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에 쏟아진 폭우로 강남 백화점 주차장·고속터미널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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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출차 대란…일부 고객 5시간 넘게 발 묶여
고속터미널 버스 출발도 지연…반포 일대 극심한 교통정체 발생

서울에 쏟아진 폭우로 서초구 반포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이용객들이 지하주차장에서 최대 5시간 넘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인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버스 출발과 도착이 지연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도로에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고 있다. /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 CCTV 캡처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도로에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고 있다. /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 CCTV 캡처

1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후 5시께부터 차량 출차를 제한했다. 주말을 맞아 백화점에 방문객이 몰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근 도로에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안내방송을 통해 "현재 주변 도로의 극심한 교통정체로 인해 출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반복해서 알렸다. 그러나 주차장에 대기하던 차량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고 일부 고객은 수 시간 동안 차 안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날 백화점을 이용한 40대 이 모 씨는 연합뉴스에 "4시 40분부터 5시간째 대기 중"이라며 "10년 넘게 인근에 살았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6시에 집에 갔다가 8시에 다시 왔는데도 차들이 제자리에 있었다"며 "주차장 온도는 40도가 넘고 지옥이 따로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주차장에서 폭우와 교통정체로 출차하지 못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주차장에서 폭우와 교통정체로 출차하지 못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비슷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 지하주차장 4층에서 4시간째 고립돼 있다. 한 층도 못 올라가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신세계 강남점 지하주차장에 감금돼 있다. 제발 집에 보내주세요"라며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주차장 빠져나오는 데 4시간 걸렸다는 글을 봤다"는 반응도 나왔다.

백화점 측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반포 쪽에 교통 체증이 심한 데다 비가 갑작스럽게 온 탓"이라며 "교통 상황에 맞춰서 출차 안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백화점 측은 출차하지 못한 고객들이 차량을 두고 귀가한 뒤 다음 날 추가 주차요금 없이 차를 가져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고속터미널도 버스 지연…“밤 10시에 탔는데 출발도 못 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주차장에서 폭우와 교통정체로 출차하지 못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주차장에서 폭우와 교통정체로 출차하지 못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연합뉴스

교통 혼잡은 백화점 지하주차장에만 그치지 않았다. 인근 고속버스터미널과 반포대교, 서울성모병원 주변 도로까지 차량이 뒤엉키면서 고속버스를 이용하려던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0분께 서울성모병원 앞 반포대교 방면과 고속버스터미널 앞 반포 나들목(IC) 방면에서 차량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정체가 발생했다. 삼호가든맨션 5차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도 차량들이 뒤엉키며 교통 흐름이 크게 지연됐다.

SNS에는 고속버스가 예정된 시각에 출발하지 못했다는 이용객들의 글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대전 가는 20시 25분 버스를 22시에 탔는데 아직 출발도 안 했다"며 "교통이 얼마나 심하길래 버스가 줄줄이 밀리는 거냐"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평소 본가에서 터미널까지 1시간이면 도착하는데, 출발한 지 2시간 40분째 아직 터미널에 내리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반포 일대에서 장시간 발이 묶였다는 경험담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반포에서 2시간 30분 만에 탈출했다"고 밝혔고, 다른 이용자는 "반포대교부터 성모병원, 고속터미널 사거리까지 이렇게 막힌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백화점 앞 도로의 정체가 고속버스터미널 진출입 차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백화점 앞쪽 도로가 꽉 막히면서 터미널 버스랑 백화점 주차장 차들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오후 5~7시의 혼잡을 전했다.

강풍 동반한 가을 폭우…서울 곳곳 도로 침수

비가 내린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시민들이 비를 피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비가 내린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시민들이 비를 피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이번 교통대란은 일요일 오후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우와 주말 차량 통행량이 겹치면서 발생했다.

18일 서울에는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강북구의 일 누적 강수량은 65㎜를 기록했으며, 한때 시간당 53.5㎜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폭우로 일부 도로가 물에 잠기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피해도 발생했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에서는 도로가 침수돼 차량 통행이 지연됐으며,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강풍에 나무가 넘어져 도로를 가로막았다.

서울 소방당국에는 배수 지원과 쓰러진 나무 처리 등 비 피해 관련 활동 129건이 접수됐다. 중랑천과 양재천 등 서울 시내 하천 29곳의 출입도 한때 통제됐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고속버스터미널과 고속터미널역, 서울성모병원 등이 모여 있는 교통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다. 평소에도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인 만큼 폭우로 주변 도로 흐름이 막히자 백화점 출차 차량과 터미널 진출입 차량이 한꺼번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교통경찰과 지역 경찰을 투입해 주변 도로의 차량 흐름을 정리했다. 극심했던 정체는 밤 10시께부터 점차 해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측은 이번 출차 지연이 시설 사고가 아닌 주변 도로의 교통정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을 두고 귀가한 고객에 대해서는 다음 날 출차할 때까지 추가 주차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유튜브, 연합뉴스TV