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욕심이었다…” 길었던 5년 기러기 생활, 드디어 청산한 ‘남자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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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유학의 진짜 이유, 부모의 미완의 꿈에서 비롯

5년간 길게 이어왔던 기러기 아빠 생활을 드디어 끝낸 유명 연예인이 있다.

기러기 아빠 생활 드디어 청산한 남자 연예인. / 한유라 인스타그램
기러기 아빠 생활 드디어 청산한 남자 연예인. / 한유라 인스타그램

그 주인공은 바로 개그맨 정형돈이다. 정형돈은 두 딸을 해외로 유학 보낸 이유를 직접 입에 올리며 "자식을 통해서라도 보상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내 욕심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가족을 위한 결정이라는 흔한 설명 대신, 자신의 결핍에서 출발한 선택이었다는 고백이 나왔다.

하와이 생활 접는 날, 유튜브 영상에 담긴 장면

정형돈의 해당 고백은 그의 아내인 방송인 출신 방송작가 한유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작가'에서 최근 나왔다. 해당 채널에는 최근 '하와이 생활을 접는 우리의 자세'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한유라와 쌍둥이 딸이 5년간의 하와이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는 과정이 담겼다. 정형돈도 가족과 함께 마지막 일정을 소화했다.

정형돈은 아내에게 "한유라 고생했어. 5년 동안 진짜"라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한유라는 이에 가족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생했다고 답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한국과 하와이를 오가며 보낸 5년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정형돈에게 물었다.

딸들의 유학, 자신의 기러기 아빠 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정형돈. / 유튜브 '한작가'
딸들의 유학, 자신의 기러기 아빠 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정형돈. / 유튜브 '한작가'

"나도 유학 가고 싶었다"…결정의 뿌리는 어린 시절

정형돈의 답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정형돈은 자신도 어릴 때 유학을 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당시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자녀들의 유학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자녀 교육 환경에 대한 계산보다 아버지 개인의 오래된 미련이 먼저 작동했다는 뜻이다.

정형돈은 두 딸의 하와이 마지막 등굣길에도 동행했다. 아내와 딸들에게는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하며 가족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5년이라는 시간의 끝을 편지로 마무리한 셈이다.

정형돈은 2009년 방송작가 출신 한유라와 결혼했다. 2012년에는 쌍둥이 딸을 얻었다. 한유라와 두 딸은 2021년부터 하와이에서 생활을 시작했고, 정형돈은 한국에 남아 방송 활동을 이어가며 하와이를 오가는 생활을 했다. 쌍둥이 딸이 2012년생이므로 하와이로 건너간 2021년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해당한다. 최근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5년간의 기러기 생활도 마무리됐다.

한국 돌아올 짐 싸는 모습의 정형돈 쌍둥이 딸. / 유튜브 '한작가'
한국 돌아올 짐 싸는 모습의 정형돈 쌍둥이 딸. / 유튜브 '한작가'

정형돈 이전에도 있었다…방송에서 기러기 생활을 밝힌 스타 '5명'

기러기 아빠 생활을 방송과 인터뷰로 공개한 연예인은 정형돈만이 아니다. 기간과 사연은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길고 외로운 시간이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개그맨 배동성은 자녀들의 유학을 위해 2000년부터 약 13년간 가족을 미국으로 보내고 한국에서 홀로 지냈다. 전성기 수입 대부분을 해외 체류비와 학비로 보냈고, 13년간 송금한 비용만 10억 원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기간 떨어져 지낸 끝에 가족 간 정서적 유대가 회복되지 못했고, 2013년 합의 이혼에 이르렀다. 이 사연은 EBS '리얼극장 - 기러기 아빠 13년 그리고 이혼', MBC '기분 좋은 날' 등을 통해 알려졌다.

밴드 부활의 김태원은 발달장애(자폐 스펙트럼)를 겪는 둘째 아들의 교육과 치료 환경을 위해 아내와 자녀들을 필리핀으로 보내고 약 22년간 기러기 생활을 했다. 대표곡 ‘Never Ending Story’를 가족을 향한 그리움 속에서 작곡했다고 밝혔다. 홀로 지내는 동안 영양실조와 우울증, 조기 위암 발견 등 건강 악화를 겪었다. 2024년 방송을 통해 가족과 재합가했음을 알렸다.

배우 이성재는 두 딸의 무용 전공과 유학을 위해 아내와 자녀들을 캐나다로 보내고 10년 이상 기러기 아빠로 지냈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반려견과 원룸에서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고 화상 통화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는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가수 김흥국은 2003년 초등학생이던 자녀들의 해외 유학을 계기로 약 20년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했다.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방송과 행사를 쉼 없이 병행했고, 오랜 분리 끝에 자녀들과 대화가 단절되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털어놨다. 방송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은 절대 권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조언했으며, 2023년 가족 합가를 공식 발표했다.

배우 윤다훈은 둘째 딸의 학업을 위해 아내와 딸을 캐나다 밴쿠버로 보낸 뒤 수년간 홀로 지냈다. 적막감을 달래려 TV 소리를 계속 켜두고 즉석식품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공개했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찾아온 갱년기와 무기력증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정형돈 한유라 부부의 다정한 모습. / 한유라 인스타그램
정형돈 한유라 부부의 다정한 모습. / 한유라 인스타그램

기러기 생활 끝난 뒤 후회가 나오는 이유 'N가지'

기러기 아빠 생활을 경험한 이들이 가장 크게 후회하는 대목은 희생의 크기에 비해 가족 관계와 개인의 삶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린다는 점이다. 주된 원인은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정서적 소외감이다. 자녀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함께 보내지 못해 추억이 단절된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가족 간 대화는 학비와 생활비 송금 같은 금전적 용무 위주로 좁혀진다. 가장이 아니라 돈을 부쳐주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는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경제적 부담 역시 무시 못한다. 국내 1인 생활비에 해외 2~3인 체류비, 높은 학비, 환율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소득 대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자산을 형성하고 은퇴를 준비해야 할 40~50대에 재원을 자녀 교육에 쏟다 보면, 유학이 끝난 시점에 모아둔 자산이나 주거 기반 없이 은퇴를 맞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 문제도 있다. 퇴근 후 반겨주는 사람이 없는 환경에서 인스턴트 위주의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음주가 이어지면 영양 불균형과 만성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대화 상대가 없는 만성적 외로움이 우울증, 불면증, 알코올 의존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앞서 김태원이 겪은 영양실조와 우울증이 이런 흐름에 해당한다.

부부 관계 단절 역시 꼽힌다. 수년에서 십수 년간 떨어져 지내면 각자의 생활 패턴과 가치관이 굳어진다. 해외 생활에 익숙해진 배우자와 한국의 노동 환경에 묶여 있던 남편 사이에 공감대가 사라진다. 유학이 끝나고 다시 모여 살게 됐을 때 갈등이 커져 황혼이혼이나 별거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배동성의 2013년 합의 이혼이 대표적이다.

기대와 결과의 격차에 대한 문제도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였는데도 자녀가 현지 적응에 실패하거나 귀국 후 국내 학업과 취업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자녀가 현지에 정착해 영주권을 얻고 그곳에 남으면 부모는 한국에 홀로 남아 사실상 가족이 흩어지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정형돈과 그의 쌍둥이 딸들. / 한유라 인스타그램
정형돈과 그의 쌍둥이 딸들. / 한유라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