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 '암살자(들)', 개봉 한 달 만에 '대박 소식'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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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에서도 흥행, 330만 관객 돌파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 한 달 만에 누적 관객 330만명을 넘겼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 하루 동안 관객 1만69명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은 330만628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30일 만에 누적 관객 33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긴 데 이어 지난 3일 200만명, 12일 300만명 고지를 밟았다. 추석 연휴를 거치며 관객을 확보한 뒤 개봉 5주 차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서도 상위권 성적이다. 지난 21일 기준 22일 연속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했으며, 4주 연속 주간·주말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암살자(들)'의 순제작비는 약 160억원이며, 여기에 마케팅과 홍보 비용 30억원을 포함하면 총제작비는 약 190억원이다. 개봉 초기에는 손익분기점이 약 370만명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그러나 해외 판매와 국내 부가판권 수익 등을 반영한 업계 추정치는 약 330만명으로 변경됐다.
다만 손익분기점은 극장 관객 수뿐 아니라 배급 계약과 판권 판매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330만명 돌파가 곧바로 최종 수익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 도중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다.
영화는 당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형사와 기자들이 서로 다른 단서를 쫓으며 진실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유해진은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박철구, 박해일은 신문사 사회부장 김재환, 이민호는 신입 기자 한영일을 연기했다. 이들 주요 인물은 실제 역사 속 특정 인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영화적 구성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다.
연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을 선보인 허진호 감독이 맡았다. 제작은 '서울의 봄', '남산의 부장들' 등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담당했다.
'암살자(들)'은 국내 흥행과 함께 해외 영화제에서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지난 21일 현지에서 상영됐다. 22일 열린 두 번째 상영 역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흥행과 별개로 영화의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의 배후에 대한 영화적 설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사건은 문세광의 범행으로 수사가 종결됐으나 영화는 여러 의혹과 가능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이 같은 설정이 역사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다른 인식을 관객에게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당시 권력기관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장면이 역사 왜곡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달 국정감사에서도 영화의 역사적 사실관계를 문제 삼았다. 지난 6일에는 소속 국회의원 109명 전원 명의로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개막작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국민의힘은 실제 피해자와 유가족이 존재하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만큼 창작의 자유와 별개로 사실관계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영화제 측은 해당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작품 선정이 독립적인 심사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며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제작진도 역사 왜곡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8일 제작진은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영화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지만 허구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한 창작물이라는 설명이다. 영화계에서도 작품 비판과 창작자 개인을 향한 공격을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일부 단체가 출연 배우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자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관련 단체들이 창작자 보호를 요구하기도 했다.
'암살자(들)'은 정치적 논쟁 속에서도 주요 극장 실관람객 평가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유지했다. 지난 21일 보도 기준 CGV 골든에그지수는 92%, 롯데시네마 관람객 평점은 9.2점,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8.9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