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에 나온 충격적인 '이 장면' 실화로도 있었다니…실제 처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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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환자 간에 이름 새긴 사례 있어
수술을 마친 의사가 환자의 장기에 자기 이름을 남겼다면 법은 이를 어떻게 판단할까. 인기 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에 나온 장면이 실제 외국 사례와 겹치면서, 국내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2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은 앞서 1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닥터X' 4회 속 이른바 '환자 장기 낙서' 장면을 소재로 법적 쟁점을 짚었다. 이날 방송에는 법무법인 로엘 배성환 변호사가 출연했다.
문제의 장면은 4회 마지막에 나왔다. 제약회사 과장 권충현(오정택)은 군 복무 시절 가혹행위로 심각한 장기 출혈을 입었고, 당시 군의관이던 나대일(장승조)에게 응급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이후 담낭염으로 구서대학교병원을 찾은 그는 이번에도 나대일에게 수술받기를 원했다.
계수정(김지원)은 복부 CT 사진에서 간의 수상한 흔적을 발견하고 개복 수술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대일은 과거 수술 부위가 단순히 유착된 것이라며 복강경 수술을 고수했다. 수술을 앞두고 권충현이 쓰러지자 계수정이 응급 수술을 맡았고, 수술 도중 환자의 간에서 'D.N'이라는 흔적을 확인했다. 15년 전 권충현을 수술했던 나대일의 이니셜을 가리키는 표식으로 추정되며 충격을 불렀다.



이때 드라마와 비슷한 일은 2013년 영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밍엄 퀸엘리자베스 병원의 외과의 사이먼 브램홀은 그해 간 이식 수술을 하면서 환자 2명의 간 표면에 자신의 이니셜 'SB'를 새겼다. 수술 중 지혈에 쓰는 '아르곤 빔' 장비로 간 표면을 얕게 태운 것으로, 글자 크기는 약 4㎝였다.
이 사실은 이식된 간이 기능을 잃으면서 드러났다. 재수술을 맡은 다른 의사가 간에 남은 글자를 발견하게 됐다. 브램홀은 길고 어려운 수술 뒤 긴장을 풀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재판에 넘겨진 그는 폭행 혐의 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이듬해 1만 파운드의 벌금과 12개월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이후 영국 의료심판기관의 결정으로 의사 면허가 박탈됐다. 심판기관은 긴장 완화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환자의 존엄성과 자기결정권을 중대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1999년 뉴욕의 산부인과 의사 앨런 자킨이 제왕절개 수술을 하며 산모의 배에 수술용 칼로 자신의 이니셜 'A'와 'Z'를 새겼다. 피해자에게는 영구적인 흉터가 남게 됐는데, 의사는 당시 자신이 한 일을 자랑스럽게 떠벌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은 그에게 '닥터 조로'라는 별명을 붙였다.
자킨은 중범죄 폭행 혐의로 기소됐지만 유죄협상을 거쳐 실형 없이 5년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의사 면허는 취소됐다. 피해 여성과의 민사소송은 175만 달러에 합의됐다.
국내라면 '상해죄'…집행유예도 면허 취소 가능
국내에서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처벌은 어떨까. 배 변호사는 방송에서 영국은 폭행죄를 적용했지만 우리 법에서는 신체에 상처를 내거나 생리적 기능을 훼손하면 상해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간 표면을 태워 조직을 괴사시켰다면 손상이 얕더라도 상해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고, 이니셜을 새기는 행위 자체가 환자가 동의한 수술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메스로 피부를 베어 흉터를 남긴 자킨 사건은 더 분명한 상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형법 제257조에 따르면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의사 면허도 위태로워진다. 의료법에 따라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집행유예라도 면허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
병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의사가 병원 업무를 수행하다 환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병원이 사용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함께 질 수 있다. 수술실에 다른 의료진이 있었다면 병원이 이를 막지 못한 이유와 관리·감독의 적절성도 따져볼 수도 있다.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12부작 메디컬 누아르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일본 TV아사히에서 2012년 첫 시즌을 내보낸 뒤 시즌7까지 제작된 동명 드라마가 원작이다.
주인공 계수정은 의사 용역 소개소 소속 프리랜서 외과의다. 구서대학교병원에 파견된 그는 원장·교수 회진이나 회식 참석, 교수 논문 대리 작성 같은 관행을 거부하고 수술 실력 하나로 병원의 위계와 부조리에 맞선다.
이번 작품은 김지원이 2024년 '눈물의 여왕' 이후 2년 만에 택한 안방극장 복귀작이다. 이정은이 의사 용역 소개소 소장 장희숙, 손현주가 병원장 부승권, 김우석이 인턴 박태경을 연기한다. 장승조는 특별출연으로 나대일 역을 맡았다. 연출은 'VIP', '악귀', '당신이 죽였다'의 이정림 감독이 이끈다.
1회 11.4%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최근 18.5%를 달성하는 등 연일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