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henix, 이더리움·아르비트럼 메인넷서 CoFHE 가동…암호화된 잔고 처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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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henix, 암호화 코프로세서 CoFHE를 이더리움·아르비트럼 메인넷에 상용 가동
공개·기밀 잔고를 한 계약에 담은 이중 모드 토큰 도입, 성능 수치는 미공개

이더리움에서 지갑 보유량은 기본적으로 공개돼 있다. 주소만 알면 누구든 무엇을 얼마나 갖고 언제 거래했는지 볼 수 있다. 이더리움용 프라이버시 도구를 만드는 스타트업 Fhenix는 21일(현지시각) 이더리움과 아르비트럼 메인넷에서 잔고·포지션·트레이딩 전략을 암호화된 상태로 다루는 스마트계약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완전동형암호(FHE·암호를 풀지 않고 암호문 상태로 연산하는 기술) 기반 코프로세서 CoFHE가 두 네트워크에서 상용 가동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출시에는 공개·기밀 두 모드를 하나의 계약에서 쓰는 이중 모드 토큰, 디자인 파트너 2곳, 컨센시스 딜리전스(Consensys Diligence)의 감사가 함께 포함됐다. 다만 성능 수치와 감사 보고서 공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테스트넷에서 메인넷으로, 무엇이 달라졌나
언체인드(Unchained)에 따르면 CoFHE는 출시 전까지 공개 테스트 네트워크에서만 돌아갔다. 이제 이더리움과 아르비트럼 메인넷의 스마트계약이 암호화된 잔고와 포지션을 직접 다룰 수 있다. 계약은 값을 공개하지 않은 채로도 자신의 규칙을 그대로 집행한다.
Fhenix가 내세운 상업적 논리는 단순하다. 기관이 공개 블록체인 인프라를 쓰면서도 모든 금융 입력값을 경쟁자에게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해커눈(HackerNoon)은 시장 맥락으로 RWA.xyz의 10월 20일 집계를 짚었다. 토큰화된 미국 국채 자산은 약 145억 달러(약 19조 원, 1달러 1,327원 기준)로 집계됐다.
해커눈은 이 수치가 국채 기반 상품과 펀드에 한정된 범주라고 선을 그었다. 자산이 블록체인 지갑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기밀성이 얼마나 많은 추가 자본을 끌어올지까지 입증하는 수치는 아니라는 평가다.

CoFHE의 작동 방식과 개발자가 넘어야 할 문턱
Fhenix에 따르면 CoFHE는 무거운 암호화 연산을 체인 밖(오프체인)에서 처리하고 결과를 두 체인의 계약에 돌려준다. 해커눈이 정리한 Fhenix 문서상의 흐름은 이렇다. 호스트 체인의 계약이 요청을 제출하면 워커(작업 노드)가 암호화된 연산을 수행한다. 시스템은 결과 암호문과 연결된 커밋먼트(약속값)를 기록한다. 평문을 열어 보는 일은 별도의 승인된 절차다.
이런 분업 덕분에 호스트 체인이 비싼 암호 연산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 Fhenix는 CoFHE의 처리량이 수요에 따라 동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해커눈은 발표문에 지속 처리량, 지연 시간 분포, 비용 벤치마크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제 앱이나 거래소는 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요청을 보낼 때 거래 하나가 끝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를 알아야 한다.
개발자 입장에서 진입로는 익숙한 솔리디티(Solidity) 도구다. Fhenix는 솔리디티 임포트 한 줄과 일반 변수처럼 동작하는 암호화 데이터 타입으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커눈은 구현이 패키지를 불러오는 수준보다 복잡하다고 짚었다. 암호화된 값에는 전용 연산자와 접근 권한, 클라이언트 측 암호화가 필요하다. 암호화된 불리언(참·거짓 값)은 일반 솔리디티의 if 문을 움직일 수 없어 암호화 선택 연산을 따로 써야 한다.
이중 모드 토큰: 하나의 계약, 두 가지 잔고
Fhenix는 이번에 이중 모드 토큰 설계도 상용화했다. 이 표준으로 발행된 토큰은 공개 모드 옆에 기밀 모드를 함께 갖는다. 보유자는 한 번의 트랜잭션으로 잔고를 기밀 모드로 옮기고 필요하면 다시 되돌릴 수 있다. Fhenix는 이런 토큰이 원래 체인을 떠나지 않으며 래핑(포장)이나 브리지(체인 간 이동)를 거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존 지갑·거래소·디파이 앱과도 계속 호환된다는 주장이다.
해커눈은 이 호환성 주장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공개 쪽은 일반 ERC-20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므로 기존 앱이 그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기밀 잔고는 암호화 인터페이스를 이해하는 앱이 있어야 쓸 수 있다. 기존 공개 대출 시장이 토큰에 기밀 잔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암호화된 담보를 평가할 수는 없다.
이미 배포된 자산과의 관계도 구분된다. 현재 문서는 새 토큰에는 이중 모드 계약을, 기존 토큰에 기밀성을 더할 때는 래퍼를 권장한다. 해커눈은 이미 유통 중인 불변 ERC-20이 보유자의 트랜잭션만으로 프라이버시를 얻을 수 있다는 근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모드 전환 방식도 대칭이 아니다. 기밀 전환(shield)은 트랜잭션 한 번이면 된다. 공개 잔고로 돌아가려면 해제 요청을 낸 뒤 복호화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 청구(claim)해야 한다. 해커눈은 이 구조가 자산 이전 작업은 줄이지만 앱 통합은 별개의 일로 남긴다고 분석했다.
첫 앱과 향후 일정, 남은 검증 과제
Fhenix는 첫날부터 디자인 파트너 2곳이 가동됐다고 밝혔다. 암호화된 인텐트(의도 주문) 기반 기밀성 엔진이라는 Fluton과, 전략가들이 암호화된 전략으로 이용자 유동성을 두고 경쟁하는 AlphaEngine이다. 언체인드는 Fhenix 블로그의 지난해 12월 게시물을 인용했다. 이 글에 따르면 AlphaEngine 운영자는 이용자의 스왑 인텐트를 복호화해 매칭하며, 이 단계는 보안 하드웨어 영역인 신뢰실행환경 안에서 돌도록 설계됐다.
Fhenix는 4분기에 앱 3개가 CoFHE에서 추가로 출시되고, 앞으로 몇 주 안에 기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2건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업자 Guy Zyskind는 발표문에서 오프체인랩스의 벤처 부문 탠덤과 함께 기밀 스테이블코인을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탠덤은 2025년 Fhenix에 투자했고 오프체인랩스는 아르비트럼을 개발한다.
오프체인랩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Steven Goldfeder는 이번 출시가 “프로그래머블 프라이버시를 갖춘 프로그래머블 경제, 최종 이용자에게 완전히 합성 가능한 무언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검증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언체인드는 컨센시스 딜리전스가 출시 전 시스템을 감사했다는 Fhenix의 설명을 전하면서도 감사 보고서의 공개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반에서는 FHE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위험도 드러났다. 언체인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법원 명령으로 서클이 FHE 개발사 Zama가 운영하는 기밀 USDC 계약의 약 1,260만 달러를 동결했다. 사건과 무관한 이용자들의 자금도 함께 묶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