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팥죽 팥, 첫 물을 버리면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이유는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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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첫 물 버리기부터 40~60분 삶는 기준, 새알심 삶기까지 정리했다.
남은 팥죽은 2시간 안에 소분해 냉장하면 된다.

입동이 가까워지면 따끈한 팥죽 한 그릇이 먼저 떠오른다. 문제는 팥을 삶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불 앞에서 한 시간 가까이 지켜봐야 하는데, 첫 물을 버려야 하는지 얼마나 삶아야 하는지 기준이 없으면 매번 감으로 끓이다 죽이 묽거나 되직해진다.
한 냄비로 쭉 끓이면 된다는 생각을 첫 물 한 번이 뒤집는다
팥을 씻어 물을 붓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냄비로 끓이는 방식이 가장 간단하다. 하지만 깔끔한 맛의 죽을 원한다면 한 단계를 더 넣는다. 팥을 물에 잠기게 붓고 한 번 끓어오르게 한 뒤, 그 첫 물을 따라 버리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같은 팥이라도 죽의 맛이 한결 깔끔해진다.
순서는 이렇다. 팥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서 깨졌거나 상한 알을 골라낸다. 냄비에 팥과 물을 담아 끓이다가 첫 물을 버리고, 새 물을 부어 본격적으로 삶는다. 첫 물을 따를 때는 팥이 함께 쏟아지지 않도록 체를 싱크대에 받치고 부어야 한다. 끓는 물에서 올라오는 김이 세기 때문에 얼굴을 멀리하고 고무장갑이나 행주로 손잡이를 단단히 잡는다.
새 물을 부을 때는 찬물을 붓든 뜨거운 물을 붓든 냄비 바닥의 팥이 고르게 잠기도록 넉넉히 채운다. 물이 모자라면 팥이 익기도 전에 바닥이 눌어붙기 때문이다. 죽 한 냄비를 끓이는 날에는 이 물 양이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

팥 삶는 시간 40~60분은 시계보다 손끝으로 확인한다
새 물을 붓고 끓이는 시간은 가스레인지 기준으로 보통 40~60분 정도가 걸린다. 다만 팥이 묵었는지 햇팥인지, 냄비가 두꺼운지 얇은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 같은 시간을 삶아도 어느 집에서는 푹 퍼지고 어느 집에서는 속이 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40분이 지났는지보다 팥이 으깨질 만큼 무른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정확하다.
확인 방법은 간단하다. 40분쯤 되었을 때 알 하나를 건져 숟가락 뒷면으로 눌러 본다. 힘을 주지 않았는데 쉽게 으깨지면 다 익은 것이고, 속에서 저항이 느껴지면 불을 줄인 채 몇 분 더 삶고 다시 눌러 본다. 건진 팥은 뜨거우니 접시에 잠시 식혀서 만진다.
국내 가정은 가스레인지, 인덕션, 하이라이트 등 화구가 제각각이라 같은 중불이라도 화력이 다르다. 인덕션은 냄비 바닥 크기와 맞는 화구를 쓰고, 끓어오르면 약하게 낮춰 물이 졸아드는 속도를 본다. 삶는 도중 물이 팥 위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뜨거운 물을 조금씩 보탠다.

으깨는 정도와 체에 거르는 정도가 죽의 질감을 정한다
팥이 익었다면 이제 질감을 정할 차례다. 삶은 팥을 으깨거나 일부를 믹서로 간 뒤 체에 걸러 내면 껍질이 빠져 부드러운 죽이 된다. 걸러 낸 팥물을 많이 쓸수록 매끈하고, 팥 알갱이와 건더기를 많이 남길수록 되직하고 투박한 죽이 된다. 전통 레시피에서도 껍질을 얼마나 거르는지는 집마다 달라서, 정답이 있다기보다 취향의 문제다.
매끈한 죽을 원하면 으깬 팥을 체에 올리고 주걱으로 눌러 가며 물을 부어 팥물을 내린다. 체에 남은 껍질 찌꺼기는 한 번 더 물을 부어 눌러 주면 남은 팥물까지 빠진다. 투박한 죽을 원하면 거르지 않고 숟가락이나 감자 으깨는 도구로 눌러 알갱이를 반쯤 남긴다.
믹서를 쓸 때는 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 갓 삶은 뜨거운 팥을 가득 넣고 돌리면 뚜껑 틈으로 내용물이 튀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팥을 어느 정도 식힌 뒤 용기의 절반 이하만 담고, 뚜껑을 손으로 눌러 가며 조금씩 나눠 간다. 삶은 팥을 두 몫으로 나눠 한쪽은 곱게 거르고 다른 쪽은 으깬 채로 합치면 되직함을 두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쌀은 불려 넣고 가루는 풀어 조금씩, 불은 끝까지 약하게
걸러 낸 팥물에 곡물을 넣을 차례다. 씻어서 불려 둔 찹쌀을 넣고 끓이는 방법이 있고, 쌀가루를 물에 풀어 조금씩 부으며 젓는 방법이 있다. 쌀가루는 한꺼번에 쏟으면 덩어리가 지니, 물에 먼저 풀어 얇게 흘려 넣으면서 한 방향으로 젓는다. 어느 쪽이든 불은 약하게 유지한다. 걸쭉한 팥죽은 끓을 때 거품이 터지며 사방으로 튀고 바닥에 쉽게 눌어붙는다. 튄 죽이 피부에 닿으면 크게 데일 수 있으니 긴 주걱을 쓰고, 어린 가족이 주방에 접근하지 않게 한다.
새알심은 죽과 따로 삶는 것이 깔끔하다.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고 매끄러워질 때까지 반죽한 뒤, 작은 공 모양으로 빚는다. 끓는 물에 넣어 위로 떠오를 때까지 삶는데, 보통 몇 분이면 된다. 뜨거운 물로 반죽하므로 처음에는 숟가락으로 섞다가 손으로 만질 만큼 식으면 치댄다. 반죽이 마르지 않게 젖은 면보를 덮어 두고 빚으면 갈라지지 않는다.
새알심을 죽 냄비에서 바로 삶으면 전분이 풀려 죽이 더 되직해지고 눌어붙을 수 있다. 그래서 따로 삶아 떠오른 것만 건져 완성된 죽에 넣는다. 새알심 크기는 먹는 사람에 맞춰 줄이면 되며, 어린 가족이나 어르신이 있다면 작게 빚어 목에 걸리지 않게 한다.

간은 마지막에 하고 설탕은 각자 그릇에서 넣는다
간은 죽이 거의 완성된 끝 무렵에 소금으로 맞춘다. 끓이는 도중 일찍 간을 하면 졸아드는 과정에서 짠맛이 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은 한 꼬집씩 넣고 저어 맛을 보면서 조절한다. 설탕은 죽 전체에 넣지 않고 식탁에 따로 내거나 취향에 따라 넣는다. 가족마다 단맛 취향이 다르니 각자 그릇에서 맞추는 방식이 가장 무난하다.
한 번에 많이 끓여 두는 팥죽은 식으면 더 되직해진다. 다시 데울 때 물을 조금 보태 농도를 맞추면 된다. 팥죽이 남을 것을 알고 있다면 새알심은 먹을 만큼만 넣어 두고 나머지는 따로 보관하는 편이 질감을 지키기 쉽다.

남은 팥죽은 2시간 안에 얕은 용기에 담아 냉장한다
팥죽은 곡물과 단백질이 든 조리 식품이어서 냉장고에 넣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남은 죽은 되도록 빨리 식혀 2시간 안에 냉장고에 넣는다. 깊은 냄비째 넣으면 가운데가 오래 식지 않으니, 넓고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식힌 뒤 보관하는 것이 요령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세균이 잘 번식하는 위험온도대를 약 4~60도로 보고,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이내에 먹으라고 안내한다. 가정에서 냉장식품은 5도 이하로 보관하라는 것이 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이다. 뜨거운 죽을 식히겠다고 실온에 몇 시간씩 두는 것은 이 위험온도대에 오래 머무는 일이 된다.
다시 먹을 때는 먹을 만큼만 덜어 데운다. 덜어 낸 분량을 데우다 남기면 다시 식히고 데우는 과정이 반복되므로, 처음부터 1회 분량씩 소분해 두면 편하다. 데울 때는 바닥이 눌어붙지 않게 자주 저어 가며 속까지 뜨겁게 한다. 팥을 삶고 거르고 새알심을 빚는 데 한나절이 걸리는 만큼, 마지막 보관까지 챙겨야 입동 팥죽이 끝까지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