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군면제자 8명, 아파트 특별공급 혜택으로 수억씩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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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받고 아파트 특공까지…국가대표 출신 8명 '이중 혜택'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출신 선수 가운데 8명이 '우수선수 특별공급' 제도로 아파트까지 분양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SBS가 22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수선수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선수는 72명이다. 이 가운데 병역특례까지 받은 선수는 8명이다. 병역과 관련된 남성 선수 41명만 따로 보면 5명 중 1명꼴이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 뉴스1

SBS가 소개한 인천의 한 아파트는 2021년 분양 이후 5년 만에 실거래가가 2배로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SBS에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3억원대 후반에서 4억원 초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공인중개사는 지금 시세가 분양가의 2배로 올랐다고 했다.

이 아파트의 일반청약에는 3만1000명 넘게 몰려 경쟁률이 43대 1에 달했다. 반면 특별공급 10가구에는 선수 9명만 신청해 전원이 경쟁 없이 당첨됐다. 아시안게임 동메달 1개로 당첨된 선수도 2명이었다.

전 국가대표 선수 A씨도 이 아파트를 우수선수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았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유니버시아드대회 입상 실적이 근거가 됐다. A씨는 7년 전 아시안게임 단체전 메달로 병역특례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수선수 특별공급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근거한 제도다. 19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취지로 1983년 도입됐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3위 안에 든 선수가 대상이다. 단체전은 15개국 이상, 개인전은 10개국 이상이 참가한 대회여야 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 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 뉴스1

공급 대상은 국민주택과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의 기관추천 특별공급 물량이다. 신청자는 공고일 기준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종목 단체를 통해 신청자를 모아 경기 실적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추천받은 선수는 청약 시스템에서 직접 신청한 뒤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입상 점수는 올림픽 금메달이 90점이다.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세계군인체육대회 금메달은 10점이다. 동메달은 1점이다.

SBS는 지난 16일에도 아시안게임 메달 하나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장경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약 5년간 우수선수 특별공급을 실시한 43개 단지에서 전·현직 선수 72명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절반이 넘는 사례에서 특별공급 경쟁률이 1대 1 이하였다. 아시안게임이나 유니버시아드 동메달 1개, 즉 최저 점수인 1점으로 분양받은 선수도 7명이었다. 서울 강동구의 한 대단지에선 선수 7명이 특별공급을 받았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39㎡는 올해 18억원 넘게 거래됐다.

서울 강남권 단지에서도 우수선수 특별공급 물량이 나왔다. 2018년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에선 2가구가 공급됐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는 당시 분양가가 약 14억원이었다. 현재 시세는 약 37억원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달 1일에도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등의 우수선수 특별공급 후보자 11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 문제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이후 불거진 병역특례 논란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이달 4일 끝난 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4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박승수, 양민혁, 이기혁 등 일부 선수가 금메달보다 군 면제를 앞세우는 듯한 언행을 해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이후 사과했다. 국방부는 지난 6일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축소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폐지를 주장했다. 임 의원은 "군 면제는 폐지해야 한다"며 "병역 면제를 위해서 운동 시작했나요?"라고 물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유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 소양 교육이 부실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유 회장은 야구와 축구는 선수촌 입촌 종목이 아니어서 교육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 회장은 병역특례 폐지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유 회장은 "일부 선수들 때문에 (전체 선수의 혜택이) 박탈되는 것에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목소리도 반영해 전반적으로 적절하게 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의원은 소양 교육이 온라인 강의와 서명만으로 이뤄지는 형식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을 받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임 의원은 '군 면제 세리머니'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빚은 선수와 일부 종목 단체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