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찍어낸 쓰레기 음원 퇴출” 무려 5000만곡 삭제 결정한 '음원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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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음악 5000만곡 제거, 음악가 수익 지키기 나섰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인공지능(AI)으로 대량 생산된 저품질 음악을 걸러내기 위해 대규모 정리에 나섰다.

21일(한국 시각) 미국 NBC뉴스와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2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올해 AI로 생성된 저품질 음악과 스팸성 음원 5000만곡 이상을 추천 시스템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스포티파이는 이런 콘텐츠를 'AI 슬롭(AI slop)'과 '스팸(spam)'으로 규정했다. AI 슬롭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별다른 창작 과정 없이 대량 생산한 저품질 콘텐츠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회사는 "쓰레기이자 싸구려"(slop and spam)라고 지목하고 "이는 우리 목록에 더는 있을 자격이 없다"며 "우리는 이런 것들을 쫓아내고 음악 감상 경험을 지켜내기 위한 변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음원 자체를 서비스에서 완전히 삭제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음악은 스포티파이에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알고리즘이나 편집자가 선정하는 추천 목록에서는 제외된다. 이용자가 해당 음원을 직접 검색하는 것까지 막는 조치는 아니다.
앞서 스포티파이는 지난해에도 플랫폼 운영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반복적으로 어긴 음원 7500만곡 이상을 서비스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기존 창작자의 음악을 무단 복제하거나 인위적으로 음원을 대량 생산해 유통하는 행위 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용자가 반복해서 건너뛴 음악 분석
스포티파이는 이번 조치에 청취자들의 실제 이용 기록을 활용했다. 올해 초부터 이용자들이 자주 건너뛰거나 듣지 않고 무시한 음원, 원하지 않는다고 표시한 음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은 음악 상당수가 저품질 콘텐츠나 스팸으로 분류된 음원과 비슷한 특징을 나타냈다.
회사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최근 6개월 동안 추천 알고리즘을 여러 차례 수정했다. 음악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청취자의 반응과 음원 등록 방식, 메타데이터 등을 함께 살펴보도록 했다.
메타데이터는 곡명과 아티스트, 발매 정보 등 음원에 포함된 각종 데이터를 뜻한다. 스포티파이는 여기에 외부 업체가 개발한 AI 탐지 도구의 분석 결과까지 결합해 의심스러운 음원을 식별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다수의 음원을 올리거나 동일한 음악을 반복 등록하는 행위도 감시 대상이다. 검색 결과를 조작하기 위한 제목과 정보 설정, 스팸성 재생목록 운영, 비정상적으로 짧은 음원 제작 등도 확인하고 있다.
다만 AI 탐지 기술만으로 모든 콘텐츠를 정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생성형 AI가 발전할수록 사람이 만든 음악과 기계가 제작한 음원의 차이를 판별하기가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여러 분석 지표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추천 시스템을 변경한 뒤 저품질 음악 노출에 대한 청취자들의 불만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밝혔다.
AI 음악 확산에 창작자 수익 감소 우려
AI 음원의 급증은 음악가들에게 돌아가는 수익과도 관련이 있다. 스포티파이는 전체 음악 스트리밍에서 각 음원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기준으로 권리자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AI로 생성한 음원이 대량으로 유통돼 재생 횟수를 확보하면 실제 음악가에게 돌아갈 수익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 음악 기술업체 비트댑의 모건 헤이덕 최고경영자(CEO)도 NBC뉴스를 통해 AI 저품질 음원으로 전체 스트리밍 규모가 커지면 정상적인 권리자에게 배분되는 몫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포티파이는 2024년부터 음원별 연간 재생 횟수가 최소 1000회에 도달해야 녹음 저작권료 배분 대상에 포함되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대량 등록된 음원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회사는 AI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음원이 일반적인 음악보다 이 기준에 미달할 가능성이 약 10배 높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가 AI 기술을 사용한 모든 음악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올해 4월 'AI 크레딧(AI Credits)' 기능을 도입했다. 음악 제작자가 작곡이나 연주 등 창작 과정의 어떤 부분에 인공지능을 활용했는지 공개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재 하루에도 수만 건의 관련 정보가 제출되고 있다.

AI로 만들어진 가상 아티스트를 구분하기 위한 'AI 페르소나(AI Persona)' 표시도 운영 중이다. 현재 수천 개의 가상 아티스트 프로필에 해당 표시가 붙어 있다.
AI 페르소나로 분류된 아티스트는 기본적으로 알고리즘 및 편집 추천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이용자가 해당 아티스트를 직접 팔로우하면 추천 목록에 등장할 수 있다.
실제 음악가의 신원을 확인하는 제도도 확대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현재 30만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인증을 받았다. 이들은 이용자가 플랫폼에서 검색하는 아티스트의 99% 이상을 차지하며, 인증받은 음악가 가운데 70% 이상은 독립 아티스트다.
기존 음악가의 이름을 도용해 다른 음원을 등록하는 문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프로필에 등록될 음반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보호 기능을 시범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모든 아티스트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스포티파이는 AI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음악 사칭과 스팸 유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감시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