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 대통령, 지금이 웃을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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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난 국민의 성난 마음에 부채질”

국민의힘이 코스피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글을 올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지금 웃을 때인가"라며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며 미소 짓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며 미소 짓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결혼도 노후도 날아간 증시 대참사 앞에 경제 기초 체력이 올랐다는 이재명 대통령, 지금 웃을 때입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해 "이 대통령은 오늘 SNS에 '반가운 소식입니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다시 살아난다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는 한가한 글을 올렸다"며 "자산이 토막 난 국민들의 성난 마음에 부채질을 해대는 무감각과 무책임의 극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한국경제 기초체력의 극적인 반전, 반가운 소식‘이라는 글을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94%, 올해 2.14%, 내년 2.20%로 내다본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잠재성장률이 2년 연속 오르는 것은 1980년대 중후반 ‘3저 호황' 이후 40여년 만이라며 성장의 결실을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같은 날 주식시장이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점.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3.73% 내린 5552.74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4% 넘게 떨어지며 550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02억원, 1조31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6월 22일 사상 최고치인 9114.55를 찍은 뒤 넉 달 만에 40% 가까이 떨어졌다. 박 수석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글을 문제 삼은 것도 이처럼 개인투자자 손실이 불어나는 상황에서 나온 낙관론이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천 계양구 공공주택지구에서 열린 주택공급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천 계양구 공공주택지구에서 열린 주택공급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박 수석대변인은 "결혼을 앞두고 내 집 마련에 쓰려던 꿈 같던 거금 4억원 중 무려 2억원이 날아간 34세 청년이 있다"며 "최고치 대비 무려 37%(19일 종가 기준)나 폭락한 '증시 대참사' 앞에 절망에 빠진 서민들의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논란도 증시 급락과 맞물려 커지고 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개별 종목 주가 등락의 2배를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쳐 도입했다. 상장일은 5월 27일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상품 심사가 일반 ETF 평균 62일의 절반 수준인 29일 만에 끝난 데 대해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원회가 정한 상장 일정에 맞추려 심사를 서둘렀다는 취지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원장이 국감장에서 심사를 서둘렀음을 스스로 인정한 바로 다음 날 코스피는 장중 5500선 아래로 또다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며 "평균 62일이나 걸리던 꼼꼼한 검증 절차가 불과 29일 만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유야무야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이 안게 된 확정 손실만(8월 14일 기준) 이미 2조3000억원을 넘어섰다"며 "정부의 무모한 조급증이 개미 투자자들의 피땀 어린 자산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방선거를 엿새 앞둔 5월 28일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올렸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287개 종목의 평가액은 6월 말 515조9293억원에서 이달 15일 333조5330억원으로 182조원 넘게 줄었다. 감소액의 7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당시 회의록은 2030년에야 공개된다. 시장에 민감한 안건은 최대 4년까지 공개를 미룰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상법 개정 등 국내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과 실제 국내주식 비중 상승을 반영해 장기 수익률과 안정성을 높이려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비공개가 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연금은 지방선거를 불과 얼마 앞두고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무리하게 끌어올렸고, 불과 석 달 만에 무려 182조4000억원(35%)이라는 천문학적인 평가액이 증발했다"며 "국민의 피 같은 노후 자금을 선거용 치적 쌓기의 제물로 바친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치명적인 결정이 내려진 당시의 회의록을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30년에야 공개하겠다고 꽁꽁 숨기고 있다"며 "밀실에서 국민의 돈을 탕진하고, 책임은 다음 정부로 미루겠다는 참으로 비겁하고 오만한 태도"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경위를 묻는 질문에 "내용은 제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결정을 했겠죠"라고 답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상품 도입 과정에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관여했다며 국감 증인으로 부르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무위원회 증인 채택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누군가는 결정했겠죠'라며 남 얘기하듯 책임을 떠넘기고, 금감원장은 핵심 인물의 실명 언급을 요리조리 피하고, 민주당은 김 전 실장의 증인 채택을 거부하며 방탄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특검과 국정조사 등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이 국가적 자산 참사의 전모를 밝혀내고, 무책임한 책임자들을 반드시 법과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