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김치’ 토큰, 시총 1,400만 달러서 98% 급락…펌프펀 손잡은 지 이틀 만

작성일

프로젝트 김치 토큰, 1,400만 달러 안팎에서 95% 넘게 폭락
펌프펀 공동창업자 리트윗 철회로 해킹·러그풀 의혹 확산

하락 그래프 앞에서 머리를 감싸 쥔 남성과 책상 위 하향 화살표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하락 그래프 앞에서 머리를 감싸 쥔 남성과 책상 위 하향 화살표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암호화폐 트레이더 김치(Kimchi)가 밈코인 발행 플랫폼 펌프펀(Pump.fun)과 손잡은 지 이틀 만에 러그풀(개발자가 투자금을 빼돌리는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 22일(현지시각) 김치의 X 계정이 QR코드로 소개한 신규 토큰 ‘프로젝트 김치’가 시가총액 약 1,400만 달러(약 185억 원, 1달러 1,325원 기준)까지 치솟았다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펌프펀 공동창업자 알론 코언(Alon Cohen)이 이 게시물을 리트윗했다가 곧바로 취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계정 해킹설과 자작극설이 맞서고 있다. 환불 합의나 공식 조사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QR코드 한 장이 만든 급등과 급락

비트코인닷컴 뉴스(Bitcoin.com News)에 따르면 김치 계정은 22일 미국 오후 이른 시간에 맨해튼 인도 위 포스터 사진을 올렸다. 포스터에는 “project kimchi, same internet, different outcome”이라는 문구와 펌프펀 로고, 앱스토어 배지, QR코드가 담겼다. 코드를 스캔하면 ‘프로젝트 김치’라는 새 토큰 페이지가 열렸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은 이 이미지를 AI로 생성한 홍보물이라고 설명해 매체마다 묘사가 엇갈린다.

코언이 개인 계정으로 이 게시물을 리트윗하자 토큰은 수초 만에 시가총액 1,000만 달러를 넘겼다. 이후 정점은 매체별로 약 1,400만 달러(프로토스·룩온체인)와 1,500만 달러 안팎(비트코인닷컴 뉴스)으로 다르게 집계됐다.

약 30분 뒤 게시물은 사라졌다. 코언도 자신의 피드에서 리트윗을 지웠고, QR코드를 다시 스캔한 트레이더들은 코드가 더는 해당 토큰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시점의 스냅샷에서 시가총액은 약 28만 4,000달러로, 고점 대비 98% 넘게 떨어졌고 누적 거래량은 866만 달러였다. 프로토스(Protos)는 몇 분 만에 약 60만 달러로 내려앉았다가 18만 3,000달러까지 밀렸다고 전했다. 룩온체인이 제시한 낙폭은 95% 이상이다.

시가총액 고점이 곧 투자자 손실액은 아니다. 크립토뉴스는 시가총액이 현재 가격으로 환산한 공급량의 추정 가치일 뿐이어서 1,400만 달러가 그대로 손실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스마트폰 거래 차트를 확인하는 손과 책상 위 동전·QR코드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스마트폰 거래 차트를 확인하는 손과 책상 위 동전·QR코드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해킹인가 자작인가, 엇갈리는 해석

초기에는 김치 계정이 해킹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온체인 조사자들은 몇 분 만에 이 해석에 의문을 제기했다. 코언의 리트윗과 철회가 모두 매우 빨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트레이더 파비아노는 코언이 리트윗을 취소한 뒤에도 해킹 경고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언의 리트윗이 분 단위의 사전 계획을 수반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제휴 계약이 있었다면 김치가 펌프펀 관련 게시물을 지운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치 계정은 실제로 펌프펀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X 프로필에서 플랫폼 이름도 뺐다. 비트코인닷컴 뉴스가 기사를 쓰던 시점까지 김치와 펌프펀 모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매체는 해커가 대형 밈코인 런치패드의 공동창업자를 속였거나, 계획된 출시가 잘못돼 중단됐다는 두 가지 해석이 남는다고 정리했다.

트레이더 아레즈는 토큰에 거래가 몰린 뒤 QR코드의 연결 대상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룩온체인에 따르면 김치 계정은 KIMCHI 토큰 5억 개를 받은 뒤 이 토큰을 홍보했다. 다만 해킹이나 고의 사기 주장은 모두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X 이용자 톤은 코언에게 환불을 요구하는 글로 큰 반향을 얻었다. 그는 “리트윗으로 러그풀을 퍼뜨려 수백 명이 돈을 잃게 했다. 게시 전에 확인할 책임은 펌프펀 창업자인 당신에게 있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크립토뉴스는 이런 비판이 의혹일 뿐이며 코언이나 김치가 거래를 조율했거나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온체인 추적이 짚은 의심 거래

룩온체인은 KIMCHI를 낮은 가격에 모은 뒤 랠리 중 판 지갑 여러 개를 찾아냈다. 이들 거래의 합산 차익은 38만 5,000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분석에 쓰인 솔라나 주소는 3개다. 다만 블록체인 이체만으로는 주소를 누가 통제했는지, 거래자가 홍보 계획을 미리 알았는지 입증할 수 없다.

별도 분석업체 비트쿼리는 10월 20일 무렵의 또 다른 KIMCHI 발행 건을 조사했다. 연계된 지갑 3개가 신규 토큰을 사서 곧바로 팔아 약 10만 4,000달러를 벌었다. 비트쿼리는 이 지갑들을 발행자 주소와 직접 이체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의 수치는 계약 주소와 시점을 맞춰 보기 전에는 합산하면 안 된다.

앞서 나온 원조 KIMCHI 밈코인도 논란이 있었다. 비트코인닷컴 뉴스에 따르면 이 토큰은 펌프펀 제휴 직후 첫 1시간 동안 4,000만 달러 규모까지 올랐다. 그러나 익명의 발행자가 공급량의 약 79%를 약 9,300달러에 사들였고 창작자 수수료를 ‘Kimchi’로 표시된 지갑에 몰아줬다. 분석가들은 그 주소에 공급량의 약 75%가 있어 장부상 가치 대부분을 현금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룩온체인은 펌프펀의 일일 매출이 161만 달러에서 이틀 뒤 135만 달러로 약 16% 줄었다고 짚었다. 활성 주소는 17만 8,539개에서 15만 9,492개로 11% 감소했다. 김치가 프로필에서 펌프펀을 지운 직후의 이틀이다. 다만 크립토뉴스는 둘 사이에 직접적 연관을 입증하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4,000만 달러 신화’와 펌프펀의 홍보 방식

펌프펀은 김치를 앞세워 ‘필 유어 프렌즈’ 캠페인을 홍보해 왔다. 코언은 김치를 “트레이더가 유명인이 된 첫 사례”라고 불렀다. 이용자에게는 ‘다음 김치’가 되라고 권했다. 이 게시물에는 김치와 연결된 지갑들이 토큰 스나이핑(발행 직후 선점 매수)과 관련돼 있다는 커뮤니티 노트가 붙었다.

홍보에서 펌프펀은 김치가 TRUMP 토큰 거래로 4,000만 달러 넘게 벌었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도 되풀이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버블맵스는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그의 수익이 약 600만 달러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2025년 1월 출시된 공식 TRUMP 토큰 거래분이며, 연결 지갑 일부만 추적한 결과다.

버블맵스는 공개되지 않은 주소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랬다면 “지금쯤 밝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치는 온라인에 글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올릴 때는 호화로운 생활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프로토스에 따르면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브이로그가 하나뿐이다. 이틀 전 올라온 이 영상에는 전용기에서 찍은 펌프펀 홍보 장면이 담겼다.

그럼에도 인기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페이즈 뱅크스는 김치가 화제성 덕에 미디어 활동으로 또 4,000만 달러를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립토뉴스는 비트쿼리가 10월에 낸 연구에서 표본 중 79%의 토큰이 발행 첫날 이후 거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이번 프로젝트 김치를 별도로 분석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