용자는 "하루 3번 닦는 건 괜찮지만 식후 곧바로 닦으면 법랑질이 손상될 수 있다. 입안 산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인 상당수는 점심은커녕 자기 전에도 이를 안 닦는다. 하루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닦으라고 얼마나 자주 말해야 하는지 알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한국인 이용자는 "식후 바로 닦으면 법랑질이 상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탄산음료나 아주 신 음식을 먹은 게 아니라면 평범한 식사 뒤 바로 닦는다고 그렇게까지 손상되느냐"고 물었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의 양치 지침은 결이 다르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하루 2번, 2분씩 이를 닦으라고 권고한다. ADA가 운영하는 구강건강 정보 사이트 '마우스 헬시'는 식후 양치가 필요하다면 최소 60분을 기다리라고 안내한다. 그사이엔 물을 마시거나 무설탕 껌을 씹으라고 권한다.
한국은 오랫동안 3·3·3 법칙이 표준처럼 통했다. 2023년 대한구강보건협회 기자간담회에서는 잇몸에 자극 없이, 식후 1분 이내, 2분 이상, 하루 3번 이상 닦으라는 ‘0123 법칙'이 소개되기도 했다. 식후 가능한 한 빨리 닦으라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직장인 8800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점심 식후 칫솔질을 한다는 응답은 51.6%였다. 관리자·전문가·사무직은 66.4%에 달했다.
한국에서 살다 돌아간 서양인들 사이에선 한국서 들인 습관이 옮았다는 고백도 나왔다. 캐나다로 몇 년 돌아가 있었다는 이용자는 "회사에서 점심 먹고 이를 닦았더니 몇 달 만에 다들 따라 했다. 아무한테도 권하지 않았는데 오후에 이가 깨끗하면 기분이 좋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