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 역대 영부인 중 처음으로…'이 행사'에 참석해 눈길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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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모국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소중한 인연도 새롭게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역대 영부인 가운데 최초로 참석한 행사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혜경 여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개더링 한국대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김혜경 여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개더링 한국대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김 여사는 19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개더링 한국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세계 각국에서 모국을 찾은 입양 동포를 환영하고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역대 영부인 가운데 IKAA 개더링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이다. 단상에 오른 김 여사는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찾아주신 입양 동포와 가족 여러분 모두를 따뜻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IKAA 개더링은 한국과 유럽, 미국을 순환하며 매년 열리는 행사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는 올해가 8번째다. 해당 대회에는 18개국에서 온 입양 동포와 가족 등 600여 명이 자리했다. 참석자의 출신 국가가 18곳에 달하는 만큼, 입양 동포의 삶의 터전이 전 세계에 걸쳐 있다는 점이 숫자로 확인된다.

김 여사의 참석에는 배경이 있다. 지난 9월 프랑스 동포 간담회에서 한 입양 동포가 김 여사에게 IKAA 개더링 한국대회에 와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한 적이 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김 여사의 참석이 당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해외 순방 일정 중 한 차례 오간 요청이 실제 공식 일정으로 이어진 사례다. 별도의 초청 절차를 거친 행사 참석이라기보다,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를 일정으로 옮긴 형태에 가깝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입양 동포가 한국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짚었다. 그는 "대한민국은 누군가에겐 낯선 나라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겐 오랜 시간 그리워한 고향일 수도 있다. 자기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 수많은 질문을 품고 온 곳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오셨든 모국과 더 가까워지고 소중한 인연도 새롭게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경 여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개더링 한국대회 개회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김혜경 여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개더링 한국대회 개회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체류 기간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김 여사는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한식, 그리고 이웃의 따뜻한 정을 가득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모국의 멋과 매력, 아름다움이 여러분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국의 10월을 찾은 입양 동포에게 계절과 음식, 사람의 정을 직접 언급한 대목이다.

개회식 무대는 입양 동포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스웨덴에 거주하는 노르웨이 입양 동포 아그네스 달베리가 자작시 '삶의 음악'을 낭송했다. 미국 입양 동포 엘리자베스 카렐리는 자작곡 ‘Sugar’와 ‘Electric Connection’을 노래했다.

김 여사는 이에 화답해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낭송했다. 안 부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낭송에는 입양 동포들이 저마다 걸어온 삶의 여정을 존중하고, 모국 방문이 새로운 인연과 희망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응원의 마음이 담겼다.

환영사에 나선 토미 겐젤 IKAA 회장은 정부를 향한 구체적인 요구를 내놓았다. 겐젤 회장은 "입양인과 한국의 관계가 진정으로 꽃을 피우려면 입양인들이 겪어왔던 피해를 인정하고 화해를 향한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요청 사항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가족 찾기 및 DNA 검사 사업에 대한 지원이다. 다른 하나는 입양 기록 보호와 당사자의 열람권 보장이다. 뿌리를 찾아 한국을 방문한 입양 동포에게 출생 기록과 혈육의 정보가 가장 직접적인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는 요구다. 축사와 환영사가 같은 무대에서 나란히 이어진 만큼, 해당 요청에 대한 정부의 후속 대응이 향후 입양 동포 지원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권역모자의료센터 찾은 김혜경 여사. / 뉴스1
권역모자의료센터 찾은 김혜경 여사. / 뉴스1

김 여사는 같은 날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도 찾았다. 산모와 환아 부모, 의료진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안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임산부의 날인 지난 10일을 계기로 출산 가정과 의료진을 격려하고, 난임 치료부터 고위험 임신·출산, 미숙아 돌봄에 이르기까지 현장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마련된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가족분만실과 입원실, 신생아실 등을 둘러보며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다섯쌍둥이 분만을 맡았던 의사의 손을 잡고는 "고생하셨어요. 떨리셨겠어요"라며 격려했다.

간담회에서 김 여사는 "아이를 키우려면 예전에는 온 마을이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제는 마을뿐 아니라 온 나라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생아실을 둘러본 소감도 전했다. 김 여사는 "곤히 잠든 아기를 보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며 "힘든 출산 과정을 견디고 아이를 품에 안은 산모와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 산모들에게도 축하와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김 여사는 참석자들에게 "임신과 출산, 육아 모두 아이 키우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 겪은 생생한 얘기와 현장에서 느낀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들려달라"고 당부했다. 의료진에게는 "고위험 산모와 어린아이들을 밤낮없이 돌보는 덕분에 많은 가정의 평온이 이어지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현장에서는 세 갈래의 요청이 나왔다. 첫째, 신생아중환자실 환아의 부모가 미숙아 등 지속적인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예산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를 요청했다. 치료가 장기화되는 아이의 경우 지원이 중간에 끊기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는 취지다. 둘째, 고위험 임신을 겪은 출산 예정 산모는 근무 환경 개선을 당부했다. 의료진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근무해야 산모도 안심하고 출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셋째, 이지열 서울성모병원 병원장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안전하게 진료받도록 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권역모자의료센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김혜경 여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를 찾아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김혜경 여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를 찾아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예산, 근무 환경, 기관 지원이라는 세 요청은 각각 환자 가족, 산모, 병원이라는 서로 다른 입장에서 나왔지만, 고위험 출산과 신생아 돌봄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달라는 방향은 같다. 김 여사가 현장에서 청취한 내용이 어떤 경로로 정부 부처에 전달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김 여사는 "한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자라나는 것은 한 가정의 축복이자 우리 사회 전체의 가장 소중한 미래"라며 "아이를 기다리고, 낳고, 기르는 모든 여정이 출산 가정만의 외롭고 힘겨운 짐이 되지 않도록 늘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