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XRP 원장 렌딩, 검증인 19표 그쳐 10표 모자라…버그 수정만 먼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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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 원장 렌딩 시스템, 필요 29표 중 19표 확보로 10표 부족
버그 수정 패키지는 29표 확보해 10월 23일 활성화 예상

리플이 6월부터 은행과 결제 기업에 제안해 온 XRP 원장(XRPL) 렌딩(대출) 시스템이 아직 켜지지 못하고 있다. 10월 19일(현지시각) 기준 승인에 필요한 검증인 29곳 가운데 19곳만 지지해 10표가 모자란다. 그사이 렌딩 코드의 일부를 손보는 버그 수정 패키지는 먼저 적용 수순에 들어갔다.
패키지 활성화는 10월 23일 금요일 오전 9시 34분경(UTC, 한국시간 오후 6시 34분경)으로 예상된다. 다만 렌딩 기능 자체는 이 패키지로 켜지지 않는다.
버그 수정은 29표 확보, 렌딩은 19표에 머물러
XRPL 대시보드에 따르면 fixCleanup3_4_0 개정안은 10월 19일 기준 기본 신뢰 목록 검증인 35곳 중 29곳의 지지를 얻었다. 이 개정안은 10월 9일 필요한 다수 지지를 확보하면서 14일간의 대기 기간에 들어갔다. 10월 19일 시점에는 그 기간의 약 9일가량이 지난 상태였다.
이 패키지에는 토큰 거래와 금고(볼트) 회계, 자동화 시장조성자(AMM), 렌딩 관련 처리 등을 바로잡는 수정이 담겼다. 247월스트리트(24/7 Wall St.)는 금고의 반올림 처리와 대출 부도 관련 규칙을 다듬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렌딩 코드가 실제 쓰이기 전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라는 것이 이 매체의 설명이다.
렌딩 시스템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대출 프로토콜(LendingProtocol, XLS-66)은 19표를 얻어 29표까지 10표가 모자란다. 이를 뒷받침하는 단일자산 금고(SingleAssetVault, XLS-65)는 21표로 8표가 더 필요하다.
단일자산 금고는 여러 예치자가 맡긴 한 종류의 토큰을 한데 모으는 장치다. 대출 프로토콜은 대출 중개인(브로커)이 이 금고의 자금을 정해진 기간 동안 차입자에게 빌려주고 모든 대출과 상환을 원장에 기록하게 한다.
세 번째 개정안인 LendingProtocolV1_1도 19표를 받았다. xrpld 서버 소프트웨어 3.4.0에서 도입된 이 개정안은 금고 설계와 대출 이자 회계 방식을 바꾸는 내용이다. xrpld 3.4.0은 9월 16일 배포됐고, 개발진은 운영자들에게 호환성 유지를 위한 업그레이드를 권고했다.
29표의 의미와 투표 규칙: 한 곳만 빠져도 시계가 멈춘다
XRPL의 규칙 변경은 독립 검증인 서버들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기본 신뢰 목록은 35곳이고 개정안은 80%를 넘는 지지를 받아야 하므로 사실상 29곳이 필요하다. 이 지지 수준은 2주 연속 유지돼야 활성화된다.
버그 수정 패키지는 10월 19일 스냅샷에서 정확히 29표였다. 요구 최소치를 넘는 여유 표가 없다는 의미다. 크립토뉴스는 검증인 한 곳이라도 대기 기간 종료 전에 지지를 철회하면 다수 요건이 깨진다고 짚었다. XRPL 규칙상 다수 지지를 잃으면 충분한 지지를 되찾았을 때 2주 대기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그래서 10월 23일이라는 날짜는 확정이 아니라 예상 시점이다. 활성화는 이 시각 직후에 이뤄질 수 있는데, XRPL이 개정안을 256개 원장마다 오는 플래그 원장(flag ledger)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대기 기간이 끝나면 네트워크가 결정을 기록하고 이후 원장부터 새 규칙을 적용한다.
서버 운영자도 신경 써야 한다. XRPL 문서에 따르면 승인된 개정안을 인식하는 코드가 없는 구버전 서버는 새 규칙이 적용될 때 개정안 차단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렌딩 쪽은 속도가 더 느릴 수밖에 없다. 두 제안이 지금 당장 29표를 채우더라도 2주 대기 규칙 때문에 10월 23일 패키지와 함께 활성화될 수는 없다. 크립토뉴스는 집계가 렌딩 기능이 일부 의존하는 유지보수 업데이트가 금융 기능보다 앞서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담보 없는 대출, 브로커 판단에 쏠린 위험
설계상 대출자는 XRP나 다른 토큰을 금고에 예치하고 브로커가 이 자금을 정해진 기간으로 빌려준다. 원장은 대출과 상환을 기록하지만 차입자의 신용 판단은 브로커가 체인 밖(오프체인)에서 한다. 차입자는 담보를 맡기지 않는다. 코인데스크는 브로커의 판단이 대출자와 부도 사이에 놓인 유일한 방어선이라고 표현했다.
리플은 이 구조를 해외 송금 결제가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단기 자금이 필요한 결제 기업과 은행에 제안해 왔다. 247월스트리트가 인용한 XRPL 개발자 문서에 따르면 대출은 만기가 정해져 있고 담보가 필요 없다. 브로커는 자기 자금을 첫 손실 보전 자본으로 넣어 부도 시 예치자 손실에 앞서 충당할 수 있다. 토큰 발행자는 금고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계정을 동결할 수도 있다. 이 매체는 이런 기능이 규제 대상 기관의 요구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한 단계 더 나아가면 구조는 더 정교해진다. V1_1 개정안은 새로 만들어지는 대출 브로커에게 폐쇄형 금고를 쓰도록 요구한다. 이 금고에서는 예치·대출·인출이 정해진 단계를 따르며 과정이 청약·투자·상환 기간으로 나뉜다.
이자 회계도 달라진다. 대출을 시작할 때 예정된 이자 전부를 수익으로 잡는 방식 대신 차입자가 실제로 납부할 때 수익으로 인식한다. 이 변경 역시 검증인 승인이 필요하다.
현장 반응도 신중하다. 엑스의 한 XRP 커뮤니티 계정은 10월 18일 렌딩 기능이 출시되기도 전에 금고와 대출 코드를 먼저 고치는 점에 대해 “되돌릴 수 없는 원장에서 대출 버그는 비싼 대가를 치른다”며 “좋다”는 취지로 적었다. 이어 빠른 출시와 기다림 중 무엇이 나은지 물었다.
XRP 보유자에게 돌아오는 몫은 크지 않을 수도
247월스트리트는 10월 19일 기준 XRP가 1.31달러에 거래돼 일주일간 6.5%, 연초 이후 29.1%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시장이 곧 있을 업그레이드의 영향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 매체는 렌딩이 통과해도 XRP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고 봤다. 설계가 대출 통화를 특정하지 않아 달러를 빌리려는 은행은 변동성이 큰 XRP 대신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 같은 달러 연동 코인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보가 없으니 차입자가 XRP를 묶어 둘 이유도 없다.
XRP의 역할은 주로 수수료와 준비금이다. 일반 거래의 최소 수수료는 10드롭으로 XRP 1개의 극히 일부다. 계정마다 1 XRP를 준비금으로 두어야 하고 원장 객체 하나당 0.2 XRP가 추가된다. 금고와 대출도 원장 객체라 준비금 수요를 조금 늘릴 수는 있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평가다. 수수료는 거래마다 소각되므로 RLUSD 수백만 달러를 굴리는 대출 창구도 XRP 수수료는 소액에 그친다.
247월스트리트는 오히려 리플이 더 많이 얻는다고 봤다. 은행에 내놓을 상품이 생기고 RLUSD의 활용처가 늘며 신탁은행 인가 추진도 힘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리플은 스탠더드 커스터디 앤드 트러스트를 통해 RLUSD를 발행하며 국가 신탁은행 인가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다만 사업 부문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다. 한편 XRP로 대출이 이뤄지면 예치자가 XRP로 수익을 얻을 가능성은 있다고 짚었다.
경쟁자와 검증인이라는 두 가지 장벽
시장에는 이미 경쟁자가 있다. 메이플 파이낸스는 USDC와 USDT로 기관 차입자와 대출자를 잇는 온체인 시장을 운영한다. 이더리움의 에이브 호라이즌은 적격 투자자가 토큰화 증권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게 한다. 두 곳 모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중심이라 기관 차입자가 달러 대출을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247월스트리트는 전했다.
가장 큰 변수는 결국 검증인 표다. 렌딩 시스템을 켜려면 대출 프로토콜에서만 10곳, 금고에서 8곳의 추가 지지가 필요하다. 지지가 29표에 도달한 뒤에도 2주 연속 유지해야 한다.
실제 고객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리플은 시스템이 가동되면 금고를 열겠다고 밝힌 은행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은행들을 상대로 한 접촉과 미국 은행의 RLUSD 채택은 있었지만 렌딩 참여를 약속한 곳은 없다. 렌딩이 통과되려면 23일 패치가 먼저 안착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최소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