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재판은 처음”…문재인 전 대통령 국민참여재판 날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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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뇌물 혐의 국민참여재판 내년 1월 11일 시작…열흘간 진행
딸 문다혜 등 증인 18명 채택…재판부 “이렇게 많은 증인신문은 처음”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다룰 국민참여재판이 내년 1월 11일부터 시작된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와 전 사위 서 모 씨 등 18명이 증인으로 법정에 설 예정이며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재판에 참여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 /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 / 뉴스1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전날 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사건 8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국민참여재판 일정과 증인 명단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됐음을 고지한다"며 내년 1월 11일을 첫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재판은 같은 달 22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총 10차례 진행되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은 문 전 대통령 측과 이상직 전 의원 측이 지난해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이후 재판부는 증인과 증거 등을 검토한 끝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첫날 오전에는 배심원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오후부터 공소청의 공소 요지 진술 등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 모두 첫 공판에 출석해야 하며, 재판부는 문 전 대통령에게 피고인 소환장을 발송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재판에는 정식 배심원 9명과 예비배심원 2명 등 총 11명이 참여한다. 지난해 6월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이후 관할 법원과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1년 넘게 준비 절차가 진행돼 왔다.

문다혜·전 사위 등 증인 18명…재판부도 이례적 규모 언급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 씨. / 뉴스1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 씨. / 뉴스1

재판부가 채택한 증인은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와 전 사위 서 씨를 비롯해 총 18명이다. 앞서 지난달 7차 공판준비기일에서 15명을 채택한 데 이어 이번에 3명을 추가하면서 증인 수가 늘어났다.

증인 명단에는 신우석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과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전 의원 등도 포함됐다. 공소청은 당초 100명이 넘는 증인을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사건의 쟁점을 고려해 신문 대상을 추렸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을 이렇게 많이 하는 국민참여재판은 제가 알기로 처음"이라며 증인들이 예정대로 출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증인신문은 내년 1월 12일부터 시작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0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증인 한 명당 신문 시간을 약 3시간으로 제한하고 전체 증인신문에 약 6일을 배정할 방침이다.

공소청은 증인신문을 마친 뒤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을 상대로 각각 30분씩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문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문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문에서 진술거부권을 사용해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주요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아 국민참여재판 진행이 어려워질 경우 일반 재판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양측은 공소장 변경 문제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공소청은 서 씨가 받은 급여와 주거비 외에 취업 기회 자체를 뇌물로 볼 수 있다는 내용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기존 공소사실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 사위 급여·주거비 약 2억 1700만원…뇌물 혐의 핵심 쟁점

이상직 전 국회의원 / 뉴스1
이상직 전 국회의원 / 뉴스1

문 전 대통령은 이 전 의원으로부터 약 2억 17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4월 불구속 기소됐다. 공소청은 당시 사위였던 서 씨가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해 받은 급여와 주거비 등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보고 있다.

서 씨는 2018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근무하며 급여와 태국 내 주거비를 지원받았다. 수사기관은 서 씨의 취업 이후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딸 가족에게 제공하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하면서 그만큼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공소청은 이 전 의원이 항공업 경력이 없는 서 씨를 채용하고 급여 등을 지급해 타이이스타젯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뇌물공여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뇌물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이상직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내정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던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무죄 확정 등을 근거로, 문 전 대통령이 인사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공소청은 조 전 수석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더라도 일부 인사 관련 사실관계는 인정됐다며 기존 공소사실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는 서 씨의 채용 과정과 실제 업무 수행 여부, 급여 지급의 적정성, 문 전 대통령 부부의 생활비 지원 중단 경위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11월 17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가능하면 이날 준비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11명은 어떻게 뽑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번 국민참여재판에는 정식 배심원 9명과 예비배심원 2명 등 모두 11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배심원들은 법원이 임의로 지명하는 것이 아니라 관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과 별도의 심사 절차를 거쳐 선정된다.

법원은 먼저 관할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배심원후보예정자명부를 작성한다. 실제 재판이 열리면 이 명부에서 필요한 인원을 무작위로 추출해 배심원 선정기일 출석을 통지한다.

통지서를 받았다고 곧바로 배심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들은 재판 시작 전 법원에 출석해 사건 당사자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이미 사건에 대해 확고한 판단을 내렸는지, 공정한 심리에 영향을 줄 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확인받는다.

재판장은 배심원 후보자들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으며, 검사와 변호인도 질문 절차에 참여한다. 사건 관계자와 친분이 있거나 특정한 편견으로 인해 공정한 판단이 어렵다고 인정되면 해당 후보자는 선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검사와 변호인에게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후보자를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는 권한도 있다. 이를 '무이유부기피'라고 하며, 배심원이 9명인 사건에서는 검사와 변호인이 각각 최대 5명에 대해 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필요한 인원이 확정되면 법원은 무작위로 정식 배심원과 예비배심원을 선정한다. 이번 재판에서 예비배심원 2명은 정식 배심원이 재판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는 역할을 맡는다.

배심원으로 선정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재판에 참석해야 한다. 다만 건강 문제나 가족 돌봄, 중요한 업무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면 법원에 배심원 직무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직장인이 배심원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법으로 금지돼 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은 증인신문과 피고인신문 등 재판 과정을 지켜본 뒤 피고인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을 내린다. 유죄라고 판단할 경우 형량에 관한 의견도 제시하지만,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 의견이 재판부를 법적으로 구속하지는 않는다.

문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는 배심원 선정 이후 열흘 동안 증인신문과 피고인신문 등이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판결은 배심원들의 의견 등을 참고해 재판부가 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