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결국 물러난다…'친일파 글씨' 전시 논란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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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를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내건 전시 논란 끝에 관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취임 15개월 만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1일 "유 관장이 최근 불거진 개인 소장 유묵 '일반시국은'의 전시 출품 관련 모든 논란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유 관장도 같은 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장직에서 물러나고자 사의를 표명한다"며 직접 거취를 정리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우리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그간의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적었다.
사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가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사과의 대상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유 관장은 "이번 일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으신 국민 여러분과 애국지사 유족 분들, 그리고 박물관 직원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논란이 된 전시물이 걸렸던 특별전에 대한 당부도 남겼다. 그는 "박물관 연구직들이 오랜 시간 성심을 다해 준비한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의 의의가 이 일로 인해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을 돌아보며 직원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유 관장은 "비록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영예로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자 영광이었다"고 했다.
입장문 말미에는 "비록 저는 떠나지만,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의 심장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앞으로도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당부를 담았다.

문제의 발단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된 유묵 한 점이었다. 박물관은 이 작품을 독립운동가 박원근 지사가 쓴 글씨라고 소개해 전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필적인 것으로 확인됐고, 박물관은 해당 작품을 전시장에서 거둬들였다.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잘못 소개된 유묵이 다름 아닌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었고, 유 관장이 직접 출품을 권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국가 대표 박물관이 기관장 소유 작품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채 내걸었다는 점에서 고증 부실 문제가 제기됐다.
유 관장은 사의 표명 이틀 전인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전시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당시 그는 "그 어떤 학술적 취지나 설명도 국민들이 느끼실 실망감 앞에서는 핑계가 될 수 없다"며 "철저하지 못한 고증으로 친일파의 글씨가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돼 국민 여러분과 역사 앞에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