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군대 안 가요!” 축구 국가대표 인터뷰가 부른 파장... 이런 여론조사 결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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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8명 “병역특례 줄이거나 아예 없애야”
병역특례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는 국민이 10명 중 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 직후 일부 선수의 병역 관련 발언과 행동이 거센 비판을 받은 뒤 나온 조사 결과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에게 병역특례 제도 개편 방향을 물은 결과 '기준을 강화하고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는 응답이 51.2%,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27.8%,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6.0%로 조사됐다고 21일 보도했다. '모름'은 5.1%였다.
기준 강화·혜택 축소와 전면 폐지를 합한 응답은 79.0%다. 다만 제도를 완전히 없애자는 응답은 27.8%였다. 제도를 유지하면서 손질하자는 응답이 더 많았다.
이번 조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의 병역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시됐다. 한국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대표팀 23명 가운데 이미 병역을 마친 3명을 뺀 20명이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됐다.
논란은 우승 직후 불거졌다. 주장 이기혁(강원FC)은 금메달을 든 채 카메라를 향해 군대에 안 간다고 외쳤다. 이기혁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9일 뒤 입대해야 했다고 밝혔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은 메달이나 트로피보다 병역 혜택만 생각하며 뛰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표팀 막내 박승수(뉴캐슬)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전역모는 군 복무를 마친 장병이 쓰는 모자다. 최우진은 다리를 절뚝이다 신발 속에 숨긴 금메달을 꺼내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사고로 다친 장병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최우진은 영상을 삭제했다.

선수들은 잇따라 사과했다. 이기혁은 주장으로서 말의 무게를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양민혁은 병역 혜택은 더 잘하고 싶었던 여러 동기 가운데 하나였는데 이 부분이 잘못 전달됐다며 군 복무를 하는 이들을 깎아내릴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승수는 경기 뒤 팬에게 받은 모자를 기쁜 마음에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고 썼다며 복무 중인 이들을 조롱할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우진도 장병을 비하하거나 희화화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4일 나고야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인터뷰 교육을 했지만 모든 발언을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발언이었다며 국가대표다운 품위를 갖추게 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선수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특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제도 자체가 문제라며 혜택 대상 대회와 종목을 다시 정하고 한 번의 입상 대신 국제대회 누적 성적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체능인 병역 면제 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은 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쓰고 병역 면제를 자랑하는 게시물을 보고 군 복무를 한 이들의 희생이 조롱당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선수 생명이 짧은 체육인과 예술인에게는 입대 연기나 대체복무 방안을 마련하고 특례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아시안게임 1위 입상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1990년부터다. 올림픽 3위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현역 복무 대신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며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면 된다. 2020년 6월 단체 종목은 실제 출전 선수만 대상으로 한다는 규정이 삭제됐다. 이에 따라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금메달을 딴 대표팀 선수 모두가 편입 대상이 될 수 있다.
조사 결과를 권역별로 보면 기준 강화·혜택 축소 응답은 대구·경북이 56.8%, 인천·경기가 52.9%, 부산·울산·경남이 52.8%, 전남·광주·전북이 50.3%, 서울이 48.4%로 나타났다. 대전·세종·충청은 기준 강화·혜택 축소가 42.7%, 전면 폐지가 35.1%, 현행 유지가 19.7%였다. 서울은 현행 유지가 19.7%, 전면 폐지가 26.1%였다. 인천·경기는 현행 유지가 12.3%, 전면 폐지가 29.3%였다.
연령별로 기준 강화·혜택 축소 응답은 18~29세가 44.1%, 30대가 48.9%, 40대가 53.1%, 50대가 57.4%, 60대가 49.9%, 70세 이상이 51.8%로 나타났다. 전면 폐지 응답은 18~29세가 30.0%, 30대가 31.4%, 40대가 30.5%, 50대가 25.1%, 60대가 27.1%, 70세 이상이 23.5%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48.7%가 기준 강화·혜택 축소를, 32.0%가 전면 폐지를 선택했다. 여성은 기준 강화·혜택 축소가 53.6%, 전면 폐지가 23.7%였다. 현행 유지 응답은 남성이 17.4%, 여성이 14.5%였다. '모름'은 여성이 8.2%, 남성이 1.9%였다.
정당 지지층별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기준 강화·혜택 축소가 54.1%, 전면 폐지가 23.8%, 현행 유지가 16.1%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기준 강화·혜택 축소가 46.9%, 전면 폐지가 31.1%, 현행 유지가 18.1%였다. 축소와 폐지를 합한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이 77.9%, 국민의힘 지지층이 78.0%였다.
이념 성향별로 기준 강화·혜택 축소와 전면 폐지 응답은 중도층이 각각 55.7%와 27.8%, 진보층이 52.0%와 26.1%, 보수층이 48.5%와 29.4%였다.
이번 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10월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무선 RDD를 이용한 ARS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