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무대 난입한 김민석 결국 사과…그런데 마이크 뺏겼던 여가수 반응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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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흰(HYNN) 측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 순창군 축제 현장에서 가수 흰(HYNN·본명 박혜원)의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한 일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다. 논란이 된 장면의 영상은 SNS를 타고 퍼지면서 사흘 만에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다.

사과문은 지난 18일 김 대표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왔다. 김 대표는 이날 엑스에 "순창군 축제 공연 중 가수와 관객 여러분께 죄송한 상황이 있었다"며 "불편을 끼친 가수 HYNN(박혜원)님과 관객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김 대표는 당시 경위를 직접 설명했다. 공연 중이라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태였고, 공연장 주변을 둘러보던 중 사회자가 갑자기 이름을 불러 인사를 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김 대표는 글 말미에 "다시 한번 가수와 관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한 번 더 적었다. 사과를 두 차례 반복했다.
논란의 무대는 15일 전북 순창에서 열린 제21회 순창장류축제 개막식이었다. 흰은 이날 노래 두 곡을 부른 뒤 다음 곡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때 사회자가 김 대표를 무대 위로 초청했고, 흰은 무대에서 물러났다.
무대에 오른 김 대표는 "순창은 장맛이 좋고 사람이 좋고, 우리 정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고향이어서 좋고, 박희승 의원 지역이어서 좋다"고 인사했다. 지역 특산물인 장류와 지역 정치인을 언급한 짧은 인사말이었다. 이후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과잉 의전 논란이 일었다.
공연 도중 가수가 자리를 비켜야 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관객은 공연을 보러 온 자리에서 정치인의 인사말을 듣게 됐고, 가수는 준비하던 곡을 시작하지 못한 채 무대를 내줬다.

당 차원의 입장은 김 대표가 사과한 날 같이 올라왔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대표가 공연이 진행 중인 만큼 무대에 올라 인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고, 공연장 주변을 둘러보던 중 사회자의 갑작스러운 호명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공연의 흐름을 끊을 수 없다는 판단에 어쩔 수 없이 무대에 올랐다는 것이 신 대변인이 전한 경위다.
신 대변인은 김 대표가 짧게 인사말을 마치고 내려온 점도 짚었다. 그는 "평소 마이크 잡으면 길게 발언하는 대표의 특성과 달리 짧게 인사말을 마치고 내려온 것 역시 공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취지가 명백하다"고 밝혔다.
다만 신 대변인은 해명에 선을 그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는 설명만으로 공연 중단의 부적절함이나 관객의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공연자의 무대와 관객의 관람은 존중받아야 하며, 정치인의 인사나 의전이 그보다 앞설 수 없다"고 밝혔다.
야당은 사과와 별개로 공세를 이어갔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김 대표를 "오만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시민들이 즐겨야 할 축제를 자당 정치인들의 이름표나 뿌리는 유세장으로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비판은 인사말 자체를 넘어 정치인의 태도 전반으로 확대됐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특권 의식에 찌든 권력자가 대중을 얼마나 하찮은 소품쯤으로 여기는지 보여주는 적나라한 민낯"이라고 했다. 공연 중 무대 난입이라는 사건이 여야 간 의전 논쟁으로 번진 양상이다.
관심은 무대를 내준 당사자의 반응으로 옮겨갔다. 흰 측은 정치적 공방과 거리를 두는 입장을 냈다. 흰의 소속사 뉴오더 관계자는 이날 "라이브 공연을 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해 노래하겠다"고 전했다.
입장문에는 김 대표나 사회자, 주최 측을 향한 언급이 없었다. 책임 소재를 따지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도 담기지 않았다. 정치권이 서로를 향해 날 선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당사자 측은 공연이라는 본업에 초점을 맞춘 답변만 내놨다.
이런 대응은 대중과 팬들 사이에서 호평으로 이어졌다.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나 감정적 대응에 얽히지 않고 무대와 관객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과를 받은 당사자가 먼저 논란을 키우지 않으면서 공연자의 입장에서 해당 사안이 정리되는 모양새가 됐다.

지역 축제는 단체장과 국회의원, 정당 대표 등 정치 인사의 참석이 잦은 행사다. 개막식에서 내빈 소개와 인사말이 공연 순서와 겹치는 일도 드물지 않다. 해당 논란으로 공연 프로그램 중간에 정치인 인사를 넣는 관행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공연 중 호명이 이뤄지지 않도록 사전에 식순을 조율했다면 같은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쟁점으로 남는다.
흰 측이 별도의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만큼 당사자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영상이 SNS에서 계속 퍼지고 있어 지역 축제 내 의전 문제를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전망이다.
흰은 2016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016' 참가자 출신이다. 2018년 싱글 '렛 미 아웃'(LET ME OUT)으로 정식 데뷔했다. 오디션 출신 가수로 출발해 발라드 장르에서 입지를 다져 왔다.
대표곡으로는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차가워진 이 바람엔 우리가 써있어' '아무렇지 않게, 안녕' 등이 꼽힌다. 2022년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WSG워너비 멤버로 활약했다. 이후 다양한 드라마 OST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