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성 "친일 옹호 아닌 역사적 책임 강조"… 배우 하영 조상 논란 속 직접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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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성 “역사적 책임 강조한 맥락… 친일 옹호 아닌 문제 제기 소개”

방송인 이혜성 전 아나운서가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의 도서 리뷰 영상에서 불거진 '친일 옹호' 오해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최근 연예계가 조상의 친일 행적 및 역사적 의식 문제를 두고 뜨거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혜성의 해명 글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방송인 이혜성이 2023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마마 어워즈(2023 MAMA AWARDS)’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방송인 이혜성이 2023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마마 어워즈(2023 MAMA AWARDS)’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이혜성은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상에서 우리 모두는 역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 책임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며 "내가 직접 저지른 일이 아니더라도 선조의 잘못을 외면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고 명확히 밝혔다.

앞서 이혜성은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 '이혜성의 1% 북클럽'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소개하며 조상의 과오에 대한 후손의 도덕적 책임을 다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책 속에서 제시된 반대 측의 문제 제기 문장인 "조상의 죄를 우리가 대신 속죄해야 하는가"라는 부분만 별도로 발췌돼 온라인에 유포됐고 이것이 마치 이혜성 개인의 견해인 것처럼 와전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에 이혜성은 인간이 역사적 맥락과 결코 단절될 수 없는 '서사적 존재'임을 짚었다. 그는 과거의 과오를 외면하는 태도를 '도덕적 천박함'이라 규정한 철학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의 견해에 깊이 공감해 전달하려 했던 맥락이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영상 속 문제는 책이 던진 질문이었으며 그에 대한 반론까지 함께 다뤘다"고 덧붙이며 "친일 행적을 옹호한 적이 결코 없다"고 강력히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영상 속 화두는 최근 증조부 고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며 출연 예정이던 차기작 하차 및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한 배우 하영의 논란과 맞물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논란은 그가 방송과 인터뷰 등에서 가문의 내력을 자랑스럽게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하영은 지난해 1월 진행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증조부에 대해 "당시 한양 안에 첫 양방을 개업하신 의사였던 것으로 들었다"라며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고 당연히 자랑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 8월 넷플릭스 드라마 홍보 관련 콘텐츠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영의 가문사가 다시금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같은 날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말 '조상 대대로' 의사 가문인 배우"라는 제목의 홍보성 게시글이 게재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8월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 323회였다. 당시 하영은 방송에 직접 출연해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를 배출한 명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증조부가 과거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한 뒤 한양에서 서양식 의원을 개업했으며 고종을 직접 진료하기도 했다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덧붙이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소셜 미디어(X, 구 트위터)의 한 이용자가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의 과거 '내선일체' 옹호 발언 및 친일 행적을 조명한 사료를 발굴해 전격 공개하면서 논란은 급물살을 탔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하영이 그동안 자랑스러워했던 가문의 기반 뒤편에 친일 행적이라는 어두운 역사가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최초 대응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 없이 혐의를 전면 부인해 대중의 공분을 키웠다. 소속사 측은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친일 의혹 관련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역사적 문헌과 일제강점기 당시 언론 매체인 '매일신보' 기사,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등 객관적인 물증이 명백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해명 없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초반 대응은 대중의 더 큰 반발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결국 소속사 측은 불과 하루 만에 기존 입장을 전격 번복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소속사는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라며 "충분한 역사적 검증 과정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배우 하영 역시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