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함의 극치”…한국 축구 망치더니 청문회·국감 불참하고 도망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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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임 핵심인물, 국정감사 불출석으로 책임 회피 논란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핵심 당사자인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국회 청문회에 이어 국정감사에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의혹을 직접 설명해야 할 인물이 두 차례 국회 출석을 피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20일 체육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이사는 오는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진행하는 대한체육회 등 7개 기관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현재 캄보디아 프리미어리그 나가월드FC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 전 이사는 사유서에서 “현재 맡고 있는 캄보디아 팀의 훈련 일정이 있어 항공편까지 고려하면 3~4일간 자리를 비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위는 지난 14일 전체회의에서 이 전 이사와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 등 13명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은 21일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대한체육회와 축구협회 운영 실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을 둘러싼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었다. 특히 문체위는 앞선 청문회에서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홍 전 감독 선임 절차의 문제점을 다시 살펴볼 계획이었다.
이 전 이사의 불출석 소식이 알려지자 문체위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조 의원실은 "국정감사는 헌법이 부여한 막중한 권한이자 국민을 대신해 국가 기관과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을 따져 묻는 엄숙한 자리"라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핵심 관계자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을 선택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체육계 비리와 현안을 숨기기에 급급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밝혔다.
이 전 이사의 반복된 불출석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조 의원 측은 "특히 이임생 전 이사는 지난 청문회에 이어 이번 국정감사마저 캄보디아 팀 훈련이라는 궁색한 핑계를 대며 피하고 있다"며 "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해외 도피성 취업에 불과하며 비겁함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전 이사는 이미 청문회 불출석으로 문체위 차원의 고발이 예정된 상태다. 하루빨리 증인 고발 건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불출석은 앞서 국회에 출석했던 축구계 인사들의 행보와도 대조된다. 대회 성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 전 감독은 미국 자택에 머물던 중 직접 귀국해 청문회에 출석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도 국회에 나와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전 이사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2024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부터다. 당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임하자 이 전 이사가 후임 감독 선임 업무를 넘겨받았다. 공식적인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 전 이사는 홍 전 감독과 심야 면담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홍 전 감독 선임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이 면담에 동행한 사실도 알려졌다.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의문은 국회 현안 질의에서도 이어졌다. 이 전 이사는 당시 의원들의 추궁을 받자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심야 면담과 관련한 진술을 둘러싸고 위증 혐의로 고발당했다. 선임 발표 당시 자신이 전권을 갖고 일을 주도했으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이후 관련 진술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다.
북중미월드컵이 끝난 뒤 이 전 이사는 나가월드FC 테크니컬 디렉터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 이사 측은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 승리 당일 구단의 제안을 최종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임 시점이 월드컵 직후였던 데다 청문회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해외 취업이 국회 출석을 피하기 위한 선택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감독 선임 책임을 둘러싼 법적 대응 과정에서 기존 입장과 차이가 있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 특정감사를 진행해 관련자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자 이 전 이사 측은 이달 초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이사 측은 "정 회장이 '홍 감독으로 하라'고 지시했고, 김정배 전 부회장에게 계약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선임 당시 자신이 전권을 갖고 주도했다는 설명과는 다른 내용이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한편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도 이번 국정감사에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기 어렵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 의원은 당초 권 총재를 상대로 프로축구연맹과 구단의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 김포FC 횡령 의혹 등을 질의할 계획이었다.
조 의원은 “권 총재를 상대로 연맹과 구단의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 김포FC 횡령 의혹 등에 대한 연맹의 관리·감독 책임을 따져 물을 예정이었다”고 권 총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