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의원,영광·함평 갯벌 치사율 전국 두 배…구조장비 확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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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수륙양용 장비 우선 배치하고 지역 맞춤형 구조체계 마련해야”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광주 영광·함평 갯벌에서 발생한 사고의 치사율이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는 첨단 구조장비와 순찰 드론이 충분히 배치되지 않았고, 육로 우회 출동에 최대 55분이 걸리는 등 골든타임 확보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개호 의원
이개호 의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영광·함평 갯벌의 높은 사고 위험성을 지적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구조장비와 안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영광·함평 갯벌 사고 치사율 22.2%

이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갯벌 사고 및 장비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갯벌 사고는 모두 3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망·실종자는 46명이었으며, 전국 평균 치사율은 13.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광·함평 지역에서는 모두 9건의 갯벌 사고가 발생했다. 영광에서 8건, 함평에서 1건이 발생했으며, 사망·실종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치사율은 2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영광군만 따로 보면 사고 8건 가운데 2명이 사망·실종돼 치사율이 25%에 달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약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해당 지역 갯벌의 지형적 위험성과 구조 접근성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큰 조차와 빠른 밀물, 고위험 지형

영광 백수·염산·법성 일대와 함평 돌머리 인근 갯벌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큰 지역으로 꼽힌다. 만조가 시작되면 바닷물이 빠르게 밀려들어 성인의 보행 속도보다 빠르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어 갯벌 체험객이나 어민이 고립될 위험이 크다.

갯벌은 겉보기와 달리 진흙의 깊이와 밀도가 일정하지 않아 사고자가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렵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장비가 지형에 적합하지 않으면 이동과 구조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그럼에도 영광·함평 지역 구조 현장에서는 2018년 도입된 뻘배 등 재래식 장비에 의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갯벌 구조에 활용도가 높은 에어보트나 수륙양용차는 배치되지 않았으며, 고성능 8륜 수륙양용 오토바이도 인천 한 곳에서만 시범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연안순찰 드론 배치 대상에서도 제외

첨단 장비 부족 문제는 드론 배치 현황에서도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은 2026년부터 연안순찰 드론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목포해양경찰서 관할에 속한 영광·함평 지역 파출소는 배치 대상에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드론은 갯벌처럼 넓고 복잡한 지형에서 실종자 수색과 사고 지점 확인에 활용할 수 있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상공에서 사고 위치를 파악하고, 밀물 진행 방향과 고립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초기 대응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영광·함평처럼 갯벌 면적이 넓고 해상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순찰과 수색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드론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사고 발생 이후뿐 아니라 사고 위험지역을 사전에 감시하고, 출입객의 위험 행동을 확인하는 예방 활동에도 드론을 활용할 수 있다.

◆ 육로 우회 출동 최대 55분 소요

영광·함평 갯벌의 구조 접근성도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저수심 지형이 많아 구조정이 해상으로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구조대는 육로를 이용해 현장 인근까지 우회해야 한다.

육로 우회 출동에는 최대 55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구간은 31~51㎞를 돌아가야 해, 사고 발생 직후 신속한 구조가 필요한 갯벌 사고의 특성상 대응 시간이 크게 늦어질 수 있다.

갯벌 사고는 밀물의 속도에 따라 구조 가능 시간이 빠르게 줄어든다. 현장 도착이 지연되면 사고자의 체력 저하와 저체온증, 익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일반적인 육상 사고보다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크다. 해상 진입과 육상 이동이 모두 제한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별도의 출동 동선과 장비 운용 계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이개호 의원 “위험지역 우선 배치해야”

이개호 의원은 영광·함평 갯벌이 높은 위험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첨단 구조장비 배정에서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영광·함평 갯벌은 큰 조차와 급속한 밀물로 인해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 위험이 높음에도 첨단 구조장비 배정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접근이 어려운 연안 위험구역의 효율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드론 추가 도입 및 첨단 장비 배치 시 영광·함평 파출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지자체와 해양경찰의 협력도 주문했다. 이 의원은 “골든타임 초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연안 안전 인프라 확충과 함께, 지역 지형에 특화된 출동 및 구조 체계 재정비가 시급하다”며 해양경찰청의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영광·함평 지역에는 구조장비 확충뿐 아니라 사고 예방을 위한 안내판과 출입 통제시설, 위험시간대 순찰 강화, 지역 주민과 어민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갯벌의 지형과 조석 변화를 잘 아는 지역 인력과 해경, 지자체가 정보를 공유하는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 지적을 계기로 영광·함평 갯벌의 사고 위험성과 구조 공백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첨단 장비 배치와 신속한 출동체계가 마련돼야 반복되는 인명 피해를 줄이고,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안전하게 연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