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죄송합니다...” 화제작 ‘닥터X’ 출연 이후 갑자기 사과부터 전한 ‘배우’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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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직접 남겨 눈길 끈 말

인기 드라마 SBS '닥터X : 하얀 마파아의 시대'(이하 '닥터X')에 출연하며 뜻밖의 사과를 남겨 주목받고 있는 배우가 있다.

'닥터X' 특별출연해 시선 사로잡은 배우. / 장승조 인스타그램
'닥터X' 특별출연해 시선 사로잡은 배우. / 장승조 인스타그램

사과를 남긴 주인공은 바로 '닥터X'에서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인 외과교수 나대일을 연기한 배우 장승조다. 장승조가 SNS에 남긴 짧은 사과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승조는 지난 18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또...죄송합니다..."라며 게시물 하나를 게재했다. 이어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5부도 기대해주세요~ 사랑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누군가에게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 사과가 아니라, 드라마 속 캐릭터 때문에 시청자의 분노를 샀다는 의미를 담은 유쾌한 대국민 사과였다.

사과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은 ‘닥터X’의 촬영 비하인드 컷이다. 장승조가 사과를 꺼낸 배경에는 지난 17일 방송된 4회가 있다.

장승조가 '또' 사과한 이유

장승조는 극 중 구서대병원 외과 교수 나대일 역을 맡았다. 나대일은 다정하고 선량한 인상 뒤에 서늘한 본색을 감춘 반전 캐릭터다. 장승조가 사과 글에 “또”라는 단어를 붙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최근 출연한 작품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 SBS ‘멋진 신세계’ 등에서도 강렬한 악역을 연기했다. 작품이 바뀔 때마다 단순히 시청자의 미움을 사는 역할을 맡아 온 것이 아니라, 매번 다른 결의 악인을 설계해 온 배우가 또 한 번 악인으로 돌아온 상황에 이목이 쏠린다. 자신의 연속된 악역 이력을 유머러스하게 스스로 짚은 장승조다.

장승조가 '또...죄송합니다...'라며 올린 '닥터X' 비하인드컷. / 장승조 인스타그램
장승조가 "또...죄송합니다..."라며 올린 '닥터X' 비하인드컷. / 장승조 인스타그램

시청률 20.8%, 자체 최고 기록 경신

해당 방송분의 성적도 눈에 띈다. ‘닥터X’ 4회는 최고 시청률 20.8%(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전국 시청률은 18.5%, 수도권 시청률은 18.4%로, 모두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동시간대 1위는 물론 토요일 미니시리즈와 주간 미니시리즈 전체에서도 1위에 올랐다. 장승조가 사과 글에서 시청에 감사 인사를 먼저 전한 배경에는 이 숫자가 있다.

닥터X DN 이니셜 장면의 정체

4회 엔딩이 시청자를 가장 크게 흔들었다. 극 중 계수정이 권충현의 간 위에서 ‘D.N’ 문양을 발견하는 장면이다. 장승조가 ‘D.N’ 두 글자로 시청자를 분노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닥터X 이니셜 의미를 짚으면, ‘D.N’은 나대일의 이니셜을 암시하는 문양이다.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장기에 특정 의사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는 사실은 그 의사가 환자의 몸에 직접 손을 댄 당사자임을 뜻한다. 다정한 외과 교수로 등장한 인물이 감춰 온 이면이 한 장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닥터X DN 이니셜이 나대일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해당 엔딩은 선역처럼 보이던 인물이 악인으로 뒤집히는 전환점이 됐다.

'닥터X'에서 나대일 역으로 등장한 배우 장승조. / 장승조 인스타그램
'닥터X'에서 나대일 역으로 등장한 배우 장승조. / 장승조 인스타그램

나대일의 과거 서사는 이 반전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장기 복무 군의관 시절 나대일은 가혹행위로 심각한 장기 출혈을 입은 권충현을 살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다. 군 병원까지 이송할 시간을 지체하면 위험하다고 판단한 그는 직접 권충현을 태우고 시골 의원으로 향했다. 다른 의사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홀로 수술을 감행해 환자를 살려냈다. 이 장면까지는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보여 주는 서사로 읽혔다. 그러나 엔딩에서 D.N 문양이 등장하면서 같은 과거가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히게 됐다.

권충현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소식과 함께 계수정이 응급 수술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늘 여유를 잃지 않던 나대일의 표정에 균열이 일었다. 개복 수술이라는 말에 눈빛이 격렬하게 흔들렸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수술실로 달려갔다. 극 중에서는 나대일이 과거에 저지른 행위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권충현의 수술을 미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수술실에 도착한 나대일은 계수정이 이미 자신의 비밀을 알아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첫 등장부터 쌓은 ‘호감’이 반전의 재료

반전이 효과를 낸 이유는 나대일의 첫 등장에 있다. 나대일은 구서대병원에 새롭게 부임한 외과 교수로 등장해 계수정을 향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묘한 기류를 만들었다. 응급실로 이송된 공사장 추락 환자의 수술에서 계수정과 호흡을 맞춘 뒤에는 계수정의 수술 영상을 직접 찾아봤다. 그는 독보적인 실력과 신속함에 감탄했고 서글서글한 태도와 여유로운 미소로 계수정에게 다가갔다. 환자를 향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간 마음에 깊이 공감했고, 계수정이 오직 앞만 보고 나아가는 이유에도 관심을 보였다. 사람 좋은 인상 사이로 문득 스치는 서늘한 기운도 함께 배치됐다.

'닥터X' 나대열 역의 장승조. / SBS 제공
'닥터X' 나대열 역의 장승조. / SBS 제공

장승조의 연기는 이 흐름을 단계적으로 쌓았다. 여유로운 말투와 부드러운 미소로 젠틀한 첫인상을 만든 뒤, 예기치 못한 순간 터져 나온 초조함을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빛과 참을 수 없는 분노로 표현했다. 선역으로 보이던 인물이 서서히 악인으로 느껴지도록 변화의 폭을 조절했다는 평가다. 호감을 부르는 얼굴 뒤로 서늘함을 드러내다 엔딩의 충격으로 이어지는 구성이어서, 해당 방송분은 장면마다 긴장을 유지했다.

장승조의 최근 악역 이력 1 :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

사과 글의 ‘또’가 가리키는 대표작 중 하나가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장승조는 여기서 성격과 환경이 완전히 다른 두 악인을 1인 2역으로 소화했다.

노진표는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성공한 엘리트 금융인이다. 내면에는 극심한 통제욕과 가학성을 품고 있으며, 아내 조희수(이유미 분)에게 폭언과 감금, 무자비한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인물이다. 장강은 노진표와 얼굴이 똑같지만 한국에 밀입국해 살인과 범죄를 태연하게 일삼는 밑바닥 인물이다. 두 인물 모두 극 중 주인공들이 살인을 결심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장승조에게는 ‘글로벌 욕받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상대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는 인터뷰에서 장승조가 극단적인 폭력 신을 촬영할 때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까 봐 무척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가학적인 장면을 찍고 나면 현장 심리상담사를 가장 먼저 찾아갈 정도로 심적으로 힘들어했다는 설명이다. 연기 열정을 보여 주는 일화다.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에서 극강의 악역, 1인 2역 선보인 장승조. / 장승조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에서 극강의 악역, 1인 2역 선보인 장승조. / 장승조 인스타그램

장승조의 최근 악역 이력 2 : SBS ‘멋진 신세계’

지난 5월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장승조는 최문도 역을 맡았다. 최문도는 차일건설 사장이자 차세계(허남준 분)의 5촌 당숙으로, 지능적이고 집요한 재벌가 빌런의 전형을 보여 줬다.

최문도는 그룹 회장인 삼촌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의 간 이식까지 감수할 만큼 권력욕에 사로잡힌 지략가다. 겉으로는 절제된 매너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지만 뒤에서는 냉혹하게 판을 흔들었다. 후반부에서 쥐고 있던 권력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점차 광기를 드러내며 주인공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이 과정에서 언론으로부터 ‘순도 100% 빌런’, ‘악의 신세계’라는 평을 얻었다.

SBS '멋진 신세계'에서도 악역 선보인 장승조. / 장승조 인스타그램
SBS '멋진 신세계'에서도 악역 선보인 장승조. / 장승조 인스타그램

장승조는 누구, 방송은 언제

장승조는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출신 뮤지컬 배우 린아와 2014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이 공개될 때마다 악역 이미지와의 대비가 화제가 되는 이유다.

장승조가 사과 글에서 '닥터X' 5부를 언급한 만큼 다음 방송분에서는 나대일의 비밀이 본격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4회 엔딩에서 계수정이 D.N 문양을 이미 확인했고 나대일 역시 그 사실을 알아차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두 인물이 같은 수술실에서 마주한 구도가 만들어진 만큼, 5회에서는 계수정이 나대일의 비밀을 어떤 방식으로 꺼내 드는지가 전개의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운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대 시청률 안착 여부도 확인 대상이다.

배우 장승조. / 뉴스1
배우 장승조.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