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성훈 사장, 공공주택 착공률 고작 25.7%…연말 숫자 채우기가 주택공급인가
작성일
- 연간 목표 5만1783호 중 1만3293호 착공…남은 물량 3만8490호
- 사업승인 후 미착공 20만9270호…수도권 본청약도 줄줄이 지연
- 이성훈 사장 “연내 목표 달성 가능”…착공 실적 집계 방식까지 논란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올해 공공주택 착공 실적이 연간 목표의 25.7%에 그쳤다. 이성훈 사장은 연말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9개월 넘게 채운 실적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물량을 남은 기간에 착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택공급 정책이 연말 실적 맞추기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LH의 올해 건설형 공공주택 착공 목표는 5만1783호다. 10월 2일 기준 착공 실적은 1만3293호에 불과했다. 남은 목표 물량만 3만8490호에 달한다.
문제는 올해 실적만이 아니다. 지난 8월 기준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LH 주택은 전국 20만9270호에 이른다. 이 가운데 2만3802호는 2022년 이전에 승인을 받은 물량이다. 수도권 공공주택 99개 블록 중 70개 블록의 본청약도 당초 일정보다 늦어졌다. 지연 기간은 평균 12.8개월이다.
이 사장은 국감에서 상당수 물량이 조달청 사업자 선정 단계에 있고, 민간참여사업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진행돼 11~12월 착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말 물량 집중 문제에 대해서는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착공 실적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도 불거졌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수도권 4분기 착공계획 2만9000호 가운데 신속착공 물량이 2만1000호에 달한다며 실제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물량까지 착공 실적에 포함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이 사장은 착공신고서를 제출하면 착공 실적으로 집계하는 것은 기존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실제 공사 착수와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실착공'이라는 표현은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착공 실적은 행정절차에 따라 집계할 수 있다. 그러나 착공신고와 실제 공사 진행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서류상 실적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주택 건설도 진행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이 사장은 과거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승인이 이뤄진 점도 미착공 물량 누적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과거의 사업 지연을 따라잡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의 공급 일정과 실제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LH가 연말까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그 실적 가운데 실제 공사에 들어간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지연된 주택은 언제 공급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위키트리는 LH 오리사옥 홍보팀에 전화해 착공 실적과 공급 지연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관련 내용을 설명할 담당자와도 연결되지 않아 LH 측의 추가 입장은 확인하지 못했다.
연말 목표 달성을 자신한 이성훈 사장. 착공 숫자에 대한 설명은 내놓았지만, 그 숫자가 국민이 기다리는 주택으로 언제 이어질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남겨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