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카드, 계정·API 키 없이 AI 에이전트가 결제…클라우드플레어서 얼리 액세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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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카드, AI 에이전트 결제 ‘에이전트 페이 포 머신즈’ 얼리 액세스 개시
시연서 가맹점 2곳에 9번 결제…코인베이스·베이스·BVNK 참여

카페 카운터에서 소형 로봇과 결제 단말기, 동전 더미를 마주한 두 사람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카페 카운터에서 소형 로봇과 결제 단말기, 동전 더미를 마주한 두 사람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AI 에이전트(사람 대신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서비스를 찾아 결제하는 시스템의 문을 열었다. 10월 20일(현지시각)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커넥트(Connect) 콘퍼런스에서 ‘에이전트 페이 포 머신즈(Agent Pay for Machines)’ 개발자 대상 얼리 액세스(사전 접근)를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마스터카드의 Jorn Lambert가 실제 거래를 시연했다.

이 시스템은 AI 에이전트가 서비스를 발견하고 조건에 합의한 뒤 대금을 치르는 과정을 모두 사람이 정한 한도 안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시연에는 코인베이스와 베이스(Base), 스테이블코인 기업 BVNK가 결제 인프라로 참여했다.

계정·API 키 없이 결제…‘402 응답’이 출발점

디크립트(Decrypt)에 따르면 이 시스템이 겨냥한 문제는 AI 에이전트의 ‘경제 주체’화다. 에이전트는 한 곳에서 데이터를 사고 다른 곳에서 AI 모델을 쓰고 또 다른 곳에서 컴퓨팅 자원을 빌려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유료 서비스는 대개 사업자마다 계정, API 키(서비스 접근용 인증 값), 청구 관계를 요구한다. 에이전트가 그때그때 서비스를 고르는 환경에서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이전트 페이 포 머신즈는 온라인 서비스가 결제를 요구할 수 있게 하는 개방형 프로토콜(통신 규약) x402 위에 마스터카드 결제망을 얹은 구조다. 기업이 에이전트에 과업과 지출 한도를 주면 에이전트는 작업 중 유료 서비스를 만난다. 서비스가 ‘402 Payment Required(결제 필요)’ 응답을 돌려보내면 에이전트는 디지털 서명이 담긴 ‘결제 바우처’를 만든다.

바우처는 승인된 한도 안에서 대금을 치르겠다는 보증이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를 검증한 뒤 서비스를 내준다. 이 상호작용은 온체인(블록체인 위)이 아닌 오프체인에서 기계 속도로 이뤄지며, 제공자는 바우처를 모아 나중에 한꺼번에 정산받을 수도 있다. 디크립트는 이 흐름의 핵심이 결제 자체보다 ‘권한’에 있다고 설명했다.

나무 테이블 위 검은 결제기 위로 손을 내미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나무 테이블 위 검은 결제기 위로 손을 내미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시연 현장: 단백질바 광고 캠페인에 9번 결제

시연에서는 마케팅 에이전시 Hype의 AI 에이전트가 정해진 예산으로 단백질바 광고 캠페인을 짰다. 에이전트는 등록된 제공자를 찾아낸 뒤 2단계 계획을 실행했다. 한 업체에서 소셜미디어 조사를 받고 클라우드플레어를 통해 캠페인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별도 계정이나 청구서 없이 독립된 가맹점 2곳에 모두 9번 결제가 이뤄졌다.

크립토브리핑은 두 가맹점을 AIsa와 클라우드플레어 AI 게이트웨이라고 밝혔다. 9건의 결제는 모두 사전에 승인된 단일 예산에서 빠져나갔다. 크립토브리핑은 시연이 ‘평범해서 오히려 요점’이라는 취지로 평가했다.

뒷단 역할도 나뉘어 있었다. 코인베이스의 개발자 플랫폼이 지갑을 제공했고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인 베이스가 온체인 정산을 맡았다. 마스터카드가 8월에 인수한 BVNK는 마스터카드의 글로벌 머니 플랫폼을 통해 법정화폐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와 정산을 처리했다. x402는 코인베이스가 시작한 프로토콜이다.

개발자에게 주어진 도구와 지원 결제 수단

얼리 액세스에 참여하는 개발자는 세 가지를 받는다. 구매자 쪽과 판매자 쪽을 모두 아우르는 API 모음, 더 폭넓은 개발자 툴킷, 테스트용 샌드박스(가상 시험 환경)다.

에이전트 페이 포 머신즈는 카드와 은행 계좌,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한다. 결제 수단마다 지출 통제 장치가 내장돼 있다. x402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와 기존 결제망을 모두 다룰 수 있다.

출시 전 검증 범위를 두고는 설명이 조금 다르다. 한쪽에서는 클라우드플레어, 앤트 인터내셔널, AWS, BVNK, 코인베이스와 종단 간 시범 사업을 거쳤다고 적었다. 다른 쪽에서는 클라우드플레어, 코인베이스, 베이스, 앤트 인터내셔널, BVNK, AIsa와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목록에서 AWS는 앞쪽 설명에만, 베이스와 AIsa는 뒤쪽 설명에만 등장한다.

스테이블코인·에이전트 행보의 연장선

발표는 마스터카드가 최근 몇 주간 이어온 스테이블코인·에이전트 행보의 연장이다. 마스터카드는 스테이블코인 시큐리티 위험 평가 도구와 BVNK 기반 글로벌 머니 플랫폼을 막 내놓은 상태다. 에이전트 페이 포 머신즈 계획은 6월에 처음 공개됐고 이번에 얼리 액세스 단계로 넘어왔다.

앞서 블록체인 분석업체 Allium의 보고서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처리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3분기에 2배로 늘어 6,830만 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전트 결제가 이미 숫자로 잡히기 시작한 시점에 카드 네트워크가 직접 규격을 내놓은 셈이다.

코인베이스와 베이스, BVNK가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코인베이스가 시작한 x402가 시연에 쓰였다는 점에서, 은행과 카드사의 영역이던 자리에 암호화폐 기반 인프라가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아직은 시범 단계…상용화 시점은 미정

완성된 제품은 아니다. 마스터카드는 이번 사업을 시범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개발자 의견을 모아 시스템을 다듬은 뒤에야 더 넓은 상용 출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살필 대목은 얼리 액세스에 몇 명의 개발자가 가입하는지, 이들이 실제로 어떤 결제 수단을 고르는지, 마스터카드가 시범 단계에서 상용 출시까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