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본격 쓰는 미국 기업 90% “이점이 더 크다”…파일럿 단계는 73%에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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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오니어 설문, 본격 운영 美 대기업 90%가 스테이블코인 이점 인정
마스터카드는 BVNK를 최대 1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

미국 대기업 사이에서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한 가상자산)이 시범 사업 단계를 넘어 기업 결제 인프라로 자리 잡는 흐름이 설문으로 확인됐다. 결제 업체 페이오니어(Payoneer)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의미 있는 규모로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기업의 90%는 이점이 도입 과정의 어려움보다 크다고 답했다. 카드 네트워크 마스터카드(Mastercard)도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설문 개요: 265명의 재무 리더, 연매출 1억 달러 이상 기업
페이오니어는 10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니20/20(Money20/20) 행사 기간에 ‘스테이블코인 스텝스 업(Stablecoin Steps Up)’ 기업 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고위 재무 리더 265명이다. 응답자는 모두 연매출 1억 달러 이상인 미국 기업에서 일한다.
응답 기업의 69%는 실제 운영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발히 쓰고 있다고 답했다. 의미 있는 규모로 활용한다는 비율은 41%였다. 쓰는 기업이 절반을 훌쩍 넘지만 규모 있게 굴리는 곳은 아직 소수라는 뜻이다.
보고서는 응답자들이 꼽은 걸림돌도 정리했다.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규제 준수 유지, 서비스 제공업체의 책임성이 대표적이다. 이점이 분명해도 현업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파일럿 73%, 본격 운영 90%…경험할수록 평가가 높아졌다
핵심 대목은 시범 단계 기업과 본격 운영 기업의 인식 차이다. 의미 있는 규모로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기업 가운데 90%는 이점이 도입에 필요한 노력을 정당화한다고 답했다. 아직 파일럿 단계인 기업은 73%가 같은 의견이었다. 페이오니어는 파일럿 기업의 응답에서 확신이 상대적으로 덜했다고 짚었다.
73%에서 90%로 오르는 격차는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써 볼수록 선명해진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두 집단 모두 과반이 긍정적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범 단계에서도 부정적인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이 수치는 결제 현장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격 변동이 큰 가상자산 투자와 달리 기업 재무 담당자는 정산 속도와 운영 효율을 기준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판단한다. 보고서가 가장 먼저 꼽힌 이점으로 속도를 내세운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도입 이유와 고객 서비스 확대 계획
응답자가 꼽은 가장 큰 이점은 빠른 정산으로 50%가 선택했다. 시장·통화 접근성 개선이 41%로 뒤를 이었다. 수취인의 결제 경험 개선은 40%로 3위였다.
향후 계획도 적극적이다. 응답자의 92%는 자금 관리(트레저리)와 다중 통화 잔액을 지금 또는 가까운 시일 안에 우선순위로 둔다고 밝혔다. 현재 응답자의 33%는 자사 고객에게 스테이블코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3년 안에 제공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50%다.
82%는 향후 3년 안에 스테이블코인이 자사 금융 시스템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기업이 내부 결제 수단으로만 쓰던 단계를 넘어 고객에게 서비스로 내놓는 단계로 넘어가려 한다는 신호다.
마스터카드의 행보: 비트코인 아닌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배관
결제 대기업의 움직임도 같은 방향이다. 마스터카드는 2025년 7월 1일 암호화폐 팀에 부사장급 신규 직책 2개를 만든다고 밝혔다. 한 자리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의 파트너십을, 다른 한 자리는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지원을 맡는다. 두 직책은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담당 총괄 부사장인 라지 다모다란(Raj Dhamodharan) 산하에 속한다.
2026년 3월에는 글로벌 크립토 파트너 프로그램을 출범해 바이낸스(Binance)와 리플을 포함한 85개 이상 기업을 끌어들였다. 같은 해 8월에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업체 BVNK를 최대 18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 1달러 1,334원 기준)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10월 15일에는 글로벌 머니 플랫폼을 내놨다. 기업이 하나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기존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함께 처리하게 하는 상품이다.
이 플랫폼은 40개 이상 통화로 확장하고 170억 개 이상의 단말(엔드포인트)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예상치이며 확정된 성과가 아니다. 마스터카드의 최근 행보는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에 특별히 초점을 두지 않고 기업용 블록체인 활용과 결제 상호운용성에 맞춰져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를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2027년에는 다중 통화 지원도 검토 중이다.
해석의 한계: 의도와 성과는 다르다
페이오니어는 국경 간 결제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체이면서 이번 설문을 직접 발간했다. 따라서 결과를 읽을 때 이해관계를 감안해야 한다. 표본이 연매출 1억 달러 이상 미국 기업이라는 특정 집단에 한정된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이 집단은 영향력이 큰 만큼 시사점도 있지만 모든 기업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설문이 담은 것은 의도와 기대이지 결과가 아니다. 응답 기업의 92%가 자금 관리와 다중 통화 잔액을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한 만큼 실제로 실행에 옮겨진다면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보유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실행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마스터카드 사례는 달러 연동 토큰이 주류 결제 구조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마스터카드는 기존 금융 체계 안에서 일하는 방식을 강조한다. 규제는 앞으로도 핵심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