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마지막 폭탄'이라며 경고까지 했는데… 이런 여론조사 결과 나왔다
작성일
국민 54% “내년 집값 오른다”
2030은 셋 중 둘 상승 전망
대통령부터 주무 장관, 공기업 사장까지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을 잇따라 내놨다. 국민 생각은 달랐다. 절반 이상이 내년에도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0·30대에서는 3명 중 2명꼴로 상승을 점쳤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년 국내 주택가격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28.6%,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25.7%로 나타났다고 21일 보도했다. 두 응답을 합친 상승 전망은 54.3%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1.8%였다. 하락 전망은 18.4%로 '소폭 하락' 12.9%, '대폭 하락' 5.5%였다. '모름'은 5.5%였다. 상승 전망은 하락 전망보다 35.9%포인트(p) 높았다.
정부 인사들은 최근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도 (부동산 폭락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한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언젠가는 사고 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 폭탄을 누가 잡을 것이냐, 그런 우려를 한다"며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이 진폭을 줄여야 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에 빗대 "주가처럼 '아닐 거야, 아닐 거야' 하다가 소위 물린 분들이 많은데 그런 상황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대출 부담에 대해서는 "경매 물건도 많이 올라오고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중 (고정금리 기간인) 5년이 다 되니까 금리를 변동시키면 과거 빌린 이자의 최하 2배, 2.5배 이상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는 공급 감소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인) 2022년에 갑자기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그 여파가 지금 오기 시작했다”며 "공급이 쭉 줄면서 시장이 감당을 못하고 있다. 오는 2028년 넘어서부터는 공급이 제대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인상이 집값 대책이라는 해석에는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올렸다거나 세금을 많이 걷으려 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연말까지 가면 주택 가격 상승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12일 LH 국감에서 "급락할 가능성이 좀 많다. 지금 저희가 공급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금리도 높아지고 있어 집값이 계속 오르지 않고 많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국토위의 서울시 국감에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 인사들의 하락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묻자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집값이 떨어질 확률보단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측"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전월세난을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오 시장은 "서울의 전세 물량 고갈로 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집을 살 필요가 없었던 분들조차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집을 사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가수요에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동부·서남권 등 외곽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의 경우 전세 물량이 10∼20%가 아니라 70∼80%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정책 방향을 심사숙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자 악마화 프레임이 부동산 시장을 회복 불능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상승 전망은 청년층에서 특히 강했다. 조사 결과를 연령대별 가중 사례수로 다시 집계해 보니 18~39세(2030세대)의 66.7%가 내년 집값 상승을 예상했다. 40세 이상은 49.0%로 두 집단의 차이는 17.7%p였다. '대폭 상승'을 꼽은 응답은 2030에서 43.3%, 40세 이상에서 22.4%로 나타났다. 하락을 예상한 2030은 14.5%에 그쳤다.
세부 연령별 상승 전망은 18~29세 66.2%, 30대 67.2%, 40대 50.6%, 50대 49.3%, 60대 47.0%, 70세 이상 49.3%였다. '대폭 상승' 응답은 18~29세가 44.9%, 30대가 41.7%였다. 60대는 18.8%, 70세 이상은 19.2%로 집계됐다. 조사에서 주택 소유 여부는 묻지 않아 무주택자와 유주택자의 전망 차이는 확인할 수 없다.
성별로는 남성의 상승 전망이 61.0%, 여성이 47.6%였다. 거주 지역별로는 서울 60.3%, 인천·경기 54.9%, 대구·경북 55.7%, 부산·울산·경남 54.2%, 대전·세종·충청 51.3%, 전남·광주·전북 46.1%로 나타났다. 지역별 수치는 각 지역 거주자가 예상하는 내년 전국 주택가격 전망이다. 서울 거주자의 응답을 서울 집값 자체의 전망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정치 성향에 따라서도 전망이 크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상승 전망 33.1%, '현재와 비슷할 것' 29.6%, 하락 전망 31.0%로 응답이 세 갈래로 나뉘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상승 전망이 75.7%, 하락 전망이 7.7%였다. 무당층은 상승 55.9%, 비슷 24.7%, 하락 12.6%였다.
이 대통령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 가운데 하락 전망은 36.8%, 상승 전망은 22.6%였다. 부정 평가한 응답자에서는 74.1%가 상승을 예상했다. 하락 전망은 7.0%에 그쳤다. 정치 성향이 집값 전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반대로 주택시장 인식이 국정 평가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번 조사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2030의 국정 평가는 40세 이상보다 냉랭했다. 2030에서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29.1%, 부정 평가는 68.0%였다. 40세 이상의 긍정 평가는 40.6%였다.
하락론을 펴 온 전문가도 전망을 거둬들였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스트레이트뉴스 부동산연구소장)는 스트레이트뉴스에 "나는 그동안의 집값 하락 전망을 철회한다"며 "공급 없이 규제와 세제만으로는 가격을 잡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기성세대로서 사과한다"며 "특히 소득이 낮은 대도시 청년에게 맞춤형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일반 공급에서도 세제 혜택이 돌아가는 전향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부동산 정책과 시장의 미스 매치가 집값 상승 전망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개각 이후 앞으로의 추가적인 대책에 따라 집값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 지표는 아직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2.99%, 수도권은 5.90%, 서울은 8.49%로 집계됐다. 서울 성북구 상승률은 15.68%였다. 2025년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올해 10월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41%, 전세가격은 9.96% 올랐다.
국토부는 안정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18일 낸 보도참고자료에서 "주택 공급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일부 시장 하향 안정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서울 주택 인허가 실적이 지난 3~8월 3만6000호로 전년 동기보다 74%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매매가격이 10주 연속 하락했다는 점도 들었다.
이번 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2026년 10월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2026년 9월 말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추출했으며, 성·연령·지역별 사후가중을 적용했다. 2030과 40세 이상의 가중 적용 사례수는 각각 592명·1408명, 조사 완료 사례수는 453명·1547명이다. 하위집단의 실제 표본오차는 가중치와 표본설계의 영향을 받아 전체 조사 표본오차와 다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